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이왕 벌리는 판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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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이왕 벌리는 판이라면
  • 임용위
  • 승인 2004.08.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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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제에 관련된 이 한인회장의 생각
서동수씨가 멕시코 한인이민 100주년 기념사업회의 위원장직을 계속 이어나가는 방향으로 정해지고 있다. 이광석 7대 한인회장이 잡아가는 기념사업회의 가닥은 일단 바람직한 현상으로 보인다. 이로써 지리멸렬하게 자리다툼(?)을 놓고 설전에 설전을 거듭했던 6대 말 한인회의 모습은 그 볼상사나운 흔적을 감춰버린 듯해서 보기가 좋다.
필자는 광복절 전날에 서 위원장을 비롯한 멕시코 한인사회의 대표적인 원로인사 세 사람이 회동하는 자리에 동석한 일이 있었다. 전 한인회장(6대)과의 적잖은 마찰로 마음의 상처가 채 가시지 않은 서동수씨는 멕시코 이민 100주년 기념사업의 순수성이 훼손되어 가는 범위만 아니라면 굳이 위원장 자리를 고수할 생각은 없다고 토로했다. 다만 100년제 행사가 범 동포적 차원에서가 아닌, 어느 특정인 한사람에 의해 좌지우지 되어가는 행태는 결코 묵과할 수 없다고 단호하게 피력했다.
서동수씨가 특정인이라고 말하는 ‘어느 한사람’이 구체적으로 누구인지는 묻지 않았으나 멕시코 이민역사에 관심있는 전체의 동포가 주체가 되어야한다(범동포적 차원)는 그의 주장은 매우 설득력이 있는 말이었다.
이제 우리 멕시코 한인사회는 대다수의 동포들이 원하든 원치 않든간에 멕시코 한인 이민 100주년 기념행사를 모양새를 갖추고 치러내야 하는 당면과제를 안게 되었다. 이왕 벌리는 판이라면 그 모양새가 제법 규모도 갖추고 보기도 훨씬 좋았으면 한다.
문제는 모든 행사가 그렇듯이 돈이 들어간다는 것이다. 정부가 약속하고 실천하기로 한 굵은 가지의 행사는 이미 정해진 것이고, 한인회가 기획하고 있는 몇 가지의 행사(역사 편찬사업을 비롯한 거리 축제 행사 등)는 어차피는 대부분의 경비를 멕시코 한인사회가 마련해야 한다.
6대 한인회(장)가 깔끔하게 정리하지 못한 모 지상사 대표와의 금전과 관련한 이해문제로 인해 곱지 않은 시선으로 귀결된 지원책은 이광석 신임회장에게 고스란히 떠 넘겨지고 말았다. 그가 이러한 난관을 어떻게 잘 극복해서 범 동포적이고도 범 민족적인 멕시코 한인이민 100주년 사업을 얼마나 성공적으로 가꿔나갈지, 그가 평소 입버릇처럼 피력했던 원로 및 자문위원들과 협의해 타개책을 강구해 나가겠다는 뜻이 얼마나 발휘될 것인지, 조심스러운 심정으로 한번 지켜볼 일이다.
임용위 취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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