한국-캄보디아 우호의 다리, 메콩강 위 건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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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캄보디아 우호의 다리, 메콩강 위 건설된다
  • 박정연 재외기자
  • 승인 2020.06.04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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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경 주캄보디아대사 “1억달러 유상차관으로 짓기로 양국 합의, 양국 우호상징 명소될 것” 
지난 5월 27일 주캄보디아한국대사관에서 열린 한인상공회소 월례회의 모습. 이 자리에서 박흥경 주캄보디아대사는 한국-캄보디아 우호의 다리가 유상차관으로 건설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진 박정연 재외기자)
지난 5월 27일 주캄보디아한국대사관에서 열린 한인상공회의소 월례회의 모습. 이 자리에서 박흥경 주캄보디아대사는 한국-캄보디아 우호의 다리가 유상차관으로 건설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진 박정연 재외기자)

수년째 답보상태에 있던 한국-캄보디아 우호의 다리 건설 계획이 양국합의로 마침내 성사됐다. 

지난 5월 27일 주캄보디아한국대사관에서 열린 한·캄상공회의소(회장 이용만) 5월 월례회의에 참석한 박흥경 주캄보디아대사는 한국과 캄보디아 양국이 양허성 유상차관(EDCF)으로 한국-캄보디아 우호의 다리를 건설하기로 의견을 모으고 현재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박 대사는 “공사비용은 약 1억달러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이번에 건설될 양국 우호의 다리는 프놈펜 중심부와 껀달 주를 연결하는 프놈펜 유일의 메콩강 횡단 다리로, 왕복 4차선으로 내구성을 갖춘 아름다운 사장교로 건설될 것이며, 또한 양국의 긴밀한 관계를 상징하는 명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사는 공사착공 시기를 내년 하반기쯤으로 예상했다. 

그동안 훈센 캄보디아 총리는 프놈펜에서 중국과 일본이 이미 놓은 우호의 다리에 이어 한국정부에도 양국 우호를 상징하는 다리를 100% 무상차관(ODA) 또는 일부 유상차관 방식으로   놓아줄 것을 우리 정부 측에 줄기차게 요청해 왔다. 

훈센 총리는 지난 2월 4일 청와대에서 가진 문재인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한국 우호의 다리 건설을 재차 요구했을 뿐만 아니라, 같은 달 10일 한국건설기업 한신공영이 수주한 캄보디아 2번과 22번 국도 개선공사 행사에 참석한 자리에서도 “중국과 일본처럼 한국과도 우정의 다리를 건설하길 희망한다”며 우리 정부를 압박하기까지 했다.   

사실 이 지역에 다리를 놓겠다는 캄보디아 정부의 계획은 이미 오래전부터 수립돼 있었다. 지난 2016년에는 중국 정부의 지원으로 타당성조사까지 마친 상태였다. 이로 인해 일각에선 중국정부가 다리 건설에 나설 것이란 소문까지 나돌았었다. 훈센 총리가 당초 중국에 제안했던 다리 건설 계획을 수정해, 한국정부에 요청했을 것이란 추정이 가능해진다. 

그렇다면 중국을 놔두고 굳이 우리 정부에 다리를 건설해달라고 요청한 캄보디아 정부의 속내는 과연 뭘까?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중국과 캄보디아 양국은 최근 급속도로 가까워진 관계다. 일대일로(一帶一路, One belt, One road) 정책을 주창해 온 중국 시진핑의 입장에선 동남아 진출을 위한 교두보 마련을 위해 캄보디아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며, 반대로 캄보디아 입장에선 중국의 대규모 투자가 절실하다. 대(對) 캄보디아 투자국 순위 1위 자리는 한국을 제치고, 중국이 올라선 지 이미 오래다. 최근 코로나19 위기 및 정부의 인터넷 도박 비즈니스 금지조치로 상당수 중국인들이 본국으로 철수했지만, 이민국 자료에 따르면 수년새 유입된 중국인 건설 근로자수만 10만여명을 넘어섰다.

중국이 지은 프놈펜 우호다리 건설현장 근로자의 모습. 중국으로의 지나친 쏠림 현상에 대한 우려와 비판여론이 일자 훈센 캄보디아 총리가 외형상으로나마 균형외교의 모양새를 갖추려고 한다고 현지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사진 박정연 재외기자)
중국이 지은 프놈펜 우호다리 건설현장 근로자의 모습. 중국으로의 지나친 쏠림 현상에 대한 우려와 비판여론이 일자 훈센 캄보디아 총리가 외형상으로나마 균형외교의 모양새를 갖추려고 한다고 현지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사진 박정연 재외기자)

그러자, 캄보디아 사회에서 중국에 대한 지나친 의존 편중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현지 지식인들도 자칫 중국의 경제속국이 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훈센 총리 입장에선 정치적 부담이 아닐 수 없다. 더욱이 최근 자국의 민주주의 문제로 인해 미국을 위시해 서방세계 국가들과의 관계가 소원해진 상황인지라, 정부 수뇌부는 이 같은 비판 여론을 어느 정도 잠재울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다. 현지 전문가들은 “훈센 정부가 무상차관 제공도 충분히 가능한 중국 대신, 우리 정부의 유상차관 다리 건설 제안을 전격 수용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캄보디아 수도인 프놈펜의 쯔로이 창와(Chroy Changva) 지역과 껀달주 스와이 쯔룸(Svay Chrum)을 잇는 다리가 완공될 경우, 인근 아레이 크샷 지역이 위성도시로 성장 발전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현지 건설사 관계자는 한국 우호의 다리가 건설될 경우 아레이 크샷 지역이 최대수혜를 받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이미 현지인 사이에서는 한국 다리가 곧 놓여질 것으로 예상, 주변 부동산 가격이 전년 동기 대비 최소 10~20% 이상 오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참고로 양국의 지난해 교역량은 10억달러(약 1조원) 이상이며, 캄보디아에 거주하는 우리 교민 수는 약 1만5,000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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