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관영'과 '프랑스 태권도 보급 35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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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관영'과 '프랑스 태권도 보급 35주년'
  • 오재범
  • 승인 2004.11.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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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9년 프랑스에서 일어난 역사적인 사건의 기록에서보면 <영불합작한 콩코드기 운항시작 designtimesp=1098>을 들고 있다. 그와 함께 <이관영 프랑스 도착 designtimesp=1099>이라는 기록도 같이 있다.

프랑스 태권도 보급 35주년이 되었다는 것은 이관영씨가 프랑스에 온지 35년 되었다는 말과 같다.

우리 한인들에게는 한국인 프랑스 경찰관 정도로 인식되어지고 있지만, 프랑스에서 이관영은 특별한 존재로 보고 있다. 가장 뛰어난 세계무술인 10인안에 들어있지만, 무술인, 영화배우를 떠나서 정치적으로도 빠스꾸아 전 내무장관 시절 프랑스 정계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유일한 아시아인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빠스꾸아 전 장관이 무기밀거래 등의 이유로 정치적으로 제거되면서 함께 몰락의 시련을 겪기도 했다. 빠스꾸아 전 장관은 1개월전 후세인으로부터 석유뇌물을 받았다고 미 정보부가 밝혀서 문제가 되기도 해 프랑스 정부가 미국에 강력히 항의한 바 있다.

평소 애국 애족을 삶의 근간으로 삼는 이관영은 이후 태권도 보급에 눈을 돌려 한국종합무술도장을 차렸다. 현재까지도 경찰신분으로 재직하면서 태권도뿐만 아니라 합기도 태껸, 해동검도까지 전수하면서 한국무술의 유럽지역 입지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금년 9월 미국에서 태권도 대부 '김준구'씨가 영구 귀국을 하면서 이관영은 이소룡과 활동한 동시대의 마지막 인물이 되었다. 최근 <무술계에 가장 영향을 끼친 10인 designtimesp=1110>에서 아시아인으로서 2명만이 등록이 되었는데, 그중 이소룡이 2위, 이관영은 4위를 차지했다. 또한 영어와 불어를 모국어 못지 않게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지적인 무인으로도 유일하다. 이관영을 존경해서 자식의 이름을 이관영으로 지은 경우도 있고, 이관영의 도착을 기념해 외국인 무술인들이 하얀 도복으로 공항을 덮은 경우도 있을 정도로 '지성과 무예를 겸비한 이 시대의 진정한 대부'로 통한다.

오는 11월 28일 Charlety 올림픽 경기장에서 <프랑스 태권도 보급 35주년 designtimesp=1113> 행사가 열린다. 이날은 태권도, 합기도, 해동검도 등의 시범공연을 한국에서 지원하고, 파리시장, 경찰총장, 올림픽위원장, 합기도협회장 등 주요인사 20여명의 감사장이 전달되며, 이관영 관장을 존경하는 프랑스인들 뿐만이 아니라 영국, 벨기에, 스페인, 포르투칼 에서 오는 외국인만도 3000여명이 되는 큰 행사가 열린다. 이날 제자들도 나름대로의 기량을 발휘하는 시간을 갖는다. 이날은 K한인업체에서 한복을 입은 유학생들을 대거 동원해 '한국차(茶)'를 서비스하고 어느 한국식당에서는 한국 도시락을 지원하기도 하며 관공서에서는 한국홍보의 기회로 삼을 예정이다.

필자는 이관영 관장이 주최하는 태권도 행사에 몇 번 참석한 적이 있다. 행사자체도 웅장하고 품위있게 진행되지만 시종일관 전체관중을 압도하는 강력한 카리스마가 최고이다. 작은 동양인 앞에 외국인들이 그들의 언어로 표현하지만 기를 펴지 못하고 고개를 숙이는 것을 보면 신기하기도 하고 자랑스럽기도 하다.

최고의 지성인이자 무술인인 이관영 관장에게 이번 행사가 마지막이 될지도 모른다. 이 행사를 통해 그간 태권도 전파와 국위선양을 위한 그의 노력에 감사의 표했으면 하고, 함께 어울려 감격의 순간을 느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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