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한글박물관, 헝가리 최초의 한글사전 ‘웽조사전’ 기증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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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한글박물관, 헝가리 최초의 한글사전 ‘웽조사전’ 기증받아
  • 서정필 기자
  • 승인 2019.03.21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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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학술원에서 1957년 발간됐으며 2만 3천여 어휘 수록
▲ 3월 21일 국립한글박물관에서 열린 헝가리 최초의 한글사전인 ‘웽조사전’ 기증식에서 박영국 국립한글박물관장(왼쪽)과 초머 모세 주한헝가리대사가 사전을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 국립한글박물관)

국립한글박물관(관장 박영국)은 초머 모세 주한헝가리대사로부터 헝가리 최초의 한글사전인 ‘웽조사전’을 기증받고, 2019년 3월 21일 기증식을 개최했다.

‘웽조사전’은 헝가리 학술원에서 1957년 발간한 헝가리어-한국어 사전으로 2만 3천개의 어휘가 수록돼있다. 이 사전은 헝가리 최초의 한국학자 쇠베니 얼러다르 박사의 주도로 만들어 졌으며, 이름은 러시아어로 헝가리를 뜻하는 ‘웽그리아(Vengrija)’의 ‘웽’과 조선의 ‘조’를 합쳐서 지은 것이다.

얼러다르 박사는 1951년 헝가리가 한국 전쟁 중 공산주의 국가 간 연대 차원에서 초청한 북한 전쟁고아에게 헝가리어를 가르치면서 한국과 인연을 맺었다.

▲ 헝가리 최초의 한글사전인 ‘웽조사전’내지사진 (사진 국립한글박물관)

1952년 헝가리 교육부로부터 사전편찬사업을 제안받았고 1954년부터 1956년까지 헝가리 대사관의 문화관으로 평양에 주재하며 사전 편찬을 주도했다. 1953년에 완성된 초판은 1957년 정식 출판된 ‘웽조사전’의 토대가 됐으며 초판에서 한글 단어들은 필사로, 헝가리어는 타자기로 제작됐다.

헝가리 학술원 출판사는 사전의 정식 발간을 위해 북한과학원 언어학부와 협력을 제안했으며 1954년 하반기 북한과학원에서 사전의 감수를 모두 마쳤다.

▲ 헝가리 최초의 한글사전인 ‘웽조사전’ 내지사진 (사진 국립한글박물관)

당시 헝가리 학술원 출판사는 동양어 인쇄 경험이 없었고, 평양국립인쇄소는 헝가리 문자를 보유하고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헝가리어를 구사하는 인쇄 인력이 없어 인쇄 과정은 순조롭지 않았다.

이후 한글과 한자 인쇄는 평양국립인쇄소에서, 헝가리어 인쇄와 제본은 헝가리 학술원 인쇄소에서 담당해 1957년 하반기에 1,000부를 인쇄했다.

국립한글박물관 관계자는 “1950년대의 국외 한국어 사용과 한글 인쇄 환경을 볼 수 있는 한글 자료로서 국외 한글 연구의 기초자료로 활용가치가 높으며 한국·헝가리 30주년 기념이 되는 해에 기증받아 더욱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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