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인 사회 하나로 뭉치는 계기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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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인 사회 하나로 뭉치는 계기돼
  • 김제완
  • 승인 2004.10.20 00: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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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이주 140주년 기념행사 성대하게 열려

지난 10월2일과 3일 양일간 모스크바에서 러시아와 CIS 지역 고려인들 대표들과 각국에서 온 축하사절단 300여명이 모인 가운데 러시아 이주 140주년 기념행사가 열렸다.

2일 오전 갑자기 쌀쌀해진 날씨속에서 모스크바 세르빈까묘지에서 “러시아이주 140주년 기념 고려인 희생자 추모비 제막식”과 “정치탄압 강제이주 희생자 외국간섭군 대항 원동해방 전투(1918-22) 전몰 희생자 추모비 제막식"이 동시에 열렸다.

이 자리에서 장 류보미르 국가두마의원은 “소련붕괴 이후 한-러 관계는 더욱 좋아졌다며 우리 한민족이 뿌리를 잃지 않고 후세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찿을 수 있도록 힘쓰자”고 당부했다.

이광규 이사장은 1920년의 신한촌사건부터 92년 미국 LA흑인폭동까지 한민족 5대비극을 설명했다. 그중 하나인 1937년의 고려인 강제이주 사건을 기리는 두개의 비석이 세워져 뜻깊다고 말했다. 또한 역사적으로 동포사회의 맏형이 되는 러시아 동포들에게 우리가 힘을 모아 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태익 주러시아대사는 “역사를 배우지 않는자는 역사에서 처벌 받는다”며 “후손을 위해 이같은 행사을 갖게 됐다며 나라의 힘이 약해지면 나라도 빼앗기는 만큼 한민족이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모스크바 1086 한민족 고려인학교에서 300여명의 참석자가 점심식사를 마치고 한러 문화 교류센터가 들어설 4만여평의 부지를 들렀다.

다음날인 3일 오전에는 크레믈린궁 부근에 위치한 무명용사 묘지에 헌화했다. 이번 행사의 하일라이트는 이날 저녁 국제민족음악당에서 1천여명의 동포가 초청된 가운데 열린 갈라콘서트 공연이었다.

최근 러시아에서 인기를 모으고 있는 고려인 출신 가수 아니타 최씨가 사회를 보는 가운데 우즈벡 키르키스탄 그리고 연해주 우스리스크의 아리랑 가무단과 원광학교 사물놀이패등의 공연이 펼쳐져 찬사를 받았다.

이 자리에서 대회조직위원장인 러시아 문화부 장관은 러시아내 160개의 소수민족중에서 이렇게 큰 이주기념행사는 처음이라고 말하며 240년 이주 역사를 가지고 있는 러시아의 독일인사회로부터도 부러움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한국에서 축하사절로 방문한 이광규 재외동포재단 이사장과 재일민단 김재숙 단장 그리고 정태익 주러시아대사등이 축사를 했다.

이번에 모인 고려인들의 양대산맥으로 알려진 고려인협회(OOK)와 민족문화자치회(FNKA) 조직이 함께 모였다는 점이 눈에 띈다. 고려인협회의 조바실리 회장과 민족문화자치회의 정세르게이 회장 그리고 새로이 동포사회의 지도자로 등장한 장 류보미르 국가두마의원등이 함께 손을 잡은 모습은 역사적인 장면이라는 말을 듣고 있다. 특히 그동안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았던 젊은 층도 다수 참여한 것도 고려인 원로들을 흐뭇하게 했다.

그러나 고려인 단체들간의 해묵은 대립과 갈등이 행사기간동안 감추어지지 않았다. 3일 저녁에 열린 만찬회에서 조바실리 회장은 20여명의 고려인에게 공훈을 기리는 상을 수여했다. 이때 이번행사에 4만1천불을 지원한 재외동포재단 이사장과 장류보미르 의원은 제외해 구설에 올랐다. 갈라콘서트에서 행사안내서에 한글이 들어있지 않은 것도 한국에서 온 축하객들을 무시했다는 뒷말을 낳았다.

모스크바=신성준기자, 김제완기자 <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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