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이상 구명운동 50주년 기념 평화 토크 및 콘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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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이상 구명운동 50주년 기념 평화 토크 및 콘서트’
  • 김복녀 재외기자
  • 승인 2018.12.05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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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은 왜 윤이상 구명 위해 움직였는가’ 생생한 역사적 증언과 동백림 사건의 의미 되새겨

▲ 윤이상 평화재단과 베를린 윤이상하우스는 11월 24일 공동주최로 ‘윤이상 구명운동 50주년 기념 평화 토크 및 콘서트’를 열었다. (사진 김복녀 재외기자)

세계적인 작곡가 윤이상 선생의 구명운동 50주년을 맞아 당시의 생생한 역사적 증언과 함께 동백림 사건의 초국가적인 의미를 되새기는 ‘윤이상 구명운동 50주년 기념 평화 토크 및 콘서트’가 지난 11월 24일, 윤이상평화재단(이사장 탁무권)과 베를린 윤이상하우스(운영관장 정진헌 베를린자유대학 교수) 공동주최로 베를린 윤이상 선생 자택이었던 윤이상하우스 KEB 한나홀에서 열렸다.

행사에서는 송두율 전 뮌스터대학 교수와 이유재 튀빙겐대학 교수, 우베 슈멜터 독한협회 회장, 윤이상 제자였던 어빈 코흐-라파엘 교수 등이 동백림 사건과 관련한 당시 상황을 조명했으며, 정범구 한국대사, 한국 학자, 음악가, 예술인 그리고 현지인 등 70여 명이 모여 7시간 동안 릴레이 행사를 가졌다.

▲ 칼스루헤 음대 한가야 교수의 피아노와 소프라노 서예리의 오프닝 콘서트.(사진 김복녀 재외기자)

행사는 칼스루헤 음대 한가야 교수의 피아노와 소프라노 서예리의 오프닝 콘서트로 시작됐다. 콘서트에서는 윤이상 선생의 초기 가곡, '편지(김상옥 시)', '고풍의상(조지훈 시)'과 박영희 선생의 피아노곡 ‘목마르다’가 연주됐고,  재일동포 망명 음악가 한재숙의 가곡 '망향제주(홍용오 시)'를 불러 이 행사의 의미를 깊게 했다.

정범구 대사는 축사에서 “윤이상의 업적에 대해서 논란이 있었지만 문재인 정부 들어서 그의 업적은 인정받게 됐다”며, “그는 생애 동안 남북의 화해를 위해 많이 노력했으며 동서양의 음악적인 전통을 중계하는 연결자로서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 전 조선인민민주주의공화국 독일대사를 역임한 도리스 헤르트람프가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 김복녀 재외기자)

전 조선인민민주주의공화국 독일대사를 역임한 도리스 헤르트람프는 축사를 통해 독일과 남북한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한 윤이상 선생의 업적을 기렸다.

이어, 1부 ‘기억과 증언’ 세션에서는 튀빙겐대학교 한국학과장인 이유재 교수가 ‘독일은 왜 윤이상 구명을 위해 움직였는가’에 대한 연구 발표가 있었다. 그는 발표에서 “동백림 사건과 한국을 위한 초국가적 민주화 운동이었다”며, 냉전의 경험이 달랐던 시공간적 맥락의 중요성을 지적했다.

또한, 독일로 망명한 후, 윤이상과 민주사회건설협의회를 창립하고 의장을 맡은 전 뮌스터대학교 송두율 교수는 ‘내 체험 공간 속의 동베를린 사건’이라는 주제로, 역사적 사건을 생생한 삶의 이야기로 증언했으며, 2006년 국정원 과거사특별위원회가 동백림 사건이 확대 과장됐다는 점을 밝힌 것을 언급하면서 “한국사회에서 국가보안법이 너무 오랫동안 영혼의 자유를 죽여 왔다”고 말했다.

▲ 행사에서는 송두율 전 뮌스터대학 교수와 이유재 튀빙겐대학 교수, 우베 슈멜터 독한협회 회장, 윤이상 제자였던 어빈 코흐-라파엘 라파엘교수 등이 동백림 사건과 관련한 당시 상황을 조명했으며, 정범구 주독일 한국대사, 독일인, 한국 학자 그리고 음악가, 예술인 등 70여 명이 모여 7시간 동안 릴레이 행사를 가졌다. (사진 김복녀 재외기자)
▲ 송두율 전 뮌스터대학 교수. (사진 김복녀 재외기자)

한편, 윤이상 석방 캠페인을 위해 오케스트라를 조직해 연주를 이끌고 지휘를 했던 현 독한협회 회장 우베 슈멜터 박사는 동백림 사건이 터진 1967년도 당시의 독일을 비롯한 유럽의 역사적 문화적 전환기(68운동)부터 최근까지의 연대적 활동을 소개했다.

윤이상 선생의 제자였던 어빈 코흐-라파엘 교수는 윤이상 선생과의 만남과 옥중 작품 ‘나비의 미망인’ 관람기를 보여 주며, 당시 독일 분위기에 대해서 설명했다. 또한 큐레이터이자 미술사학자 박계리 자유대 초빙교수가 동백림사건의 또 다른 피해자인 이응로 화백의 삶과 작품에 대해 발표했다.

2부 순서에서는 ‘윤이상의 옥중 음악 그리고 윤이상을 기억하는 음악’ 프로그램이 기획돼, 윤이상하우스 상주음악가 정은비 타악기 연주자가 그리스에서 활동하다 프랑스로 망명한 크제나키스의 레봉을 힘차게 연주해 참석자들로부터 우레와 같은 박수갈채를 받았다.

또한 윤이상 선생의 제자인 토시오 호소까와의 ‘윤이상 추억'을 피아니스트 숀니아 아카르, 바이올린 마틴 푼다, 첼로 요나탄 바이르레가 연주했다. 이어, 양이룩 작곡가가 동백림 사건의 피해자 천상병 시인의 시에 곡을 붙인 ‘귀천’을 메조소프라노 민수연이 불러 감동을 더했다.

이어서 윤이상 선생 작품의 정통 해설가인 국제윤이상협회 볼프강 슈파러 회장이 윤이상의 대표적 옥중작품으로 수작이나 대중에는 잘 공개되지 않았던 ‘률’의 음악적 특성에 대해 소개하며 감상하는 시간을 가졌다.

▲ 전 뮌스터대학교 송두율 교수는 ‘내 체험 공간 속의 동베를린 사건’이라는 주제로, 역사적 사건을 생생한 삶의 이야기로 증언했다. (사진 김복녀 재외기자)

3부에서는 ‘한반도 평화를 위한 문화예술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우베 슈멜터 박사가 사회를 맡고, 정은비 연주가와 성악가 홍일, 다름슈타트 음대 코드 마이저링 학장이 개인적 경험과 음악의 시대사적 역할 및 중요성에 대해 관객들과 함께 깊이 있는 토의를 했다. 특히, 윤이상하우스를 통해 남북한 음악인들이 소통함은 물론, 윤이상 선생의 작품을 함께 연주하는 활동의 중요성에 공감했다.

행사를 주최한 정진헌 교수는 “이 행사를 위해 후원해주신 여러분들께 감사드리며, 윤이상 선생님께서 많이 기뻐하시리라 믿으며, 이제부터 동백림 사건은 재조명되고, 한 맺힌 피해자분들의 명예가 제대로 회복되고, 그 과정에서 남북한 화해와 협력의 길이 예술을 통해 한 차원 높게 진행되도록, 이 행사에 함께한 우리 모두 노력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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