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스페인 여왕 이사벨 1세 생가에서 ‘한-스페인 문화교류 한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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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스페인 여왕 이사벨 1세 생가에서 ‘한-스페인 문화교류 한마당’
  • 이인자 코윈 스페인지역본부 회장
  • 승인 2019.06.07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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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한민족여성네트워크 스페인지역본부와 마드리드한인회가 함께 마련
▲ 세계한민족여성네트워크 스페인지역본부(이하 코윈 스페인)는 스페인 마드리드한인회와 함께 지난 주말인 6월 1일 토요일, ‘스페인 황금시대’를 마련한 인물인 이사벨 1세 여왕의 생가를 방문하는 ‘한서 문화교류 한마당’ 행사를 개최했다. (사진 코윈 스페인)

세계한민족여성네트워크 스페인지역본부(이하 코윈 스페인)는 스페인 마드리드한인회(회장 강영구)와 함께 지난 주말인 6월 1일 토요일, ‘스페인 황금시대’를 마련한 인물인 이사벨 1세 여왕의 생가를 방문하는 ‘한-스페인 문화교류 한마당’ 행사를 개최했다.

2년 전, 코윈 스페인 회원들이 ‘한국에서 벚꽃 축제를 즐기는 것처럼 우리도 체리꽃 구경을 하며 1년에 한 번만이라도 회원들과 한인들이 함께 모여 힐링을 꾀해 보자’는 취지에서 시작한 ‘문화탐방 행사’가 한인들의 인기를 얻어 작년에 마드리드한인회와 함께 ‘한서문화교류 행사’로 발전했고, 올해도 다시 한 번 한인과 현지인들의 만남을 준비한 것이다.

그라나다를 함락시키고 이슬람 세력을 아프리카로 쫓아내면서 분열된 이베리아 반도의 모든 왕국을 스페인으로 통일해 ‘통일 스페인의 어머니’라고 불리우는 ‘이사벨 1세’는, 사비를 털어 콜럼버스를 지원해 신대륙을 발견한 후 200년간 식민지 지배를 통해 ‘스페인 황금시대’를 마련한 인물이다.

이사벨 1세의 생가는 스페인의 북서쪽에 위치한 아빌라 주의 작은 마을 ‘마드리갈 데 라스 알따스 또레스’에 위치에 있다. 유구한 세월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수녀들이 거주하며 역사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곳이라 그 의미가 아주 깊다.

이번 행사는 이사벨 1세의 생가 방문과 함께, 마드리갈 데 라스 알따스 또레스 마을 시장과 주민들의 환대를 받으며, 약 250여 명의 한인과 현지인들이 함께 어우러져 양국의 음식과 문화를 나누는 교류의 시간을 가졌다.

행사 당일 오전 9시, 마드리드에 거주하는 한인들은 전철 10호선 라스 타블라스역에 모여 버스를 타고 두 시간을 달려 1,500여 명이 거주하고 있는 작은 마을을 찾아갔다.
 
버스가 예정시간보다 조금 늦게 도착한 탓에 먼저 도착한 전홍조 주스페인대사 내외분과  아나 이사벨 시장을 비롯한 주요 인사들과의 인사도 간략하게 줄이고 행사는 막을 올렸다.

▲ 코윈 스페인은 스페인 마드리드한인회와 함께 6월 1일, ‘스페인 이사벨 1세 여왕의 생가를 방문하는 ‘한서 문화교류 한마당’ 행사를 개최했다. 전홍조 대사 내외와 아나 이사벨 시장에게 감사패와 꽃다발 증정. (사진 코윈 스페인)

먼저 강영구 마드리드한인회장과 내가 양국의 문화를 소개할 수 있는 기회를 준 아나 이사벨 시장과 마을 주민들에게 감사의 인사말을 전했고, 전홍조 대사와 아나 이사벨 시장의 축사에 이어 감사패 증정과 선물 교환 및 환영의 꽃다발 증정이 있었다.

마을 주민들로 구성된 악단들이 환영의 의미로 준비한 스페인 전통음악인 북부 아라곤 지방의 호따 연주의 장단에 맞추어 모두들 몸을 들썩였다. 스페인 전통음악의 대부분은 민속춤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장단에 맞추어 저절로 몸을 흔들며 춤을 추는 것이 이곳의 일상적인 생활이니 함께 한 한국인들은 그저 감탄만 자아낼 뿐이었다.

이어진 순서는 방문객인 한인들이 한국의 문화를 소개하는 시간이었다. 작은 마을에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사람들이 행사장을 가득 메웠다. 손주와 할머니가 손에 손을 잡고 사랑스런 모습으로 걸어 나가고, 혼례복을 입은 이들이 수줍은 듯 걸어 나가고, 신랑신부복을 입은 이들이 다정하게 나란히 걷고, 우아한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여인들이 수줍은 듯 멋을 내며 걸어가는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저절로 미소 짓게 하기에 충분했다.

▲ 코윈 스페인은 스페인 마드리드한인회와 함께 지난 6월 1일, 스페인 이사벨 1세 여왕의 생가를 방문하는 ‘한서 문화교류 한마당’ 행사를 개최했다. 한복 패션쇼. (사진 코윈 스페인)

한복패션쇼를 통해 한국의 전통의복을 선보인 후, 우리의 전통무술인 태권도와 합기도 시범이 이어졌다. 한국인 관장의 지도 하에 구성된 스페인 태권도와 합기도 시범단의 우렁찬 기합소리에 관중들의 환호와 박수소리가 광장 안에 가득 찼다.

이제 막 태권도를 시작한 흰 띠의 꼬마녀석부터 늠름한 유단자들의 날렵한 몸놀림까지, 먼 타국에서 현지인들을 대상으로 우리나라의 전통무술을 가르친 이의 나라사랑이 참으로 크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 코윈 스페인은 스페인 마드리드한인회와 함께 지난 6월 1일 이사벨 1세 여왕의 생가를 방문하는 ‘한서 문화교류 한마당’ 행사를 개최했다. 코윈 스페인의 사물놀이팀. (사진 코윈 스페인)

그리고 마지막 순서로 준비한 코윈 스페인의 사물놀이팀! 징과 꽹과리와 장구, 북이 한데 어우러지는 소리로 인해 마을은 그야말로 축제 분위기였다. 행사를 위해 아주 짧은 시간 연습했음에도 불구하고 팀원들은 신명나게 악기를 두드리고 장단을 맞추며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함께 모인 250여 명의 한인과 현지인들이 시장기를 느낄 때쯤, 작열하는 태양 아래의 뜨거운 야외가 아닌 아나 이사벨 시장이 마련해준 넓은 무대와 식탁이 준비된 실내에서 점심시간을 가졌다.

▲ 코윈 스페인은 스페인 마드리드한인회와 함께 지난 6월 1일, 스페인 이사벨 1세 여왕의 생가를 방문하는 ‘한서 문화교류 한마당’ 행사를 개최했다. 행사 후 250명이 둘러앉아 오찬. (사진 코윈 스페인)

한인들이 준비한 밥과 김치, 잡채, 샐러드, 제육볶음과 불고기뿐만 아니라 마을 주민들이 한국인을 환영한다는 의미로 스페인의 대표음식인 빠에야를 250명이 먹고도 남을 만큼 큰 대형 프라이팬에 정성을 다해 만들어 나눠주었다. 역시 세계 어디를 가나 시골 인심은 참으로 후하다는 것을 충분히 보고 느낄 수 있었다.

▲ 코윈 스페인은 스페인 마드리드한인회와 함께 지난 6월 1일, 스페인 이사벨 1세 여왕의 생가를 방문하는 ‘한서 문화교류 한마당’ 행사를 개최했다. 250인분 빠에야를 준비한 대형 프라이팬. (사진 코윈 스페인)

식사 후, 악단들의 호따 연주에 맞춰 아나 이사벨 시장과 함께 춤을 배우겠다고 어색한 몸놀림을 하며 웃고 떠드는 동안 미리 예약된 이사벨 여왕의 생가 방문 시간이 됐다.

▲ 코윈 스페인은 스페인 마드리드한인회와 함께 6월 1일, 스페인 이사벨 1세 여왕의 생가를 방문하는 ‘한서 문화교류 한마당’ 행사를 개최했다. 호따 연주에 맞춰 아나 이사벨 시장과 춤 배우기. (사진 코윈 스페인)

한 나라를 통치했던 그 옛날의 궁전이 지금은 수녀들이 거주하며 그 때 그 시절의 모습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음을 보고 역시 스페인다운 방법이라며 칭찬을 모았다. 모두들 이사벨 여왕의 생가와 마을 중심지에 있는 와인을 보관하는 보데가(술창고)도 방문하며 스페인 시골의 정취를 맘껏 만끽하는 시간을 가졌다.

오후 6시, 아쉬움을 뒤로 하고 마을 주민들과 작별인사를 하며 귀갓길에 올랐다. 이국땅에 살면서 한국을 알리는 일에 앞장서서 오늘도 열심히 살아가는 한인들. 비록 주말 하루 함께 보낸 시간이지만 추억은 오래도록 간직될 것이라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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