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존엄성 무시가 불러온 대형화재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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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존엄성 무시가 불러온 대형화재참사
  • 고용철
  • 승인 2004.08.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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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생명이 우선인가? 돈이 우선인가?
파라과이 현지 시간으로 8월 1일(일요일) 오전 11시 30분경에 한 "으꾸아 볼로냐스 수퍼마켓"에서 가스폭발로 인해 855명(실종자 신고자 제외)의 사상자를 낸 대형참사가 발생했습니다.
화재가 발생하던 당시 수퍼마켓 안에는 1천여명이 물건 구입을 위하여 있었다고 간신히 탈출한 사람들과 관계자들이 전하고 있습니다.
현지시간 8월 3일(화) 오후 6시 현재 사고대책본부의 발표에 의하면 화재참사로 사망한 사람이 무려 404명에 이르고 있으며, 중경상을 입은 사람들은 451명으로 이들은 주요 병원으로 이동하여 치료를 받고 있는데 중상자들이 많아 앞으로 사망자수가 더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어 "파라과이 역사상 최대참사"로 기록됐습니다.

현재 국립경찰과 특수부대 1개대대, 아순시온 및 인근도시의 소방대원, 적십자사대원, 학생자원봉사대원, 각국 이민자자원봉사대원 등이 출동하여 사건현장 복구를 위해 투입돼 있습니다.
남미 각국 의료진들이 구호장비를 싣고 아순시온에 도착하여 피해자들이 입원하고 있는 병원에서 구호활동을 하고 있으며, 세계 각국에서 화재로 인해 피해를 입은 사람들을 위하여 의료품과 구호금을 전달하고 있고 사회 각처에서 피해복구를 위하여 구호물자와 성금을 보내오고 있습니다.
파라과이 정부는 8월 2일을 임시휴일로 정하고 공립/사립학교들에 휴교조치를 하고 각 기관과 공무원들은 화재사고 복구와 피해자 가족들을 돕기위해 협조를 요구했습니다.

"으꾸아 볼라뇨스"라는 수퍼마켓은 2001년 12월 1일에 신축하여 개장한 최신식 수퍼마켓으로 빠이바 가족들이 공동운영하고 있으며, 하루 평균 4000-5000명의 사람들이 드나드는 대형수퍼마켓입니다만 화재가 발생한 8월 1일은 공휴일이라 더 많은 사람들이 수퍼마켓을 찾았습니다.
화재사건 현장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경찰 담당자에 의하면 수퍼마켓 2층 식당가의 한 빵집 주방에서 가스가 폭발하면서 순식간에 수퍼마켓 안에 불이 붙었고 연기가 자욱하게 깔리면서 미처 화재현장을 빠져 나오지 못한 수백명의 사람들이 참변을 당했습니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증인들에 의하면 갑자기 폭발음과 함께 불이 수퍼마켓 안으로 옮겨 붙으면서 자신들은 간신히 화재현장을 빠져 나왔으나 다른 사람들은 갑자기 경비원이 출구를 폐쇄하는 바람에 나오지 못해 더 많은 참변을 당하게 했습니다.
화재가 발생한 후 간신히 수퍼마켓을 빠져나온 한 증인에 의하면 "문을 잠가! 문을 잠가! 아무도 돈을 내지 않고 나갈 수 없다"라는 커다란 목소리를 들었다고 전했습니다.
2도 화상을 입고 구조되어 병원에서 치료중인 빠뜨리씨아양에 의하면 본인은 폭발음을 듣고 사촌동생을 안고 간신히 수퍼마켓을 빠져 나왔지만 수퍼마켓 안에 있던 수백명의 다른 사람들이 건물을 빠져나오려고 고함치는데도 경비원들은 수퍼마켓의 모든 문을 폐쇄했다고 증언했습니다.

수퍼마켓의 주인인 삐오 빠이바의 아들이 당시 수퍼에 있었으며 수퍼마켓의 물건 도난방지를 위해 경비원에게 모든 출구를 폐쇄하도록 지시했다고 했지만 빠이바 담당변호사에 의하면 화재사건 당시 빠이바의 아들은 현장에 없었다고 증언하였으나 당시 사건장소에서 탈출한 여러 증인들에 의하면 빠이바의 아들인 다니엘 빠이바는 참사현장에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현재 수퍼마켓의 문을 닫으라고 지시한 수퍼마켓 주인 후안 빠이바와 아들 다니엘 빠이바는 중죄인으로 다스려질 것이며, 그의 모든 재산은 가압류상태입니다.
사고 당시 근무했던 다니엘 아레꼬, 에베르 산체스, 호륵헤 다니엘, 이스마엘 알까라스 등 네 명의 경비원들에 대해서는 살인교사와 비상조치태만으로 수많은 인명을 죽도록 방치했다는 이유로 구속된 상태입니다.
사고 당시 계산대 직원들이 도피하려고 움직이려는 순간 경비원들이 총뿌리로 직원들을 구타하며 계산대에서 움직이지 말 것을 지시했다고 온 몸에 화상을 입고 한 쪽눈을 실명한 상태로 간신히 탈출한 한 계산대 직원이 증언하고 있습니다.

화재사고 후 사건 파악을 위해 현장에 출동했던 소방대원들에 의하면 출동 당시 모든 문은 커다란 자물쇠로 굳게 잠겨져 있어 자물쇠를 부수고 난 후에야 구조대원들이 건물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특히 공휴일이라 가족들과 어린이들을 데리고 수퍼마켓 식당가를 찾아 단란한 시간을 보내던 시민들에게 청천벽력과도 같은 일이 일어난 것입니다.
운구되어 나오는 시신 가운데 자신의 아들을 끌어안고 그을린 한 모자의 시신과 장난감 코너에서는 36명의 어린아이들이 한 곳에 엉겨 함께 참변을 당했고 출구와 창가주변에 서로 엉겨서 죽은 대부분의 사망자의 모습을 보면 당시의 참혹한 상황을 그대로 대변해주고 있습니다.

산따 떼레사 학교에서는 무려 16명의 학생들이 이번 참사에 희생한 것으로 밝혀져 학교동료들은 애도하는 마음으로 학교에 모여 애도하는 미사를 가졌고 희생당한 학생들의 가족들 돕기 위해 마음을 모으고 있습니다.
대형화재참사가 발생한 아순시온은 2-3일 이틀동안 수도 근방에 위치한 모든 공원묘지에는 장례행렬로 장사진을 이루었으며 가족들의 애통하며 울부짖는 소리가 아순시온 전역에 울려퍼졌습니다.

셀바 델가도 뻬랄따(14)라는 소녀 혼자서 5명의 친동생과 다른 두 명을 화재참사 현장에서 구해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당시 뻬랄따양은 엄마와 오빠가 수퍼마켓에 물건을 구입하기 위하여 들어가고 동생들과 함께 주차창에 주차된 차 안에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쾅하는 소리와 함께 주차장에 불길과 연기가 덮치자 꼼짝 못하고 죽을 줄만 알았다고 합니다.
아찔한 정신을 가다듬고 뻬랄따양은 3살된 막내동생 마갈리를 부둥켜 안고는 동생들을 데리고 주차장 밖으로 나가기 위해 출구를 찾았습니다.
이미 다른 차량에는 불길이 덮쳤고 상황은 급박해져으나 마갈리양은 간신히 작은 철창문을 찾아냈고 달려온 소방대원들이 철창문을 절단한 후 마갈리양과 다섯명의 동생 그리고 함께 있던 다른 두 명의 아이들과 함께 수퍼마켓을 무사히 탈출할 수 있었습니다.

파라과이 정부는 8월 2-4일 3일간 "국가애도의 기간"로 지정하고 갑자기 어려움을 당한 생각하며, 고통을 분담하고 비이성적인 유흥행위를 자제해 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파라과이로서는 니까노르 대통령이 취임한지 1년이 되는 8월 첫 날 일어난 대형참사로 취임 1주년을 맞아 행사를 준비하고 있던 니까노르 정부에 커다란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이번 화재 사건은 수많은 사람의 인명을 수퍼마켓의 상품보다도 값어치 없게 여긴 수퍼마켓 업주와 관리인들의 인간존엄성을 무시한 처사를 여실히 드러낸 사건으로 파라과이 사회는 물론 전세계를 경악케하고 있다.
한편 가난한 사람들이 모여살고 있는 지역이라 물건도난 방지를 위해 평소에도 철통같은 경비를 세워 두었던 이 수퍼마켓에는 입구와 출구가 오직 한 곳 밖에 없었으며 비상구는 아예 건축하면서 만들지 않았고 화재발생시를 대비하여 필요한 소화장비도 없어 더 큰 피해를 입게 했습니다.

다행히도 이번 대형화재참사로 인한 우리 한국동포의 피해는 없는 것으로 밝혀졌으며, 현재 재파라과이 한인회에서는 각 단체를 중심으로 어려움을 당한 파라과이인들을 돕기 위한 성금을 모으고 있으며, 다양한 구호방법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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