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우리가 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애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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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우리가 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애국
  • 임용위
  • 승인 2004.10.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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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승되어 가는 "한류열풍"의 중심에서
멕시코 한류열풍의 현주소는 생각보다 거센 회오리를 몰아가고 있었다. "한국"에 관심을 갖고 광범위하게 활약하는 4개의 단체들은 저들마다의 경쟁의식을 흩뿌리며 멕시코 땅에 저들 스스로 "한국"을 알리고 부각시키는데 불을 지피고 있었다.
참으로 "공"으로 얻은 한국 문화외교사절단들인 이들을 바라보면서 이제는 공짜로 얻은 동기에만 좋아하고 있을 수만은 없게 되었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회원들 각자가 자비를 갹출해 한국 전반에 관한 정보가 담긴 팜플렛을 제작해 배포하고, 또 어느 단체는 한국 드라마 테이프와 음악 CD를 들고 지방 방송을 다니면서 방송관계자에게 드라마나 쇼프로로 방영해 줄 것을 요청하기까지 하는 등 응당 한국사람도 하기 힘든 일들을 열성껏 발휘하고 있었다.
"한국"을 사랑하고 "한국인 연예인"을 흠모하는 이들 팬클럽 회원들의 숫자만 봐도 한류의 열기는 쉽게 짐작이 간다. 말이 1,500명이지 가히 적은 수는 결코 아니다. 멕시코에 정착해 살고 있는 한국인 인원은 어림잡아서도 추산이 안 된다. 다만 우리 한인들이 한 자리에 가장 많이 모였던 때를 한번 기억해 보자. 해마다 5월1일 실시하는 한민족체육대회에 가장 많은 한인들이 모였던 때가 제4대 신현태 한인회장 시절(2002년)의 500명이었고, 그 다음이 2002년 한일월드컵 4강전을 위성중계로 공개방영했던 피에스타 아메리카나 호텔에서의 응원전에 운집했던 450명 가량이었다. 호시절의 한민족체육대회 때나 월드컵 응원전의 열기에서 느낄 수 있었던 것은 실로 보기 드문 한마음으로서의 "화합"이었다.
팬클럽 회원들을 간추려 200여명을 초청해 불러모은 공관의 현장에서 느끼는 "한국사랑"의 열기 또한 "한국"에 쏟는 관심과 열의가 바로 하나로 묶어져 있었다는 점이었다. 수십만 불을 투자해서도 얻기 힘든 결과를 우리 한국인 당사자들은 문화외교 산업으로서의 최대의 수확을 공짜로 얻는 셈이 된 것이다.
각 팬클럽의 회장단들이 들려주는 말로는 적어도 하루 다섯명 가량씩은 매일매일 펜클럽 인터넷 사이트로 정회원에 등록하고 있다고 한다. 800명 가량에 육박했던 작년 11월초에 추산했던 팬클럽 회원은 불과 5개월만에 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이러한 현상이 순조롭게만 이어나간다면 아시아권에서 휘몰아치고 있는 한류열풍에 어느 정도는 버금가는 현상이 이 땅에서도 일어나지 말란 법은 없겠다는 욕심까지 생긴다.
안재욱이 출연하는 영상물을 보고 마치 만국의 공통어처럼 돼버린 "오빠!"를 연발하면서 가슴을 조리는 멕시코인 팬들에게 우리가 돕고 나서야할 것들이 "무엇이 있을까"를 차근차근 정리하고 생각할 시점에 와 있다. 공관에 모인 그들은 한국사람이라는 이유 하나 때문에 당사 취재부 기자와 함께 사진을 찍는 것조차도 영광스럽게 대하고 있었다. 적어도 200여명의 그들 가슴속에 새겨진 한국이라는 나라는 "낙원" 그 자체로 그려져 있을 것이고, "한국 사람" 모두는 선남선녀로 자리잡고 있을런 지도 모른다.
일순간에 치솟아 오른 한국, 한국인에 대한 아름다운 이미지를 위해 멕시코에 살고있는 우리 한인들이 가져야할 것, 해야하는 것들이 무엇인지는 구차하게 다른 설명이 필요 없다. 어느 한 순간에 멕시코 한인들에 관한 이미지가 일거에 땅에 떨어졌던 시절을 생각하면 답은 명약관화해진다. 공관과 한인단체가 해야하는 것말고, 각자의 한인동포들이 현지인에게 보여지고 들키게 되는 몸가짐 행동거지가 부디 상승되어만 가는 한류열풍의 중심부에 서있는 팬클럽회원들에게 좀 더 깨끗하고도 산뜻한 이미지로 비쳐지기만을 바란다. 그것 또한 멕시코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값지고도 훌륭한 애국이 될 수 있는 것이기에 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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