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상무 프랑스한인회장
상태바
[인터뷰] 이상무 프랑스한인회장
  • 서정필 기자
  • 승인 2019.01.02 14: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임기 중 프랑스 한인 100년사 정리와 차세대 육성 노력, 퇴임 후엔 유럽한인 100년사 기념사업회장으로 활동

▲ 이상무 프랑스한인회장

21세기를 맞은 지도 20년 가까이 지난 지금, 이민 역사가 길어지면서 2세대를 넘어 3세대가 현지사회의 주축으로 활약하는 경우가 계속해서 늘고 있다. 따라서 각국 한인사회마다 이민 역사를 제대로 정리하고 그 역사를 제대로 차세대들에게 전달해, 그들이 한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가지고 한인사회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게 하는 것이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사회를 직접 경험한 1세대와 그들에게 교육을 받은 2세대와 달리, 3세대부터는 한인사회 차원에서 뚜렷한 목표를 세워 정체성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3세대들 간 네트워크 활성화 기회를 만들어주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뜻있는 한인사회 지도자들은 입을 모은다.

2018년을 끝으로 임기를 마친 이상무 한인회장은 임기 동안에 프랑스한인회 100년 역사를 수집, 조사해 출판 준비를 마쳤다. 그리고 2015년 프랑스 한인회가 차세대들의 모임인 ‘제이콥’을 한인회 산하에 발족시키는 등 차세대 한인 정체성 확립과 한인사회 차세대 육성이라는 두 과제를 잘 수행한 대표적인 한인회로 만들었다.

‘프랑스 한인 100년사’(가칭) 출판 협의 차 본국을 찾은 이상무 프랑스한인회장을 12월 27일 본지 사무실에서 만나 지난 4년 임기 동안의 소회와 퇴임 후 활동 계획 등에 대해 들어봤다.


▲ 본지 이형모 대표와 지난 4년 임기를 돌아보며 이야기를 나누는 이상무 프랑스한인회장

Q. 이제 곧 4년 동안의 한인회장 임기를 마치시게 됩니다. 33대에 이어 34대 회장으로 프랑스한인회를 이끄셨는데요. 먼저 임기를 마치시는 소회를 듣고 싶습니다.


이상무 한인회장(이하 이) : 예 세월이 참 빠릅니다. 4년이 정말 빠르게 지나갔습니다. 제가 4년 전에 취임 인사하면서 말했던 것처럼 프랑스 교민사회의 특성에 맞게 젊은 사람들이 함께 하는 한인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고 상당 부분 결실을 맺었다고 생각합니다. 2015년에 차세대 29명으로 시작한 ‘제이콥’이 3년 남짓 지난 지금은 프랑스 사회에서 나름대로 소중한 역할을 하고 있는 우리 차세대들이 매달 적게는 40명 많게는 100명 가까이 함께 하는 모임으로 안정화됐고, 프레젠테이션 대회 등 차세대들의 함께 꿈을 나눌 수 있는 기회도 마련했습니다.

그리고 (초벌 원고를 보여주며) 또 하나 중점을 두고 진행한 ‘프랑스 한인 100년 사’(가칭) 출간 계획도 출판사를 정하고 실제 책을 출판하는 작업만 남겨놓고 있습니다.

▲2015년 6월 있었던 프랑스 한인 차세대 발대식 단체 기념 사진 (사진 프랑스한인회)

Q. 프랑스한인회가 만들어진 것은 1968년인 것으로 아는데요? 어떻게 프랑스 한인사가 100년을 맞게되는지 조금 더 구체적인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이 : 예 1919년 11월 재법한국인회가 설립되면서 우리 프랑스 한인사가 시작됐습니다. 러시아 무르만스크의 군수공장 노동자로 일하다 영국을 거쳐 귀국하던 250명의 한인 노동자 가운데 35명이 프랑스에 남게 되면서 재법한국인회를 출범시켰습니다. 당시에는 ‘불(佛)’자 대신에 ‘법(法)’자를 프랑스를 나타내는 글자로 썼거든요.

재법한국인회 출범의 필요성은 당시 프랑스에서 독립운동을 하던 김규식 선생이 '상해 임시정부가 창설되었으나, 대한민국이 국제적으로 공인받는 정부가 없으니 재법한국인회라는 민간단체라도 있어야 한다.'는 특별한 자각으로 만들어진 의미심장한 조직이었습니다.  

그 때 남은 35명의 한국인 노동자들은 힘든 노동 속에서도 당시로서는 상당히 큰돈인 6,000프랑을 대한민국의 독립자금으로 김규식 선생의 독립운동 단체에 지원하기도 했어요. 프랑스 한인 역사는 그분들의 노력과 희생으로 시작된 자랑스러운 역사입니다.
 

▲ 지난 2015년 ‘미래의 꿈과 열정을 디자인 하라’를 주제로 열린 프랑스 차세대 프레젠테이션대회에서 인사말하는 이상무 한인회장 (사진 프랑스한인회)

Q. 물론 유학생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프랑스 한인사회의 특성 때문이기도 하겠지만요. 임기 중에 앞서 말씀하신 것처럼 차세대 관련 사업에 특히 중점을 두신 것 같은데 특별한 이유가 있었는지요?

이 : 알고 계신 것처럼 시대는 대단히 빨리 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직 몇몇 한인사회에서는 이민 1세대들이 한인사회의 주요 의사결정을 하며 차세대 정체성 교육과 그들 사이의 네트워크 강화를 부차적인 것으로 보는 경향이 있어요. 그래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차세대들에게 그들의 눈높이에 맞는 방식으로 정체성 교육을 시키고, 스스로 한인사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래야 본국과 거주국 문화를 동시에 이해하고 급변하는 정보통신환경에도 능숙한 글로벌 인재를 만들고, 그들이 미래 한인사회를 책임지고 이끌어가는 선순환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제이콥의 결성 그리고 한인 차세대 프리젠테이션 대회와 멘토링대회  개최 등은 이러한 기대 속에 추진한 사업들입니다.

▲ 제3회 프랑스 한인 차세대멘토링 대회에 참석한 이상무 프랑스한인회장 (사진 프랑스한인회)

Q. 준비하고 계신 ‘프랑스 한인 100년사’에 대해서도 더 자세히 듣고 싶습니다.

이 : 예 이 책은 1부와 2부로 구성돼 있고요. 1부는 해방 전의 한인역사, 2부는 그 이후의 역사가 서술됐습니다. 분량은 400페이지 전후가 될 것이고 글과 사진이 반 정도씩 채워집니다.

프랑스 한인사회에서부터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표지 디자인을 지난 10월 17일부터 11월 16일까지 공모했고요. 많은 출품작 중에서 최우수상으로 김원기 씨의 ‘꼬레앙 100년 이야기’가 선정됐습니다.

▲ 지난해 3월 1일 눈 내린 에펠탑을 배경으로 열린 3.1운동 99주년 기념식 (사진 프랑스한인회)

Q. 퇴임 후 계획은 준비되셨나요?

이 : 2015년부터 4년 동안 한인사회를 위해 봉사할 수 있어서 참 감사했습니다. 제 후임으로는 프랑스한인사회를 너무나 잘 이해하고 계시는 나상원 신임 회장님께서 앞으로 2년 간 한인회를 이끄시게 됐습니다.
 
나상원 신임회장님께도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앞으로 저는 ‘유럽한인 100년사 기념사업회’ 회장으로 유럽한인총연합회와 함께 프랑스를 넘어 유럽 여러나라 한인들의 발자취를 정리하고 알리며, 우리 다음 세대에게 정리한 내용을 전달하는 역할을 할 계획입니다. 계속해서 프랑스 한인사회를 위해 봉사하고 차세대 정체성 강화를 위한 노력도 이어가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