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에서 독립운동한 故 이태준 선생을 기리는 ‘대암장학회’ 설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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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에서 독립운동한 故 이태준 선생을 기리는 ‘대암장학회’ 설립
  • 서정필 기자
  • 승인 2019.11.11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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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학기금 통해 몽골 거주 한인동포 자녀 및 몽골인 의대생 지원 예정
몽골 ‘대암장학회' 발대식이 11월 8일 울란바타르에서 열렸다. (사진 대암장학회)
몽골 ‘대암장학회' 발대식이 11월 8일 울란바타르에서 열렸다. (사진 대암장학회)

몽골 한인사회 구성원들이 일제강점기 현지에서 독립운동에 헌신한 독립운동가 이태준 선생(1883~1921)의 뜻을 받드는 의미로 몽골 거주 한인동포 자녀들과 현지인 의대생을 지원하는 장학회를 창립했다. 장학회의 이름은 이태준 선생의 호를 따 ‘대암(大岩)’으로 정했다.

세브란스 의대를 졸업하고 105인 사건으로 인한 일제의 체포령을 피해 중국의 남경을 거쳐 몽골에 입국해 독립자금 운반의 임무를 맡은 이태준 선생은 몽골에서 동의의국을 개원했다.

몽골 ‘대암장학회' 발대식이 11월 8일 울란바타르에서 열렸다. (사진 대암장학회)
몽골 ‘대암장학회' 발대식이 11월 8일 울란바타르에서 열렸다. (사진 대암장학회)


이태준 선생의 근대의술은 많은 몽골인들의 칭송을 받았으며, 몽골의 마지막 왕인 보그드 칸에게 국가 최고훈장인 ‘귀중한 금강석’이란 뜻을 가진 ’에르데니-인 오치르’라는 명칭의 훈장을 받고 그의 주치의가 된다.

이태준 선생은 이후 1921년 러시아 백위파 대장 운게른 스테른베르그 부대에게 학살당할 때까지 독립운동을 하며 의술을 펼치는 의사로 활동해 지금까지도 몽골인들에게 추앙받고 있다.

몽골 ‘대암장학회' 발대식이 11월 8일 울란바타르에서 열렸다. (사진 대암장학회)
몽골 ‘대암장학회' 발대식이 11월 8일 울란바타르에서 열렸다. 꽃다발 증정 (사진 대암장학회)

대암장학회는 지난해 6월 국중열 몽골한인회장과 박호선 장학회 이사장이 최초로 발의하고 설립 준비를 시작해 올해 1월 26일 한인회 정기총회를 통과했고, 6월 28일 2차 공청회를 거쳐 8월 30일 창립총회를 통해 이사진 7인을 추대해 만장일치로 박호선 이사를 이사장으로 추대했다. 

11월 8일 몽골 수도 울란바타르에서 열린 발대식에는 박호선 대암장학회 초대 이사장과 국중열 몽골한인회장, 정관식 주몽골대사대리를 비롯해 90여 명의 내빈들이 참석했다.

몽골 ‘대암장학회' 발대식이 11월 8일 울란바타르에서 열렸다. (사진 대암장학회)
몽골 ‘대암장학회' 발대식이 11월 8일 울란바타르에서 열렸다. 인사말 하는 국중열 몽골한인회장 (사진 대암장학회)

국중열 몽골한인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동토의 나라 몽골에서 새 생명의 싹을 틔우는 위대한 일이 시작됐으며 이제는 몽골한인회가 ‘희망공장’이라고 새로운 이름을 갖게 될 것“이라며 “그 이유는 대암장학회가 창립됐고, 앞으로 장학회를 통해 수많은 인재들이 발굴되고 양육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몽골 ‘대암장학회' 발대식이 11월 8일 울란바타르에서 열렸다. (사진 대암장학회)
몽골 ‘대암장학회' 발대식이 11월 8일 울란바타르에서 열렸다. 인사말하는 박호선 초대 장학회 이사장(사진 대암장학회)

박호선 초대 이사장은 “과거 베이비부머 세대에서 X세대까지는 이루 말할 수 없는 고생 속에서도 미래에 대한 기회가 많이 있었지만 밀레니얼 세대를 살고 있는 우리의 자녀들은 금수저, 흙수저 등을 회자하며 다가올 미래를 도전 보다는 두려움에 고민하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박 이사장은 “많은 부모님들은 내 자녀만 잘 키워서 잘되면 된다는 생각을 가진 것이 현실이지만, 내가 아닌 우리 모두의 아이들이라는 생각과 관심으로 교민 자제들을 함께 돌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몽골 ‘대암장학회' 발대식이 11월 8일 울란바타르에서 열렸다. (사진 대암장학회)
몽골 ‘대암장학회' 발대식이 11월 8일 울란바타르에서 열렸다. 인사말하는 정관식 몽골대사관 대사대리 (사진 대암장학회)

주몽골대한민국대사관 정관식대사대리는 “먼저 교민사회가 스스로 뜻깊은 장학회를 발족해 미래의 기둥인 자녀장학사업과 몽골 의과대학 학생들의 장학사업을 시작한 것에 대해 대한민국의 공직자로서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이는 몽골의 교민들이 대한민국의 위상을 몽골에 알리는 본보기이며 민간외교뿐만 아니라 한류에 이바지하는 좋은 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재 대암장학회에는 한화 약 2억2천만 원의 장학기금이 조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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