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애니메이션, 벨기에 ‘아니마 영화제’서 큰 관심
상태바
한국 애니메이션, 벨기에 ‘아니마 영화제’서 큰 관심
  • 서정필 기자
  • 승인 2020.03.03 13: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움직이는 사전’(정다희) 단편경쟁부문 진출...‘마스코트’(김리하)는 특별상영회서 상영
2월 21일 개막해 열흘 동안 벨기에 관객들을 애니메이션의 세계로 빠지게 했던 ‘아니마 영화제’가 3월 1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사진 주벨기에한국문화원)
2월 21일 개막해 열흘 동안 벨기에 관객들을 애니메이션의 세계로 빠지게 했던 ‘아니마 영화제’가 3월 1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정다희 감독의 ‘움직이는 사전’ 중 한 장면 (사진 주벨기에한국문화원) 

2월 21일 개막해 열흘 동안 벨기에 관객들을 애니메이션의 세계로 빠지게 했던 ‘아니마(ANIMA) 영화제’가 3월 1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번 영화제에는 앙카 다미앙 감독의 개막작 ‘마로나의 놀라운 여행(The extraordinary voyage of Marona)’등 세계에서 초청된 146편의 장·단편 애니메이션 영화가 소개됐다.

특히 올해 행사에는 우리나라 정다희 감독의 작품 ‘움직이는 사전’이 단편 국제경쟁부문에, 김리하 감독의 ‘마스코트’가 ‘애니메이션의 밤’ 특별 상영회에 초청돼 한국 단편 애니메이션이 가진 놀라운 발상과 창의적 표현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됐다.

영화제 관계자들은 “오래전부터 미국, 프랑스, 일본 등 기존의 애니메이션 강국의 작품 이외에 새로운 표현을 보여주는 작품들을 찾아왔는데 이중에 한국 애니메이션은 자신들에게 있어 마치 보물창고를 발견한 느낌”이라고 입을 모았다.

수석 프로그래머 카린 반덴리트 씨는 “한국 작품들은 영상도 훌륭하지만 깊이 고민할 수 있는 메시지를 전달한다”며 “올해 소개한 두 작품 모두 삶에 대한 관찰들을 애니메이션으로 표현했는데, 작가들의 고민이 자유로움을 입은 듯 표현돼 있다”라고 말했다.

‘움직임의 사전’는 “이렇게 다른 우리, 어떻게 함께 살아갈까?”라는 감독 스스로 자신에게 던진 질문에서 시작한다.

아프리카 바오밥 나무가 10분 동안 0.008mm 자라고, 세상에서 가장 빠른 개 그레이 하운드는 10분 동안 12km를 달릴 수 있다는 점 등 개, 인간, 나무 등 각각의 캐릭터들이 같은 시간을 다르게 살아가는 모습을 표현하며 우리가 속한 세계를 상대성이라는 주제로 표현하며 전 연령층이 각자 다르게 감동할 수 있는 작품으로 관객들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2월 21일 개막해 열흘 동안 벨기에 관객들을 애니메이션의 세계로 빠지게 했던 ‘아니마 영화제’가 3월 1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사진 주벨기에한국문화원)
2월 21일 개막해 열흘 동안 벨기에 관객들을 애니메이션의 세계로 빠지게 했던 ‘아니마 영화제’가 3월 1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김리하 감독의 ‘마스코트’의 한 장면 (사진 주벨기에한국문화원) 

폐막 전날이었던 2월 29일 토요일 밤 9시 30분부터 3시간 이상 계속된 ‘애니메이션의 밤’을 통해 소개된 김리하 감독의 ‘마스코트’는 점점 획일화되는 삶 속에서 오는 진정한 삶과 사회로부터의 소외감과 절망, 우울감 등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다소 무거울 수 있는 주제가 사슴, 얼룩말, 돼지 등의 동물들을 소재로 표현돼 관객들로 하여금 웃음 속에서 현대인의 삶을 돌아보는 여유를 갖게 했다는 평가다.

한편 주벨기에한국문화원(원장 최영진)은 2017년부터 아니마 영화제 협력 사업의 일환으로 ‘창의적 발견상’을 지원 및 수여하고 있다.

2월 21일 개막해 열흘 동안 벨기에 관객들을 애니메이션의 세계로 빠지게 했던 ‘아니마 영화제’가 3월 1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사진 주벨기에한국문화원)
2월 21일 개막해 열흘 동안 벨기에 관객들을 애니메이션의 세계로 빠지게 했던 ‘아니마 영화제’가 3월 1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벨기에한국문화원이 데이비드 스텀프, 미카엘라 미할리의 단편 작품, ‘기분 나쁜 일’ 에 ‘창의적 발견상’을 수여하고 있다. (사진 주벨기에한국문화원)

올해 수상작은 파스텔 색감과 독특한 개성을 가진 인물들을 통해 일상 속에서 겪을 수 있는 그러나 통제할 수 없는 상황들을 재미있게 묘사한 체코의 데이비드 스텀프, 미카엘라 미할리의 단편 작품, ‘기분 나쁜 일(Sh_t happens)’이다.

매년 아니마 영화제의 폐막 이후, 벨기에 주요 언론들은 ‘창의적 발견상’을 아니마 영화제의 주요 시상부문으로 보도하고 있으며, 물론 아니마 영화제 주최 측 역시 매년 이 상 수상작을 그 해 개최되는 브뤼셀 한국영화제 폐막식에서 공식 상영하고 있다.

올해로 39회째를 맞는 아니마 영화제는 역대 최대 관객 수를 갱신하며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로서 명실상부하게 자리매김했다.

또한 VR 작품, 애니메이션 관련 전시회, 애니메이션 전문가와 학생들이 함께하는 워크숍 및 컨퍼런스까지 다양한 부대 행사를 통해 미래지향적인 애니메이션 영화제로 진화하고 있는 모습도 보였다.

한편 올해 아니마 영화제 국제 단편 경쟁부문 대상 수상작인 알렉상드르 시퀘이라 감독의 ‘퍼플 보이(Purple Boy)’는 내년 오스카 시상식 최우수 단편영화상 후보로 직행하게 된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