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상원 150주년 메달 받은 박은숙 해오름한국문화학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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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상원 150주년 메달 받은 박은숙 해오름한국문화학교장
  • 서정필 기자
  • 승인 2017.12.27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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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월 30일 캐나다 상원에서 캐나다 건국 150주년 기념메달을 들어보이는 박은숙 해오름한국학교이사장

지난 11월 30일 캐나다 국회 상원의사당에서는 ‘캐나다 건국 150주년 상원 기념메달’ 수여식이 있었다.

이 메달은 이름 없는 영웅들이 캐나다와 세계를 위해 봉사한 헌신과 더 나은 공동체의 삶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하고 표창하기 위해 제정됐으며 105명의 캐나다 상원의원이 각각 자신의 지역구에서 십 수 명의 수상 대상자를 선정해 모두 1,500명가량이 메달 주인공이 됐다.

박은숙 해오름한국문화학교 교장도 캐나다 유일의 한국 교포 출신 상원의원인 연마 마틴(브리티시콜럼비아주, 보수당)의원 선정으로 수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박 교장은 한국 입양인 및 양부모를 대상으로 건강한 입양가족을 위한 지지프로그램 제공 및 정체성 확립을 위한 모국의 언어, 생활, 정신문화 교육을 통한 문화 교류에 힘쓰고 있다.

그녀를 만나 지난 11년간 문화학교를 이끌어 온 사연과 기념 메달 수상 소감 등을 들었다.

Q : 다시 한 번 수상 축하드립니다. 먼저 이번에 받으신 ‘캐나다 건국 150주년 상원 기념메달’에 대해서 알고 싶습니다.

A : 1867년 11월 6일 캐나다 상원이 문을 열었거든요. 출범 150주년을 기해 이름 없는 영웅들이 그동안 보여준 캐나다 사회 나아가 세계를 위한 헌신과 더 나은 공동체의 삶에 기여한 공로에 감사하는 의미에서 만들어졌습니다. 메달 수여식 뒤에 저를 비롯한 브리티시콜롬비아 주 수상자들을 지명한 연아 마틴 의원 주최 환영 리셉션이 국회의사당에서 있었고 이어 신맹호 주캐나다대사가 주최한 만찬도 있었습니다.

연아마틴 의원은 “오늘의 메달 수여식은 전국의 공동체들에서 온 캐나다인들이 사회에서 보여준 고무적인 모습과 이타심 인정과 훌륭한 분들을 지명하고 이 역사적인 메달을 수여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며 “캐나다와 세계를 우리 모두에게 더 나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모든 수상자 분들의 의지와 헌신에 박수갈채를 보낸다”고 말씀하셨어요.
 
▲ (왼쪽부터) 조지 퓨리 캐나다 상원의장, 박은숙 해오름한국학교장, 연아마틴 상원의원 (사진 박은숙 해오름한국학교장)

Q : 선생님께서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하신 일에 대해 설명해주신다면요?

A : 특별히 봉사라고 생각한 적은 없습니다. 그냥 저의 일상이었습니다.

이민자로서 제 정체성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고, 지역 사회에 헌신하고 봉사하면서 우리 2세를 위한 디딤돌이 돼 지역 사회에 잘 적응할수록 애썼던 것 같아요. 캐나다의 한국전 참전 유공자분들과 교류하게 되면서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식 및 가평전투 추모식에 10년 가까이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독거 어르신과 이야기나누기, 함께 식사하기, 몸이 불편하신 분들 병문안과 자전적 기록 정리와 유언에 따른 호국원 안장에 관한 절차를 맡아 이런 문제에 신경 쓰지 않고 어르신들이 걱정 없이 노년을 지낼 수 있도록 가족같은 마음으로 도왔습니다.

요즈음 장례식이 참 많아 마음이 그렇습니다. 얼마나 더 뵐 수 있을지....시간이 참 빠르네요. 남은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그 외에 재외동포재단에 등록한 토요 한글학교로 해오름한국문화학교 일을하고 있습니다.  2006년, 개별 방문 지도로 시작해 현재에 이르기까지 8명의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한국 입양인 및 양부모를 대상으로 건강한 입양가족을 위한 지지 프로그램 제공 및 정체성 확립을 위한 모국의 언어, 생활, 정신문화 교육을 통한 문화교류의 일익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 연아마틴 캐나다 상원의원은 11월 30일 캐나다 상원에서 열린 '상원 150주년 상원기념 메달' 수여식 후, 자신이 직접 선정한 열 세명의 시민들에게 메달을 전달했다. (앞줄 왼쪽 두번째) 연아 마틴 의원, 이우석 씨, (둘째 줄 왼쪽부터) 수상자 이인순 씨, 우애경 씨, 서병길 씨, 오유순 씨, 박은숙 씨. (사진 연아마틴 의원실)

Q : 해오름한국문화학교에서 하시는 일을 조금 더 자세하게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


A : 매주 한국어를 통한 언어 학습, 생활 문화가 담긴 한국 음식을 만들기, 전통 문화활동으로 사물놀이, 도자기, 무술 등을 통한 한국과 캐나다의 문화교류을 하고 있습니다. 

삼일절, 현충일, 광복절 및 명절 차례 상 등 체험 학습을 통해 한인과의 유대감 및 한국의 정신문화를 다져가고 있고 매주 문화학습도 진행합니다. 

이외에도 성인이 된 입양인과 양부모와의 대화의 장을 통한 트라우마 극복과 위로의 시간 및 대학생 입양인 장학금 기금 마련 바자회, 가을 민속놀이 대잔치, 김장하는 날, 한마음 가족 대잔치 및 한국의 문화를 배우고 익히는 프로그램도 매년 이어가고 있습니다.  큰 행사에는 100명 이상의 입양인 및 가족이 참여합니다.

또한 한국아이를 입양한 양부모와의 협력을 통해 자녀와 부모간의 유대감을 강화하고 트라우마 극복을 위한 심리 치료에 관한 세미나 및 정서적 안정감을 도모하기 위한 활동 계획도 지속적이고 체계적으로 진행합니다.

해오름한국문화학교와 한·캐 유공자회는 서로 협력하며 지역 사회에 커다란 가족 공동체로 자리매김하게 됐습니다. 

Q : 그동안 봉사하시면서 가장 감동적이고 의미 있던 경험을 좀 말씀해 주십시오. 

A : 지역 활동은 나름 우리 가족의끈을 더욱 견고히 만든 계기가 되었어요. 사업을 하는 남편은 10년 넘게 보이지 않는 경제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고, 아들 또한 봉사활동의 반할을 함께 적극 참여해 왔습니다. 

제가 한 일은 봉사가 아니라 오히려 한‧캐 유공자회 어르신의 지극한 관심과 애정으로 해오름한국문화학교까지도 든든한 가족사랑공동체로 만든 소중한 일상이었어요. 

해오름한국문화학교는 한국 보건복지부에서 해외 입양인을 위한 사후관리 지정 사업 단체로 4년 동안 선정되어 좀 더 적극적이고 활발한활동으로 지역 사회에 천천히 뿌리내려가게 됐습니다.

그 동안 해오름의마중물이 되어 준 자원봉사자 선생님들과 10년을 함께 해온 해오름 가족과의 시간이 주마등처럼 스치고 지나가는 것 같습니다.

어느 해인가 한국어 말하기대회에 참가한 뒤 응급차에 실려 가면서까지 한국인의 끈기와 의지를 보여줬던 어린 데이빗의 모습은 가장 아름다운 해오름의 얼굴이었고 커다란 보람이었습니다.

Q : 정말 오랫동안 봉사해 오셨는데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요?

A : 봉사라니 오히려 낯설어집니다. 모두가 지구촌 가족처럼 서로 섬기는 일이라 계획이나 필요는 자연히 함께 풀어나갑니다. 

봉사는 혼자 하는 일이 아니라는 이야기이죠. 바람이 있다면 이미 고령이신 세계 속의 한국전 참전국의 어르신께 보은의 마음으로 함께 섬기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또한 20만이 넘는 해외 입양인에 대해 사회적 편견보다 좀 더 따뜻한 시선, 열린 마음으로 다가가 줄 수 있었으면 합니다.

Q : 끝으로 수상소감과 함께 꼭 남기고 싶은 말씀을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A : 제 수상 소감보다 함께 수상한 서병길 불가리아 명예영사, 오유순 무궁화재단 이사장, 우애경 요리연구가, 이우석 6·25 참전유공자회장, 이인순 밴쿠버여성회장, 정성자 밴쿠버시온선교합창단장님께 축하와 그 간에 노고에 깊은 감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이분들의 마중물로 한국인이 세계 속의 아름다운 얼굴로 거듭나고 빛이 되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어요.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게 가장 어렵고 멋쩍은 일이네요. 귀한 시간 함께해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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