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까지 이어진 부에노스아이레스 ‘박물관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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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까지 이어진 부에노스아이레스 ‘박물관의 밤’
  • 서경철 재외기자
  • 승인 2017.11.07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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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중남미한국문화원과 김윤신미술관 참여, 대성황 이뤄

▲ 부에노스아이레스 ‘박물관의 밤’ 행사가 11월 4일 밤 260여 개 박물관과 문화 공간에서 열렸다. 공연을 즐기는 방문객들 (사진 서경철 재외기자)

11월의 첫 주말 밤의 부에노스 아이레스는 쉽게 잠들지 못했다.

박물관의 날을 맞은 백만 명의 가까운 시민들은 오후 7시부터 새벽까지 특별히 문을 연 시내 주요 문화 공간 이 곳 저 곳을 옮겨 다니느라 발걸음을 분주히 옮겼다.

1997년 독일 베를린에서 시작돼 전 세계 120여 개 도시에서 개최 중인 ‘박물관의 날’ 행사에서는 평일에 문화 시설을 이용하기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시내 중요 문화 공간들이 1년에 한 번 주말 밤에 함께 문을 열고 시민들을 맞는다. 부에노스아이레스는 2004년부터 ‘박물관의 밤’ 행사를 치르고 있으며 2017년 현재 260여 개 박물관과 문화 공간이 행사에 함께 하고 있다.
 
▲ 전시된 작품을 감상 중인 방문객들 (사진 서경철 재외기자)

아르헨티나 한인 단체․기관으로는 중남미한국문화원(원장 장진상)이 지난 2009년부터 해마다 행사에 참여해 매년 수천 명의 부에노스 시민들이 찾는 인기 전시장으로 자리가 잡혀 있고 김윤신미술관(관장 김란)도 2010년부터 함께 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박물관의 밤’ 다음 날인 5일이 아르헨티나 한국문화의 날이어서 더욱 행사의 의미가 깊었다.

전통예술공연 시리즈의 일환으로 21시에는 연희컴퍼니 유희(YOU-喜)가 우리의 전통예술인 사물놀이와 풍물, 한국무용 등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 ‘유희노리’를 선보였고, 23시에는 ‘2017 해외국악문화학교’ 강사로 아르헨티나에 초빙된 중요무형문화재 제 11-5호 임실필봉농악 이수자 한용섭이 한인사물놀이패 ‘누리’ 와 특별 합동 공연을 펼쳤다. 마지막으로 재아르헨티나 한인 무용인 최윤강 씨가 전통 무용을 선보이며 주말저녁을 꽉 채웠다.
 

▲ 한국문학 세미나에서 얘기하는 바호 라 루나 출판사 미겔 발라구에르 (사진 서경철 재외기자)

올해 ‘한국문화의 밤’의 하이라이트 프로그램이기도 했던 ‘한국문학 세미나’에는 예상대로 시민들의 뜨거운 관심으로 성시를 이뤘다. 밤 10시에 시작된 제1부에서는 ‘바호 라 루나’ 출판사 대표 미겔 발라구에르(Miguel Balaguer)가 ‘한국 문학의 세계화와 문학 번역’을 주제로 최근 세계문학계에서 주목 받고 있는 한국 작가들의 작품들을 사례로 강연을 진행했다.
 
▲ ‘스토리가 있는 한국 시 콘서트’에서 한국의 대표적인 현대시를 소개하는 ‘체게바라와 브라우니’의 작가 조미희씨 (사진 서경철 재외기자)

자정에 진행된 제2부에서는 ‘체게바라와 브라우니’의 작가 조미희가 ‘스토리가 있는 한국 시 콘서트’에서 한국의 대표적인 현대시와 그에 얽힌 생생한 이야기들을 소개하며 현지 관객들과 함께 낭송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김윤신 미술관 역시 해마다 나름대로 알찬 행사를 꾸미며 지역주민들과 동호인들에게 이미 널리 알려진 장소가 되었다. 한인 밀집 지역과 가까운 곳에 위치한 관계로 동포들의 방문도 적지 않다. 올해도 예년처럼 한인회 임원들과 민주평통위원 다수가 미술관을 찾았다.
 
▲ 미술관을 방문한 민주평통 남미 서부협의회 위원들과 김윤신작가(앉은 자리 오른쪽)와 김란관장(왼쪽)

올해는 지난 2년간 준비해 온 작품명 ‘Serie de Vibrante(떨림 시리즈)’등 미술 작품의 전시에 주력했다. 또 강쎄실리아 감독의 다큐영화, 누리패 공연, 그리고 한밤의 기타연주회는 호젓한 주택가의 밤을 밝히기에 충분했다. 김윤신은 그의 조각 10점이 2016년에 문화유산으로 서울시립미술관에 소장되기도 하여 한국에 알려져 있는 유명작가다.

260여 개의 전시장에서 동시에 진행되는 프로그램들을 하루에 다 관람 할 수는 없지만 지하철의 노선과 정류장을 따라서 혹은 구 단위로 방문 순서를 정해 몇 년간의 일정을 미리 계획해 놓는 시민들도 많아 부에노스에서는 ‘박물관의 밤’이 얼마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 작품명 "Serie de Vibrante(떨림 시리즈)"

행사에 참여하는 미술관이나 전시장들은 시 당국으로부터 공식 인가를 받은 곳으로 한정되며 행사에 필요한 팜플릿 제작이나 기타 치안을 위한 경찰 배치 등의 비용 일체는 시에서 부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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