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청정국’ 주장하는 타지키스탄과 투르크메니스탄의 실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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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청정국’ 주장하는 타지키스탄과 투르크메니스탄의 실상
  • 전상중 재외기자
  • 승인 2020.05.19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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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감염자가 다수 발생한 중국과 이란에 인접한 두 나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로 확산되며 200여개 국가에서 감염자가 500만명을 근접하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 청정국’을 자처하는 나라들의 실상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중앙아시아 국가들 중 코로나19 감염자가 다수 발생한 중국과 이란에 인접한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을 비롯해 북한, 니카라과, 벨라루스 등은 대내외에 코로나19 대응이 완벽해 확진자 수가 ‘0’이거나 피해가 매우 적어 방역대책이 필요하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과연 사실일까?

타지키스탄 정부는 코로나 확산이 통제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자 지난 4월 15일부터 확진자수를 공식적으로 발표하기 시작했다. 5월 16일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에서 4,297명이 의료관찰을 받고 있고 확진자는 1,118명이 발생했으며 477명이 완치됐고 33명이 사망했다.

지난 5월 14일 웹사이트 Akhbor에 타지키스탄 수도 두산베 인근 공동묘지에서 코로나19 사망자로 추정되는 무덤 수십구의 사진이 공개됐다. (사진 전상중 재외기자)
지난 5월 14일 웹사이트 Akhbor에 타지키스탄 수도 두산베 인근 공동묘지에서 코로나19 사망자로 추정되는 무덤 수십구의 사진이 공개됐다. (사진 전상중 재외기자)

그러나 이마저도 신빙성이 떨어진다. 앞서 지난 5월 14일 Akhbor 웹사이트에 수도 두산베 인근 공동묘지에서 폴리에틸렌으로 덮인 무덤 수십구가 공개됐고, 당국은 이 충격적인 사실에 대해 공식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있다.

타지키스탄은 지난 5월 4일부터 프로축구리그인 ‘타지키스탄 챔피언십 2020’을 개막해 4라운드까지 진행하다가 최근 갑자기 리그를 중단하기도 했다.

세계보건기구 타지키스탄 특별위원회 패트릭 오코너 박사는 지난 5월 12일 타지키스탄을 방문해 “코로나 바이러스 발생을 위해 최악의 시나리오를 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코로나19 피해가 큰 중국과 이란 사이에 위치한 또 다른 나라 투르크메니스탄도 코로나19 확진자가 한 명도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투르크메니스탄은 세계보건기구(WHO)의 기본 권장사항을 무시하고 별도로 자체 방식의 검역 활동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세계 여러 나라와 마찬가지로 국경을 폐쇄하고 국제선 항공편을 취소하는 등의 조치를 통해 감염환자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없이 시내를 활보하는 투르크메니스탄 아슈하바트 시민들 (사진 전상중 재외기자)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없이 시내를 활보하는 투르크메니스탄 아슈하바트 시민들 (사진 전상중 재외기자)

그러나 지난 4월 26일 수도 아슈하바트의 국제 승마스포츠 단지에서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된 ‘말의 날’ 행사는 수천명의 관중들이 마스크 없이 다닥다닥 붙어 앉는 등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하지 않은 채 진행됐으며, 외국에서 돌아온 입국자들의 관찰을 위해 격리수용시설을 만들었지만 서로 격리되지 않고 있다고 투르크메니스탄 유엔 상주 조정자 엘레나 파노바 씨가 밝혔다. 

영국 BBC는 “투르크메니스탄 정부의 공식 통계를 신뢰하기 어렵다”며 “에이즈 환자가 한 명도 없다고 수년간 주장해왔기 때문에 이번 코로나19 집계 역시 신뢰하기 어려운 것으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코로나 청정국’을 주장하는 이들 나라들의 공통점은 ‘철권통치 국가체제’라는 것이다. 타지키스탄의 에모말리 라흐몬 대통령은 27년째, 투르크메니스탄의 구르반굴리 베르디무하메도프 대통령은 15년째 장기 독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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