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고성용 민주평통 태국지회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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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고성용 민주평통 태국지회 자문위원
  • 서정필 기자
  • 승인 2018.12.11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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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교사 퇴임 후 치앙마이로 은퇴 이민…현지 학교 장학금 전달과 한국어 수업 개설 노력

▲고성용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태국지회 자문위원

고성용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태국지회 자문위원은 2011년 고등학교 교감으로 정년 퇴임하자마자 치앙마이로 삶의 터전을 옮긴 은퇴 이민자다.

그래서, 대부분의 이민자들에게 새로운 땅은 도전의 뜻을 담고 있지만 고성용 위원 부부에게는 제2의 인생을 의미있게 보낼 안식처의 의미가 더 컸다.

한국에서 30년 넘게 교편을 잡았던 부부는 치앙마이에 살면서, 여러 학교들과 인연을 맺고 어려운 형편의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하고, 한국어 수업이 개설되도록 노력하며 보람있게 보내고 있다.

날이 갑자기 추워진 12월 7일 재외동포신문사를 찾은 고성용 위원과의 대담을 옮겨 싣는다. 이 날 자리에는 부인 조인숙 공립 호프라중등학교 한글학과 담당 교사도 함께 얘기를 나눴다.


▲고성용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태국지회 자문위원

Q. 먼 길 오셨습니다. 먼저 치앙마이로 어떻게 가게 되셨는지 그리고 요새는 어떻게 지내시고 계신지 듣고 싶습니다.

고성용 자문위원(이하 고) : 예 저는 2011년까지 30년 넘게 교편을 잡다가 고등학교 교감을 끝으로 퇴임했습니다. 그리고 바로 짐 정리해서 치앙마이로 떠났습니다.

조인숙 교사(이하 조) : 치앙마이를 선택한 이유는요. 저희가 퇴임 전에 이곳저곳 여행을 다녔는데 치앙마이도 한 번 가봤었어요. 그런데 너무 좋더라고요. 그래서 우리 두 부부 모두 그해에 퇴임을 하게 됐고, 퇴임 직후에 결심하고 떠나게 된 겁니다.

Q. 은퇴 후 새로운 곳에 다시 적응한다는 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것 같은데요? 또 그동안 만들어 놓은 인간관계도 있으셨을 것이고...
고 : 제가 은퇴를 앞두고 또래 선생님들과 은퇴 후 삶에 대해 생각을 나누는 시간이 있었는데요. 그 때 주로 나오는 이야기가 새롭게 어떤 일을 추진한다든지 부동산중개사 시험공부를 한다든지 그런 것들이었습니다.

생각해보니 제 입장에서는 좀 이상했습니다. 몇 십 년을 매일같이 분필 들고 쉬지 않고 아이들 가르친 분들이 은퇴와 동시에 자신을 혹사시킬 궁리만 하는 것이 이해가 안 가더라고요. 그렇게 일을 했으면 이제 마음을 내려놓고, 인생 정리하며 쉬는 게 맞는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제 선택에 만족하고 있습니다.
 
▲ 지난 11월 70년 전통을 자랑하는 태국 치앙마이 소재 공립 호프라중등학교에 한글학과가 문을 열었다.

Q. 치앙마이 호프라 중등학교와 인연을 맺고 장학금도 전달하고 한글 수업 개설 노력도 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 일은 어떻게 시작하시게 된 건가요?
조 : 아무래로 두 사람 다 교사 출신이다 보니 그곳에서도 학교가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느낌이 우리나라가 막 발전할 때의 학교 모습과 많이 닮아 있습니다.

그래서 자주 방문해서 장학금이랑 체육복도 전달하며 인연을 쌓아가고 있습니다, 그렇게 쌓은 신뢰 속에 11월에는 호프라 중등학교에 한글학과가 개설됐고 제 아내가 담당교사로 일하게 됐습니다.
 
▲ 지난 2016년 8월 장학금을 전달하기 위해 치앙마이공립중등학교 방문한 고성용 위원(왼쪽 7번째) 과 오른쪽 삼레크레판 교장. 다시 오른쪽이 고 위원 부인 조인숙 씨

Q. 은퇴 후 이민을 결정하시다보니 현지 한인사회와 동화되는 것도 쉽지는 않았을 것 같습니다.
고 : 예 7년 동안 다른 교민들과 소통하고 교류하며 잘 지내고 있습니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기는 하지만요

Q. 아쉬운 점이라면 어떤 것을 이야기하시는지요?
고 : 우리 한인사회가 좀 더 구심점을 잡고 잘 뭉쳤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현지 한인 사회보다는 중국 등 타 민족 사회들이 더 잘 단합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보니 태국사회에서의 위상도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태국에 살고 있는 중국인들은 그들끼리 하나로 뭉쳐서 한화 20억 원 정도의 기금을 조성해서 그 돈을 자신들의 단합과 태국 사회와의 교류를 증진하는데 사용합니다. 그런데 한인사회는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조 : 태국 사람들은 중국을 ‘친구의 나라’라고 부릅니다. 여러 시설들이 중국인들이 사용하기 편하도록 변해 가는 것이 눈으로 보입니다. 그럴 때마다 부럽기도 하고 우리 동포들도 충분히 그럴 수 있는 역량이 있는데 하고 아쉽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고성용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태국지회 자문위원 부인 조인숙 공립 호프라중등학교 한글학과 담당 교사

Q.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고 : 한국국제학교를 세울 구상을 하고 있습니다. 아직 말 그대로 구상 단계고요. 어떤 규모로 세울지 후원자를 어떻게 찾을지 등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물론 지금 하고 있는 장학금 전달 사업과 한국어 수업 개설 사업은 계속해서 해 나갈 거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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