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6월 귀임을 앞둔 신맹호 주캐나다한국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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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6월 귀임을 앞둔 신맹호 주캐나다한국대사 
  • 신지연 재외기자
  • 승인 2020.06.02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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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동포사회가 더 커지고 튼튼해질수록 한-캐 양국관계도 공고해져

한국과 관련된 이슈에 대한 관심이 국제적으로 높아졌다는 것 실감

양국의 경제규모에 비해 상호교역이 부족…향후에 교역규모 커질 것 기대
주캐나다한국대사관이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StayStrong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지난 4월 8일 캠페인 첫 주자로 나선 신맹호 주캐나다대사 (사진 주캐나다한국대사관)
주캐나다한국대사관이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진행하는 ‘#StayStrong 캠페인’에 지난 4월 8일 캠페인 첫 주자로 나선 신맹호 주캐나다대사 (사진 주캐나다한국대사관)

신맹호 주캐나다한국대사는 6월 중 귀임을 앞두고 있다. 2017년 4월에 제21대 주캐나다한국대사로 부임한 신 대사는 오타와 한국전 참전용사들과 한국전 기념비 및 국립전쟁기념비에서 추모식을 거행하는 것으로 첫 업무를 시작했다. 현재는 코로나19 상황에서 재택근무를 하며 온라인으로 #StayStrong 캠페인을 주도하고, 대사관 홈페이지를 통해 캐나다와 한국의 코로나19 관련 정보들을 전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중단된 일상이 조금씩 제자리를 찾아가려 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5월 20일 신맹호 대사를 주캐나다한국대사관에서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 코로나19 상황에서 그동안 주캐나다한국대사관의 활동들을 소개해달라. 

신맹호 대사(이하 신): 우리 정부의 코로나19 방역 성과 홍보와 함께, 캐나다 정부의 방역 조치 동향을 수시로 파악해 대사관 홈페이지 및 SNS에 공지하고 감염 예방수칙을 안내하는 데에 주력했다. 

또한 캐나다 외교부, 이민부, 국경서비스청(CBSA) 등 관련기관에 적극 접촉해 우리 동포 및 국민들이 필요로 하는 정보를 확인하고 관련사항을 수시로 홈페이지 및 SNS에 게재하는 등 정확한 정보를 신속히 전달받기 위해 노력했다.  

한국의 방역 성과에 대한 캐나다 내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우리 정부의 방역 성공사례 등에 대한 상세 자료를 캐나다 외교부, 공중보건청(PHAC) 등 관련기관에 공유했고, 이러한 노력으로 지난 5월 12일에는 정세균 국무총리와 프리랜드 부총리의 통화도 이뤄져, 양국 간 방역 현황 및 국제공조 방안에 대해 긴밀한 논의가 이뤄졌다. 

아울러, 우리 외교장관은 캐나다를 포함한 12개국 외교장관으로 구성된 ‘코로나19 국제협력 그룹’에 참여하고 있는데, 대사관은 이러한 협의체가 원활히 진행되도록 지원함으로써 양국 간 방역 협력을 확대하는데 기여했다. 

무엇보다, 각국의 방역조치로 인해 기업인들의 원활한 이동이 제한되는 있는 상황에서 우리 기업인의 원활한 기업활동이 가능하도록 캐나다 외교부에 요청하고, 한국산 방역장비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마스크, 진단키트 등의 수출 확대를 위한 캐나다 정부와의 협의도 수행하고 있다. 

또한 코로나19로 제3국에서 항공편 중단으로 발이 묶인 우리 국민의 귀국도 적극 지원했으며,  최근에는 캐나다 내 아시아인에 대한 인종차별 사건이 증가하는 점에 주목해 대사관 홈페이지 및 SNS를 통해 교민들에게 신변 안전을 당부하는 한편, 지난 3월에 발생한 ‘몬트리올 한인 피습 사건’을 계기로 캐나다 외교부에 인종차별 범죄에 관한 우려를 전달하고 캐나다 정부의 관심과 협조를 당부한 바 있다.

주캐나다한국대사관 내 오타와한인도서관 앞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하며 신맹호 대사(왼쪽)와 기자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주캐나다한국대사관 내 오타와한인도서관 앞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하며 신맹호 대사(왼쪽)와 기자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 코로나19 이전까지의 활동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신 : 2018년 1월에 밴쿠버에서 개최된 북한 핵 관련 주요국 외교장관회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2017년 내내 북한이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로 지속적으로 도발하고 트럼트 미국 대통령이 이에 대해 강경한 발언을 쏟아내면서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위기의식이 팽배해 있을 때인데, 미국이 밴쿠버회의에 한국전 참전국 외교장관들만 초청해 회의를 하자고 주장한 것이다.

우리로서는 2018년 2월 평창동계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미북 간에 조성된 긴장관계를 최대한 누그러뜨려야 할 상황인데, 오히려 미국이 한국전 참전국들을 불러 모아 북한에 대해 무력시위를 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원하지 않았다. 그래서 회의에서 북한을 압박만 하는 너무 강한 선언문이 나오지 않도록 하는 것이 목표였는데, 다행히 한국과 캐나다가 잘 협력해 합리적인 수준의 문안이 나왔다.

- 주캐나다한국대사관은 지난해 8월 오타와 동포들에게 대사관 내에서 세종학당으로 사용하던 건물을 ‘오타와 한인도서관’으로 선사하기도 했다.

신 : 이전에 세종학당으로 사용하던 건물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해 부임 초부터 많이 생각해왔으나 뚜렷한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었는데, 2018년 봄에 한글학교를 방문했을 때 어느 학부모께서 도서관으로 활용하자는 제안을 해주셨다. 

동포들이 십시일반으로 책을 모아주시고, 대사관에서도 제한된 예산을 활용해 우여곡절 끝에 도서관 문을 열게 돼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동포사회가 도서관 운영위원회를 중심으로 도서관 운영에 적극 참여해 도서관이 계속 알차게 운영됐으면 한다. 

- 국제공공협회 아메리카 대륙지부가 선정하는 ‘올해의 대사상’을 2019년에 수상한 데 이어, 2020년에도 수상하며 2년 연속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신 : ‘올해의 대사상’을 2년 연속 받게 된 것은 제가 잘해서라기보다는 우리 국력이 그만큼 커졌다는 것을 뜻한다. 오타와에 문화원을 운영하는 국가는 한국이 유일하며, 이는 우리가 많은 곳에 문화원을 운영할만한 예산과 콘텐츠를 갖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한국과 관련된 이슈에 대한 관심이 국제적으로 높아졌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북핵 문제뿐만 아니라, 인공지능(AI), 인구, 북극 등 우리가 공공외교 차원에서 다룬 이슈가 상당히 광범위한데, 그만큼 한국이 주요 행위자 혹은 참고가 되는 이슈들이 다양하고 우리 행사에 참여하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이와 더불어, 캐나다에서 우리 문화에 대한 공감대가 넓어졌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3월 11일 국제공공외교협회 아메리카 대륙지부인 오타와대학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왼쪽부터) 피에르 티볼트 오타와 법대 학장보, 신맹호 주캐나다한국대사, 외교단장 솔로몬 아조-엠비 주캐나다카메룬대사 (사진 주캐나다한국대사관)
지난 3월 11일 국제공공외교협회 아메리카 대륙지부인 오타와대학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왼쪽부터) 피에르 티볼트 오타와 법대 학장보, 신맹호 주캐나다한국대사, 외교단장 솔로몬 아조-엠비 주캐나다카메룬대사 (사진 주캐나다한국대사관)

- 캐나다에서 한국대사관과 한국대사의 역할을 정의한다면?

신 : 대사관은 양국 정부 간 현안을 처리하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임무이다. 양국 간에는 전략대화, FTA 공동위 등 수많은 회의가 개최되는데, 대사관은 캐나다 측과 협의해 의제를 확정하고 각 의제에 대한 대사관 차원의 정보를 본부에 제공한다. 또한 본부에서 오는 대표단들이 소기의 임무를 달성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방한하는 캐나다 대표단에게 사전 브리핑하는 것 또한 중요한 업무이다. 

또한 양국 간 민간 차원의 교류가 활발해지도록 제도적 기반을 만들고 또 원활하게 이행되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예를 들어 양국 기업 간 교역을 확대하기 위해 FTA를 체결하고, 이를 기업인들이 충분히 활용할 수 있도록 홍보하는 일이 이에 해당된다. 

재외국민을 보호하는 것도 대사관의 가장 중요한 업무 중 하나다. 교민뿐만 아니라 유학생, 여행객 등이 캐나다에서 즐겁고 안전하게 생활하고 체류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요즘은 공공외교 혹은 문화외교도 중요한 영역 중 하나이다. 공공외교는 외국인들이 한국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해 우리의 국격을 높이고 지지를 확보하는 기초 작업이다. 

- 주캐나다한국대사로서 근무하기에 특히 좋았던 점이나 어려웠던 점이 있었는지?

신 : 주캐나다한국대사가 좋은 것 중 하나는, 우리가 캐나다 정부와 얼굴 붉힐 일이 없다는 것이다. 한국과 캐나다는 인권과 자유 등의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 우리가 공산품을 수출하고 자원을 수입하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상호보완적이고, 또 두 나라 모두 강대국 이웃을 둔 처지라 서로의 입장을 잘 이해하고 있다. 

조금 아쉬운 점은 양국의 경제규모에 비해 상호교역이 좀 부족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교역규모를 늘릴 잠재력이 많다는 의미도 되니 앞으로를 기대해본다. 

캐나다에서 특별히 어려웠던 점은 없지만, 워낙 광활한 나라이다 보니 우리 동포들이 많이 거주하고 또 경제중심지인 주요 도시들이 오타와에서 상당히 떨어져 있어서 대사관이 경제중심과 동포사회에 근접해서 실질적인 업무를 보는데 장애가 조금 있는 건 사실이다. 

- 마지막으로 동포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신 : 임기 중에 캐나다 한인 이민 역사상 최초로 하원의원도 배출되는 등 우리 동포사회의 정치력이 신장되는 것을 보게 돼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우리 동포사회가 특유의 근면성을 발휘해 성공적인 커뮤니티로 우뚝 서는 한편, 투표 등 시민으로서의 활동에도 적극 참여하고 우리의 권리를 주장하는 일에 보다 과감해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제 임기 중 물심양면으로 지원하고 성원해주신 우리 동포사회 모든 분들께 이 자리를 빌려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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