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이해찬 총리께 드리는 글
상태바
[칼럼] 이해찬 총리께 드리는 글
  • 안동일 논설위원장
  • 승인 2004.09.09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총리에 취임하신지도 이제 두달 여가 지나가고 있습니다. 늦게나마 중책을 맡으시게 된 것을 축하 드리면서 어려운 시기 바른 국정 수행을 위해, 또 그동안 말 뿐이었던 책임 총리제 구현을 위해 열심히 뛰고 계시는 모습에 많은 기대를 갖게 됩니다.

따지고 보면 꽤 인연이 있음에도 총리님과는 제대로 인사 한번 나누지 못했군요. 20여년 전인 70년대 말 민청련 결성을 위한 낙원동에서의 모임에서 총리님을 한번 뵈었던 이래 그 후에는 대면할 기회가 없었군요.

지난해 귀국해 개혁당에 몸담고 있으면서 열린우리당 창당의 분주했던 시기에도 직접 뵙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총리님에 대해 강직하면서도 합리적인 선배이자 동지라는 생각은 변함없이 가져왔다는 것을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오늘 꼭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재외동포 정책과 관련한 일입니다. 다른 복잡한 여러 현안이 많은데 재외동포 문제가 뭐 그리 급한 사안이냐 하실 수도 있겠지만 급할수록 둘러 가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큰일을 할수록 대국적인 견지를 지녀야 한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마침 새로 취임하셔서 총리실의 대폭적인 개편을 막 단행하신 직후이기에 시의적절하다고 여겨집니다. 재외동포들을 적극 활용하십시오. 우리 한국이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아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를 만들기 위해서는 재외동포 사회와의 협력과 활용이 절대적입니다.

우리의 숙원인 통일 문제에 있어서도 그렇고, 하다못해 현안인 행정수도건설 문제만 해도 동포들을 활용하면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동안 정부 측은 재외동포가 우리의 자산이라고 말은 해왔지만 거기에 걸맞은 정책을 전혀 펴지 못했습니다. 제대로 된 전담기구가 없기 때문입니다.

지구상 제대로 된 국가 가운데 유학생 주재원은 물론 대사나 총영사까지도 자국의 선거에 참여하지 못하는 나라는 대한민국뿐입니다. 근자에 들어 선관위까지도 이에 대한 시정을 생각하고 있는 것은 다행한 일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이 일을 처리 하는데도 유관기관 협조 문제 때문에 큰 혼란에 빠질 지도 모릅니다.

불법체류 중국동포 문제는 법무부가, 재외동포 정책이며 영사문제는 외교부가, 동포관련 사업은 재외동포 재단이, 재외동포 교육 문제는 교육부가, 재외동포 각종 행사는 문광부가 각각 주무를 맡고 있습니다. 이처럼 분산된 업무를 총괄하고 조정하는 기구가 정부 내에 없습니다.

청와대쪽에 건의를 했었는데 여러 어려움이 있다면서 난색을 표했습니다. 청와대 쪽은 그나마 있었던 재외동포담당 비서관 직제도 없앤 형편입니다. 이제 믿을 곳은 총리실 밖에 없습니다. 듣기에 국무조정실 산하에 재외동포 정책위원회가 있기는 한데 한번도 모이지 않았다고 하는군요.

책임 총리의 제대로 된 모습을 구현하는 이해찬 총리님의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글로벌 시대입니다. 제대로 된 동포 정책을 펼쳐 지구촌 전체에서 터져 나오는 박수 갈채와 긍정적인 참여를 보고 싶지 않으십니까? 모쪼록 건강에 유념하십시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