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2019년 연말, 시위와 내전과 정쟁 중인 아랍 국가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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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2019년 연말, 시위와 내전과 정쟁 중인 아랍 국가 (상)
  • 공일주 중동아프리카연구소장
  • 승인 2019.12.23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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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일주 중동아프리카연구소장
공일주 중동아프리카연구소장

레바논과 이라크 : 무슬림 시아파와 순니파의 충돌과 부패에 대한 시위

베이루트와 바그다드에서 오는 소식은 서로 크게 다르지 않다. 두 나라에서 ‘시민의 집단행동’(하라크)을 못하게 하려고 정부가 안간힘을 다 하고 있고 시위 중 수많은 사상자를 냈다. 레바논과 이라크의 시민들 중 많은 이들이 이란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기를 바란다.

레바논은 1980년대부터 이란의 지원을 받은 히즈불라가 이제는 정치세력으로 부상해 레바논 정치를 좌지우지하고 있고, 이라크에서는 순니파 사담 후세인 제거 이후 시아파 총리들이 국정을 장악했다.

그러나 두 나라 모두 공통적으로 돈과 권력에서 부패가 끊이지 않았고 사회적 불의가 만연하고 국가 경제는 어렵다. 두 나라에서 집단행동에 참가한 리더들에 대한 살인, 유괴, 위협이 있었고 이라크에서는 시민운동가들 중에 적지 않은 사람들이 하루 밤사이에 사라져버렸다.

일부는 사람들 앞에서 살해됐고 일부는 시위 중에 그리고 일부는 좁은 골목이나 집에서 가까운 거리에서 살해됐다. 이런 일들이 레바논에서도 있었는데 특히 수도 베이루트에서 발생했다.

12월 18일자 알샤르끄 알아우사뜨 신문에서는 레바논에서 일어난 종파간의 갈등이 피트나(서로 다른 그룹 간의 싸움과 살해가 많은 것, 진리의 종교로부터 벗어나게 함)로 이어지는 것을 막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리비아 : 정권의 야욕과 외국군 개입

2019년 10월 16일 리비아 군대의 장군 칼리파 하프타르는 군사 작전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그의 입장과 함께 하는 아랍인들은 비정규군(밀리시야)의 손아귀에 있는 트리폴리 수도를 해방시킬 때가 다가오고 있다고 했다.

12월 15일 트리폴리 정부의 파이즈 알사라즈가 이스탄불에서 터키 대통령 에르도안을 만났다. 두 나라는 군사와 안보에서 서로 협력하고 지중해 관할 지역을 확정하는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파이즈 알사라즈는 하프타르 장군이 트리폴리를 공격하는 것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터키가 표명해 준데 대해 사의를 표했다. 12월 14일에는 카타르 도하에서 알사라즈가 터키 외교부 장관과 국방부 장관을 만났다.

12월 17일자 아랍 신문에는 하프타르 장군이 터키가 만일 리비아에 군대를 보내면 그들을 격퇴할 준비가 돼있다고 했다. 그런데 이탈리아 외무장관은 현재 리비아 위기는 군사작전이 해법이 아니라고 했다.

터키 정부와 카타르 정부는 이슬람주의를 표방해 왔다. 리비아의 트리폴리에는 이슬람주의를 표방하는 무슬림형제단이 개입하고 있고, 리비아 동부의 하프타르 장군은 이집트 등 순니 아랍 국가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리비아의 가다피 정권 하에서 무슬림형제단은 살해되거나 체포됐는데 2011년 가다피가 물러난 뒤 무슬림형제단이 리비아에 다시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2012년 무슬림형제단의 무함마드 수완이 이집트의 자유정의당의 본을 따서 정의건설당을 창당했다. 이 정당은 2012년 7월 총선에서 전체 200석 중 34석을 차지해 두 번째로 큰 정당이 됐다.

정의건설당은 세속주의와 민족주의연합 정당이었던 애국세력연합(NFA)에 대한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고자 무소속 의원들과 전략적 연합을 했다. 곧 정의건설당은 의회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는 정당으로 성장했다. 2013년에는 정의건설당의 주도로 가다피 시대의 공직자들이 향후 10년간 리비아 정부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고, 결국 애국세력연합에 들어간 일부 의원들도 이 법 때문에 정부에서 사임해야 했다.

정의건설당은 2014년 선거에서 9석을 잃었고 나중에는 다른 이슬람주의자 그룹과 함께 트리폴리에서 이슬람주의자 국민전체의회(GNC)를 결성했고 국민전체의회는 구국정부(GNS)를 만들었다.

카타르가 2017년 순니 아랍국가들과 외교단절이 되자 리비아 의회는 카타르와 연계된 리비아인들의 명단을 공개했고 결국 정의개발당의 몇 사람이 테러리스트 명단에 포함됐다. 정의건설당이 2014년 국민전체의회가 설립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지만 국민전체의회는 이슬람주의자 비정규군이었던 ‘리비아 새벽’과 동맹을 선언했다.

리비아새벽은 정의건설당과 같은 무슬림 형제단을 방어하고 민족주의 리비아 정권의 성공을 막아내며 정치적 이슬람을 확산시키는데 힘썼다. 2014년 9월 리비아새벽연합이 트리폴리 리비아 수도를 장악했다.

가다피 시절 트리폴리에 있던 의회가 토브룩으로 이동했고 거기서 리비아 정부를 세웠다. 2014년 5월 토브룩 기반의 ‘대표자 의회’(HoR)가 트리폴리에 주둔한 리비아새벽을 대항하라고 칼리파 하프타르 장군에게 임무를 맡겼다.

2015년 유엔은 토브룩의 정부와 트리폴리의 정부 사이에 ‘리비아 정치 합의’(Libyan Political Agreement)를 이끌어냈다. 이 합의안은 리비아 새벽을 해체하고 트리폴리에서 리비아 정부를 장악한 ‘국민화합 정부(Government of National Accord, GNA)’를 승인해 주었다. 리비아 정치 합의에 따라 구국 정부는 해체됐고 구국 정부의 많은 사람들이 국민화합 정부의 의회(State Council)로 자리를 옮겼다.

리비아 정치 합의안에도 불구하고 하프타르 장군의 지원을 받는 일부 구국 정부의 사람과 대표자 의회는 국민화합 정부를 리비아 정치 체제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2017년 5월 토브룩 정부를 대표하는 하프타르 장군과 트리폴리의 국민화합 정부의 총리 파이지 알사라즈가 18개월 만에 처음으로 아부다비에서 만나 두 정부가 2018년 선거를 하기로 하고 권력을 나누기로 합의했다. 2019년 리비아 지방 선거가 총선과 대선 전에 20개 지방에서 실시되었고 다른 지방에서도 2019년에 실시하기로 했다.

2019년 5월 아랍에미리트 왕세자는 트리폴리를 장악하고 있는 세력은 극단주의 민병대라고 했고, 2019년 10월 국민화합 정부는 아랍 에미리트의 드론이 수도 트리폴리 남쪽에 있는 가르얀을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2019년 11월 칼리파 하프타르는 동부 리비아의 압둘라 알사니의 과도 정부를 새 내각으로 교체하기 위해 아부다비의 고위층을 만나러 갔다. 2019년 11월 국민화합 정부는 아랍 에미리트가 공습을 실시해 트리폴리에서 7명이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2019년 12월 16일 터키는 언제든 알사라즈가 요청하면 언제든 군대를 리비아에 파견하겠다고 답했다. 에르도안은 알사라즈와의 만남에서 터키에 거주하는 테러리스트가 도망갈 출구를 열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고 시리아의 이들립에 거주하는 이슬람 국가(IS) 조직을 리비아로 옮기는 방안을 구상 중이라고 아랍 언론 알샤르끄 알아우사뜨는 전하고 있다.

알사라즈와 터키가 터키 군대 파병에 대하여 합의한 사실에 대하여 유럽 연합은 법적 가치가 없다고 하면서 파병 논의에 대하여 맹렬히 비난했다. 터키 군대가 리비아에 파병되면 유럽연합과 리비아 간의 충돌은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12월 17일 터키의 에르도안 대통령은 러시아 푸틴과의 전화 통화에서 리비아의 사태의 발전과정에 관해 의견을 나누었고 시리아 상황에 대해서도 나누었다. 미국과 소원해진 터키를 러시아 푸틴 대통령이 내년 1월 8일 터키를 방문할 예정이다. (다음호에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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