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공공장소에서 씀바귀 채취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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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공공장소에서 씀바귀 채취라니
  • 임용위
  • 승인 2004.10.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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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의 광장에 보내준 글의 내용을 확인해보지 않을 수가 없었다. 차뿔떼뻭 공원 녹지에서 나물을 채취하는 광경이 공원 관리자들과 현지인 산책객들에게 종종 눈에 띄어 빈축을 사고 있다는 소식은 한인회를 통해 알아본 결과 사실로 드러났다.
물론 씀바귀 등의 나물을 캐는 여성들은 주부로 보이는 한국인 여인들이고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닌 그 일로 공원 관리자들은 몇 차례씩 주의를 넘어 경고를 했다고까지 한다.
여러 가지 행태로 한국인들이 종종 튀는 행위를 벌여 멕시코 현지사회에 특별하게 모색되는 일은 더 이상 종지부를 찍었으면 좋겠다. 고국에서야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 치더라도 공공시설에 각별히 공용 연대의식을 갖고 있는 이 나라 사람들에게 잔디밭에 들어가 바구니에 나물을 캐 담는 모습들이 어떻게 비쳐졌을지 상상만 해도 아찔한 대목이 아닐 수 없다.
더욱이 하교후의 자녀들을 데리고 공원에 나와 아이들과 합세해서 나물채취를 한다는 이 같은 한인 학부모들의 행동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그 학부모는 자연에 파묻힌 무공해식물을 캐내 영양식의 자연식품이 맛도 좋고 몸에도 좋다는 얘기를 자녀들에게 전해주었을 것이다. 그 학부모가 한국이 아닌 멕시코에서 멕시코 사람들이 결코 좋아할 리가 없는 공중도덕의 질서를 파괴하는 행위를 하고 있다는 사실은 물론 자녀들에게 전해주었을 리가 만무하다.
공원 관리자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던 해당 한인여성이 뭘 모르고 벌인 실수로 일단은 간주하고 싶다. 다만 하지 말라고 한번쯤 공원관리인에게 주의를 받았다면 그 같은 일은 반복하지 않는 것이 한인사회 전체의 이미지 관리를 위해서 바람직한 판단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은 것이다.
개고기 식용민족이라는 오명이 잠잠해진지도 얼마 지나지 않았다. 겪어봐서 알겠지만 ‘야만인’이라는 칭호까지 들어가며 현지여론의 따가운 시선에 시달린 장시간의 시간들 속에서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았던 우리였든가? 더욱이 요즈음 현지 정부 산하기관에서 벌이는 단속과정에서 한인들이 표적이 되고 있는 듯한 인상을 지울 수가 없게끔 힘든 시련의 터널 속에 갇혀있는 분위기에 처해있고 보니 이런 톡톡 튀는 모습의 소식은 우울함 속에 더 큰 스트레스를 가중시켜 줄 뿐이다.
어떻게든 헤쳐 나가려다 보니 그 방법이 수월치 못했던 결과로 불이익을 당한 동포들이 고통 받고 있는 바로 이웃에서, 아무 생각 없이 벌이는 공중 질서의 파괴행위로 한인 이미지 손상에 한 몫 거드는 주부 여성들의 자숙하는 모습들이 지금이야말로 절실한 시기가 아닌가 한다.
어찌 보면 우리식의 눈으로는 하찮은 일이라고 치부해도 될 일일지는 모르나, 그 광경을 바라보는 현지인들의 눈에는 결코 하찮은 일이 아닐 수가 있다는 사실을 상기하고, 다시는 이 같은 소식들이 독자의 광장을 장식하지 말았으면 해서 사설에 붙여본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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