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서 임시정부 100주년 기념식과 학술회의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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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서 임시정부 100주년 기념식과 학술회의 개최
  • 서정필 기자
  • 승인 2019.04.14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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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한국역사학자들과 고려인 동포 함께 대한민국 임시정부 의미 되새겨
▲ 4월 11일 러시아 모스크바 러시아고등경제대 한국관에서는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식과 ‘임시정부와 러시아’를 주제로 한 학술회의가 개최됐다. (사진 모스크바프레스)

4월 11일 러시아 모스크바 러시아고등경제대 한국관에서는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식과 ‘임시정부와 러시아’를 주제로 한 학술회의가 개최됐다.

이날 행사는 러시아과학아카데미 동방학연구소, 러시아고등경제대학 동양학부, 러시아독립유공자후손협회, 전러시아고려인연합회 모스크바 지역위원회가 공동주최하고 ‘3.1운동 임시정부 100주년 모스크바기념사업회’가 주관했다.

▲ 4월 11일 러시아 모스크바 러시아고등경제대 한국관에서는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식과 ‘임시정부와 러시아’를 주제로 한 학술회의가 개최됐다. (사진 모스크바프레스)

학술대회에서 발표자들은 ‘임시정부는 3.1운동의 적자이며 따라서 3.1운동과 임시정부는 떼려야 뗄 수 있는 관계가 아니다’ 그리고 ‘3.1운동과 임시정부는 윌슨의 민족자결주의뿐만 아니라 러시아 사회주의 혁명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는 것, 이렇게 크게 두 가지 문제에 대해 같은 인식을 보였다.

▲ 4월 11일 러시아 모스크바 러시아고등경제대 한국관에서는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식과 ‘임시정부와 러시아’를 주제로 한 학술회의가 개최됐다. (사진 모스크바프레스)

알렉산드르 보른초프 러시아과학아카데미 동방학연구소 한국-몽골과장은 “1919년 당시 연해주에서는 러시아와 한국인 사이에 강한 반일본제국주의 투쟁연대가 있었다”며 “상해 임시정부보다도 1개월 먼저 연해주에 임시정부가 형성됐었다는 역사적 사실을 상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4월 11일 러시아 모스크바 러시아고등경제대 한국관에서는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식과 ‘임시정부와 러시아’를 주제로 한 학술회의가 개최됐다. (사진 모스크바프레스)

김 나탈리아 러시아 고등경제대 한국학과장은 “한국역사학자로서 독립운동 자료를 조사하는 데 어려움이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당시에도 러시아어 표기법이 통일돼 있지 않아 같은 독립운동가를 각기 다른 방법으로 표기하고 더군다나 당시에 독립운동가들이 가명을 쓰는 경우가 많아 이들의 정확한 역사적 행적을 규명하는데 어려움이 적지 않다”고 근현대 독립운동사 연구자로서의 어려움을 전했다.

▲ 4월 11일 러시아 모스크바 러시아고등경제대 한국관에서는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식과 ‘임시정부와 러시아’를 주제로 한 학술회의가 개최됐다. 발표하는 김영웅 러시아과학아카데미 극동연구소 선임연구원 (사진 모스크바프레스)

전 소련 연방의회 의원을 지내고 현재 러시아과학아카데미 극동연구소 선임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는 김영웅 교수는 “신생 소비에트 정부는 임시정부와의 반일 공동투쟁에 매우 큰 관심을 보였고 이것이 소비에트 정부의 임시정부에 대한 막대한 지원금 지원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당시 임시정부의 파견자 한형권을 처음에는 잠시나마 대한민국의 대사로까지 표기하며 대접했다는 사실도 짚었다.

이어서 김교수는 “안타깝게도 임시정부의 내분으로 인해 임시정부에 대한 지원이 중단됐다”고 말하고 “임시정부는 군대만 없었을 뿐 제대로 된 형식을 갖춘 정부였다”라며 삼권분립이 이뤄졌고 의회 안에 여러 정당이 활동하고 있었다는 사실도 지적하며 임시정부 총리를 지내고 최초의 사회주의정당을 만들었던 이동휘 선생이 당시 일본 독립지사 명단 1위에 있었다는 에피소드도 들려줬다.

▲ 4월 11일 러시아 모스크바 러시아고등경제대 한국관에서는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식과 ‘임시정부와 러시아’를 주제로 한 학술회의가 개최됐다. 발표하는 김원일 전 모스크바한인회장 (사진 모스크바프레스)

김원일 전 모스크바한인회장은 ‘대한민국과 임시정부의 법통’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김원일 씨는 “임시정부에 대해 여러 가지 면에서 더 논의돼야 하는 부분이 있다 해도 임시정부가 표방하고 지향한 민주주의와 공화국이라는 두 이념은 대한민국이 해방 후 정치발전을 이루는 데 주춧돌이자 나침반이 됐다”라며 “해방 후 한국의 정치경제 발전은 이러한 지향점들을 구현해 나가는 과정이었다고 믿는다”라고 말했다.

이번 학술대회는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러시아 한국역사학자들이 고려인 동포들과 함께 한국 임시정부의 의미를 되새겼다는 데 적지 않은 의의가 있었다고 발표자들은 입을 모았다. 

발레리 수히닌 전 주북한러시아대사의 기념사로 시작한 2부 행사에서는 소프라노 임안나의 ‘그리운 금강산’ 열창과 케이팝 가수들의 공연이 이어졌다.

▲ 4월 11일 러시아 모스크바 러시아고등경제대 한국관에서는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식과 ‘임시정부와 러시아’를 주제로 한 학술회의가 개최됐다. 최 발렌틴 러시아독립유공자후손협회장이 ‘사진으로 본 러시아 한인의 항일 독립운동’ 제3권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 모스크바프레스)

이번 행사를 주관한 김원일 전 회장은 “일제강점기 한국독립운동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던 러시아의 수도 모스크바에서 학술회의가 개최돼 뜻깊다"며 " 이번 학술회의가 한러 관계의 역사성을 밝히는 소중한 기회가 됐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행사의 후원은 재외동포재단(이사장 한우성)과 모스크바프레스가 맡았으며 이진현 주러시아한국대사관 정무공사. 최 발렌틴 러시아독립유공자후손협회장, 김 에두아르트 전러시아고려인연합회 모스크바지역위원회장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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