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김 자서전 "집으로 돌아오다"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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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김 자서전 "집으로 돌아오다" 출간
  • 김동열
  • 승인 2004.07.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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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김의 자서전 "집으로 돌아오다"가 로버트 김의 후원회에 의해 한권의 책으로 나온다.
본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 자서전은 로버트 김이 앨런우드 교도소에 옮겨진 1997년부터 일기 형식으로 써 온 글을 대필 자서전 형식으로 엮었으며, 그 속에는 사건 당시 한국 대사관 무관이었던 백동일 예비역 대령과의 관계와 수감 생활 등이 자세히 소개돼 있다고 한다.
7년여 수감 생활을 한 로버트 김의 자서전 속에 무엇이 있을지 대강 짐작 할 수 있다.
그는 수감생활중 한국 정부의 무능을 힐난 했었고, 자신을 외면한 배신감에 격한 감정을 털어 놓은 적도 있었다.
자서전 속에서 그는 "미국 정보 기관은 영국,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를 제외한 어떤 나라도 완전한 우방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미국과의 중요한 정보 공유 체제에서 밀려나 있는 한국 상황이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이 대목에서 그의 순수한 조국애가 가슴에 와 닿지만 한편으로는 얼마나 무모한 행동이 아니었나 하는 비상식적인 면도 느낀다.
실제 미국내에는 로버트 김이 갖고 있던 직책에 버금가는 또는 그 이상의 지위에 있던 동포 비밀문서 취급자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누구하나 로버트 김처럼 국가 기밀 누설죄로 수감 생활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없다. 그 이유는 어떤 상황하에서도 비밀을 발설하면 범죄자가 되기 때문이다.
이것은 애국자이기 전에 법을 지키는 율법 정신이 더욱 중요했기 때문이다. 자서전에 나온대로 미국이 영어사용권 국가와는 더 많은 정보를 공유하고 비영어권 국가를 차별한다는 이야기는 이미 오래전 부터 알려진 비밀이었다.
로버트 김은 미국이 영어권 나라처럼 한국과 정보 공유를 하지 않는 것을 탓했다.
오늘 로버트 김이 자서전을 통해 비밀 아닌 비밀을 되새김 하는 것도 미국과 한국의 정보 공유를 조금 더 멀게하는 이유가 될 수도 있다.
이어서 그는" 당시 한미간 공조체제가 안돼 있고 미국측이 그 사실을 심각하게 고려하지 않아 그런 결과가 나왔다고 생각한다"며" 나는 한국 외교의 미숙함을 지적하고 싶지 않지만 외교적 미숙의 결과가 나라고 생각한다"고 감회를 밝혔다. 협상의 상대로 항상 버거운 미국앞에서 또다시 한국 정부의 미숙함을 재론하는 것은 그가 고집해온 순수한 조국애를 심히 손상시킬 수도 있다.
왜냐하면 그의 지적은 이미 우리가 겪고 있는 비극이며, 그것 때문에 반미가 더욱 타당성을 얻고 있는 것이다.
최근 한국을 다녀온 분들중 한국내 반미가 얼마나 심각하지 상상을 초월 한다는 체험담을 들은 기억이 있다.
한국 선거에서 당선 되려면 제일 먼저 조심해야 될 것이 '미국'이라는 단어라고 한다.
약간의 한미관계 중요성을 주장하면 바로 '사대주의자'로 몰려 정치 생명은 끝난다는 것이다.
그러니 어떤 국회의원도, 어떤 사업가도, 누구도 '친미'를 내놓고 말 할 수 없는 것이 바로 한국의 끔찍한 현실이다.
필자는 이미 본란을 통해 그의 불행과 고통을 상세히 보도한 적이 있었다.
그가 겪은 7년여의 수감생활을 체험한 적이 없는 필자가 객관적으로 그를 이해한다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다.
로버트 김이 온 국민의 뇌리에 심어준 순수한 조국애를 진심으로 지키기 원했다면 그는 자서전 대신 침묵을 이싯점에서 택했을 것이다.
결국 자서전이라는 것이 무엇인가.
숨겨 두고 싶은 어두운면을 사정없이 까발려 책으로 만든 것이다.
한미간의 우호 관계가 제자리로 풀리기 위해선 이런 불행한 이야기가 서울 거리 책방에 쌓여서 도움이 될 것 같지 않다.
우리가 로버트 김을 속 마음을 알기까지는 앞으로 많은 세월이 필요할 것이다.
도움이 필요 했던 조국을 그는 조건 없이 사랑했다.
그는 후일 말대로 한국으로 돌아 가는 날 그 곳에서 불우한 가정의 어린이들을 위한 영어 선생님이 될 것인지, 아니면 한국과 미국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정치인이 될런지 두고 볼 일이다.

샌프란시스코 선데이교차로 김동열 0726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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