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한국방문 길에 나선 사연
상태바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한국방문 길에 나선 사연
  • 김운하 해외편집위원
  • 승인 2019.10.31 11: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스트리아 비엔나에 본부를 둔 문화예술기획사 WCN 송효숙 대표가 밝힌 이야기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한국공연 성사 배경을 소개한 송효숙 WCN 대표 (사진 김운하 해외편집위원)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한국공연 성사 배경을 소개한 송효숙 WCN 대표 (사진 김운하 해외편집위원)

“한 마디로 하나의 축복입니다.”

오스트리아 비엔나에 본부를 둔 문화예술기획사 월드컬쳐네트워크(WCN)의 송효숙 대표가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한국 순회공연을 위해 서울로 떠나기 직전 남긴 말이다.

“음악을 사랑하기로 유명했던 송영완 전 오스트리아 대사께서 2015년 귀한 손님을 소개하시겠다며 저희 내외를 초대하셨어요. 당시 송 대사님은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후원회 회원 중 한 분이셨어요. 초대한 곳으로 가니 그곳에 당시 빈 필하모니커의 회장이신 안드레아스 그로쉬바우어 씨와 제너럴매니저가 먼저 와 있었어요.”

이날 첫 만남에서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이하 ‘빈 필’)와 음악에 대한 대화를 서로 나누다가 그로쉬바우어 회장이 빈 필의 난민돕기 프로젝트에 대한 소개를 했다고 한다. 그는 오스트리아에 와 있는 중동난민들을 위한 200동 짜리 난민구호 아파트를 짓는 자선프로젝트를 빈 필이 시작했다고 했다.

송효숙 대표는 함께 이 이야기를 듣고 있던 남편 박종범 영산그룹 회장이 그 자선사업 프로젝트에 WCN도 참여할 수 없겠느냐고 물었다고 했다. 당시 박 회장은 유럽한인총연합회 회장과 현재의 직책이기도 한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유럽부의장을 맡고 있었다. 빈 필 측이 환영한다고 하자 그때부터 말없이 돕기 시작했다.

빈 필 측은 얼마 후 새 회장 다니엘 프로쉬바우어가 취임하면서 난민들을 위한 아파트 건축 프로젝트가 생각보다 여러 가지 복잡한 면이 많아 그만두기로 하고, 빈 필 후보단원을 양성하기 위한 ‘빈 필 아카데미’ 설립 프로젝트로 바꾸었다고 알려왔다. WCN측은 이 프로젝트도 말없이 도왔다.  

2018년 6월 경,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리아 아카데미’가 창립돼 운영이 제대로 돌아가자 어느 날 빈 필의 신‧구 회장 두 사람이 송 대표 내외를 초청했다. 그들은 그동안의 후원으로 빈 필 아카데미가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면서 그 보답으로 한국공연 3회를 함께 하자고 했다.

“참으로 기적 같은 축복이었어요. 우리는 정말 아무런 대가를 말한 적이 없었어요. 3년을 그냥 말없이 도와드리기만 했어요. 이 분들은 계약서를 내놓으면서 서명을 하라는 거였어요. 정말 기쁜 제안이었어요. 우리는 감사하면서 서로 계약서를 교환했습니다.”

송 대표 부부는 이 때 한국정부가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것을 생각하고, 가능한 상황일 때 평양에서도 공연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부탁했는데, 빈 필에서 그것도 좋다고 화답해 평양공연 조항도 포함시켰다고 했다.

빈 필은 이번 11월 한국순회공연에서 다른 나라 방문 때는 하지 않았던 워크숍 등 여러 가지 행사들도 진행해주기로 했다. 송효숙 대표가 밝힌 중요행사들만 소개해도 푸짐한 선물이었다.

지휘자 크리스티안 틸레만(왼쪽)과 안드레스 오로스코 에스트라다 (사진 WCN)
지휘자 크리스티안 틸레만(왼쪽)과 안드레스 오로스코 에스트라다 (사진 WCN)

빈 필은 독일 출신 세계적인 지휘자 크리스티안 틸레만 지휘로 11월 1일 오후 8시와 2일 오후 5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공연을 가진다.

11월 3일 오후 5시엔 콜롬비아 출신으로 빈 필을 여러 번 지휘를 한 안드레스 오로스코 에스트라다 지휘로 대구콘서트 하우스에서 공연한다. 이 공연에선 러시아의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예핌 브론프만 교수가 협연한다.

빈 필은 이 밖에도 11월 1일 오후 1시부터 WCN주최, 한국예술종합대학교 주관(김대진 교수 진행)으로 바이올린과 첼로 워크숍을 가진다. 바이올린 강사로는 빈 필의 벤자민 모리슨, 첼로강사로 빈 필의 다비드 페넷츠도퍼가 참여한다. 

한예종에서 워크숍을 갖는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단원 바이올리니스트 벤자민 모리슨과 첼리스트 다비드 페넷츠도퍼
한예종에서 워크숍을 갖는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단원 바이올리니스트 벤자민 모리슨과 첼리스트 다비드 페넷츠도퍼

11월 2일 오후 2시 45분부터 WCN 주최, 서울예고 주관으로 지휘자 안드레스 오로스코 에스트라다를 강사로 한 ‘빈 필 마스터스 지휘 워크숍’을 연다고 했다.

송 대표는 또 해마다 해왔던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2020년도 프리젠테이션 행사가 헬가 라블-슈타들러 위원장과 마르쿠스 힌터호이제 예술총감독의 참석 하에 WCN 주관으로 11월 1일 오후 2시부터 6시 반까지 서울 오페라 하우스 4층에서 프레스 콘퍼런스로 시작해 열린다고 말했다. 이 행사에서도 빈 필의 4중주단이 특별연주를 해주기로 했다고 한다.

“이번 한국공연으로 빈 필이 한국과 더 가까운 관계를 가지게 된 것을 큰 기쁨으로 생각해요. 그리고 한 가지 더 알려드리고 싶은 것은 빈 필이 2020년도 한국공연도 저희 WCN과 계약을 해 준 것이에요. 내년 11월 2일과 3일 러시아의 세계적인 지휘자 발레리 게르기에프 지휘, 러시아 피아니스트 데니스 마추예프 협연으로 열립니다. 이 축복을 한국에서 나누고 싶어요.”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