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된 독일에서 갖는 북한 여성과의 만남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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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된 독일에서 갖는 북한 여성과의 만남이 기대됩니다”
  • 김정희기자
  • 승인 2004.07.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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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찾아온 여성동포 3인

 

   
▲ 독일동포 3인

흔히 사람들에게 독일은 딱딱하고 이성적인 사회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독일은 그에 더해 어려운 시절 가족과 국가를 위해 고생을 한 파독 광부와 간호사들의 땀과 희생이 가득한 곳이라는 의미가 더해진다.
지난 7월 6일 여성부에서 주최하는 세계한민족여성네트워크 행사 참여를 위해 먼 나라 독일에서 3명의 동포가 고국을 찾았다.
한민족유럽연대 통일위원장 겸 독일네트워크 위원인 김진향씨와 베를린지역대표 이영우씨, 독일 교포신문 편집장 김선희씨.

먼 타국에서 고국의 발전과 통일운동, 여성동포 연대를 위해 활발한 활동을 펴고 있는 이들은 60∼70년대에 가족과 나라를 위해 간호사로 독일로 건너간 동포들이다.
어렵던 시절 낯선 타국에서 젊음을 바쳤던 독일 동포들은 끈기와 자생력이 뛰어나다. 동포사회의 다양한 단체 활동과 더불어 여성들의 단체 역시 적극적인 활동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진향씨는 "여성부에서 세계 여성동포들을 하나로 엮는 네트워크를 형성하기 이전부터 독일내에는 자생적인 단체들이 활동을 하고 있었다"고 말한다. '한민족여성네트워크'의 독일단체 역시 보다 주체적으로 활동하고자 활발한 토론을 펼치고 있다.
봄에는 세미나, 가을에는 학습회 겸 총회를 여는 것 뿐 아니라 동포사회 발전과 고국을 위해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 계획하고 있다.

최근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행사는 오는 10월 베를린에서 있을 동포여성과 북한여성들의 만남'이다.
"현재 북측에 여성 대표 3명을 선정해 보내달라고 공식 요청해 놓고 기다리는 상태"라는 이들은 "남북통일을 위해 매우 뜻있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높였다.
보수적인 동포사회에서는 이같은 행사에 대해 우려는 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영우씨는 "처음 외국을 나올 당시에도 철저한 반공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고 해외에 나와 있는 경우 국내보다 훨씬 더 변화가 더디기 때문에 북측과 연계를 한다는 것에 반감을 갖는 이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세계의 축복을 받으며 통일을 이뤄냈던 베를린에서 북의 여성들을 만난다는 것은 다른 어떤 남북 만남의 자리와는 또다른 의미를 갖을 것이라는 것이 이들의 생각이다.
독일에서 이처럼 생명력 강한 사회활동들이 이뤄져 온 것은 최근의 일만은 아니다.
"간호사로 독일에 정착한 이후 3년 계약 기간이 끝났다고 추방하려던 독일에 당시 동포들뿐 아니라 독일인들까지 설득해 1만여명의 체류연장 요청 서명을 받는 등 이민 초기부터 독일 동포들은 자립성과 운동성이 강했다"는 김진향씨의 말처럼 독일에서의 동포운동은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현재 독일네트워크에서는 이외에도 이민 1세대들의 자체적인 노후 대책 방안, 사회에 속속 진출하고 있는 2세들에 대한 다양한 교육, 자체 사이트 개설 등 다양한 활동들을 추진 중이다. 또한 지금까지의 유럽 민주화운동사 자료 수집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한편 교포신문 편집장으로 동포사회의 뉴스메이커 역할을 하고 있는 김선희씨는 여성뿐 아니라 동포사회 전체의 유대강화를 위해 애쓰고 있다. 이번 행사 참여 기간에도 인터넷으로 신문 제작을 마무리하느라 바쁜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이들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그들의 말속에서도 힘이 느껴진다. 이방인들을 쉽게 받아들이지 않는 독일 사회에서 한국인 특유의 끈기와 생명력으로 동포사회의 성장을 이끌어 온 고된 세월이 전해진다.
올해 나이 61세에 함부르크 대학에서 입학, 여성학을 공부하고 있다는 김진향씨, 교포신문을 만드느라 번역을 비롯해 본래 하던 일들을 할 시간이 없다는 김선희씨.
"바쁜 생활이 이어지니 도무지 시간이 없다"면서도 환한 웃음을 짓는 세명의 여성들에게서 새로운 희망이 묻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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