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막힌’ 미국 ‘기막힌’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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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막힌’ 미국 ‘기막힌’ 한국
  • 장성순
  • 승인 2004.11.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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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한국특산품 ‘온라인 뉴스’몰이해 곳곳

필자는 한국언론재단(이사장 박정기)의 ‘온라인저널리즘’ 디플로마 과정으로 얼마전까지 미국 미네소타 대학에 해외연수를 다녀왔다. 

미네소타주는 우울(blue)했다. 전 세계 관심이 집중됐던 미대선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식자층이 많이 살고 있는 덕에 미네소타주는 케리 후보가 압도적으로 선전했다.

집집마다 케리를 지지하는 깃발이 파란(blue) 물결을 이뤄 여전히 출렁거렸다.

그만큼 선거 결과에 낙담(blue)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심지어 상복차림인 검은 양복을 입고 회사를 출근하는 이들도 있었다고 현지인이 전했다.

노라 폴 미네소타 대학 ‘뉴미디어 연구소’ 소장에게 양당 구조의 오랜 정치구조를 바꿀 생각은 없는지, 정치시스템을 변화시키려는 시민사회의 개입은 뭔지 등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노라 폴 교수 역시 케리 지지자였다. 그는 부시의 반평화와 반인권적 행태에 분노했지만, 미국식 민주주의 시스템에는 별 의문을 품지 않았다. 미국식 민주주의에 대한 프라이드를 갖고 있는 그들이었지만, 그 ‘정치규칙’안에서 사고하려는 한계를 보였다.

필자는 지난 대선과 총선에서 정치개혁을 위한 한국의 시민운동에 대해 열심히 말했고, 또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도 도입 등 정치제도 개혁이 한국의 정치구조를 바꿨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대선방식은 선거인단에 의한 간접선거 방식으로 미국시민 대다수의 의지를 발현할 수 없는 제도다.

하지만 그들은 미국식 민주주의 후진성과 한계에 대해서, 그리고 다른 나라의 민주주의에 대해서 별로 궁금해 하지 않았다. 미국보다 경제적으로 낙후한 나라에 대해서는 그 어떤 경험에 대해 귀를 기울이려고 하지 않는 듯 했다.

‘귀막힌’ 미국이 문제다. 하지만 귀막힌 미국보다 ‘기막힌’수준인 한국정보의 빈곤이 더욱 가관이다. 귀막힌 미국을 더욱 안 들리게 만드는 주범은 바로 한국정부였다.

현지 한 유학생은 “미네소타 대학 도서관에 중국, 일본 심지어 베트남 자료까지 풍부한데 유독 한국 자료는 찾기가 어렵다”고 전했다. 신문과 잡지는 고사하고 한국어 관련 책은 더욱 없다고 한다.

그래서 그나마 한국에 관심을 갖고 있는 미국인들도 중간에 한국학 공부를 포기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한다.

한국관련 정보는 외신을 통해 접하는 언론이 고작인 셈이다.

한국 특산품인 ‘온라인 뉴스’에 대해서도 그들은 잘못 이해한 부분이 많았다.
워싱턴 포스트 기자로 10년 동안 활동하다 미네소타 대학 저널리즘 학과교수가 된 돈 브라질(Don Brazeal) 교수 역시 ‘한국의 선거 시기 선관위와 인터넷 신문사의 긴장, 인터넷 실명제 논란, 정치인 패러디 논란 등’에 대해 ‘사회적 맥락(social context)’을 떠난 몰이해를 하고 있었다.

그는 인터넷 뉴스의 선진국인 한국이 인터넷 상에서 ‘표현의 자유’가 심하게 제한되는 나라로 인식하고 있는 듯했다.

연수를 받던 11명의 한국기자들은 ‘온라인저널리즘’ 관련 자료를 영어로 번역해서 미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에 역수출해야 할 필요성에 공감했다.

재미동포, 한국 언론인 등 개개인이 한국정보를 미국에 제대로 전해야한다. 하지만 한국을 알려야 할 홍보대사 역할은 개개인보다 국가의 몫이 더 크지 않을까.

newvoice@ngotime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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