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언론에 대한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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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포언론에 대한 단상
  • 도경재 편집위원
  • 승인 2004.10.23 00:0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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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의 이야기이다. 멀리 이민을 간신문사 후배로부터국제전화가 걸려왔다.


후배는 앞뒤 사정을 이야기하지도 않은 채 다짜고짜 내게과제를 안겨주었다.열흘 이내에 국내에서 발행되는 모 주간지를 현지에서 인쇄할 수 있도록방법을 강구해달라는 것이었다.


이후 후배의 동포신문 제작을돕기 위해 매주 PDF 파일 작업을 하면서, 동포언론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또한 미국, 영국, 중국, 말레이시아 등 여러 지역의동포신문사에 신문 편집제작과관련한 자문은 물론 PDF 파일제공 등으로 인연을 맺으면서,동포신문사들이 열악한 상황에서 매체를 발간하는 사정을 잘알고 있었다.


지난해 미주지역 동포사회를둘러볼 기회가 있었다. 동포사회에는 갖가지 동포신문과 잡지가포화상태를 이루며 경쟁을 하고있었다. 국내에서 발행되는 일간지와 주간지는 물론이고, 현지에서 자체 제작하는 매체까지 그수와 규모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이같은 동포언론의 양적인 확대에도 불구하고, 매체의수준은 천차만별이었다. 일부 현지 소식을 제외하고는 국내의 인터넷 사이트에 올라와 있는 내용을 그대로 캡처하여 사용하는 매체도 적지 않았다.


심지어는 매체를 만들어본 경험이 있는 구성원이 단 한 명도 없는 상황에서발행되는 동포신문도 눈에 띄었다. 나로서는 이해하기 힘들었지만, 동포사회의 내면까지 들여다보지 못했기에 이렇다저렇다 쉽게 말할 상황은 아닌 듯싶다.해외에서 한글로발행되는 매체를 접한다는 것은 분명 즐겁고 반가운일이다.


그러나 최근 80년 역사를 지닌 고려일보를 비롯해 많은 동포언론사들이 재정난으로 어려움에처해있다는 소식에 안타까움이더한다. 급기야 동포언론을 지원해야 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있다. 꼭 필요한 일이다.그러나 단지 동포사회에서 발행되는 한글 매체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매체를 지원해야 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동포언론에 대한 분류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간혹 언론의 사명은 뒷전으로하고, 자신의 생존을 위해 동포사회를 분열시키거나 언론을 이용해 동포사회에 군림하고자 하는 매체에 대한 이야기가 들려오곤 한다. 이런 매체에 대한 지원은 불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혹 지금껏 그런 의도로 매체를발행했다면, 지금부터라도 진정한 동포언론으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물론 모든 동포언론이 다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진정 한글을사랑하고, 언론의 사명을 다하기위해 애쓰고 있는 동포언론인들에게는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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