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기록원, 일제치하 강제동원 기록물 사본 공개
상태바
국가기록원, 일제치하 강제동원 기록물 사본 공개
  • 박재익 기자
  • 승인 2017.08.14 16: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군함도 관련 자료 포함 문서 및 사진 6천여 점…강제동원된 조선인 고초 생생히 보여줘
▲ 군함도 전경 (사진 국가기록원)


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원장 이상진)은 일본 서남(西南) 한국기독교회관(이사장 최영신)으로부터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관련 기록물 사본을 기증받아 공개했다고 밝혔다.
 

▲ 노무월보 중 '이입반도광원이동' 현황 기록 (사진 국가기록원)


이번에 국가기록원이 기증받은 기록물은 일본 내 강제동원 연구자로 잘 알려진 하야시 에이다이(林えいだい) 씨가 수집하거나 직접 작성한 기록물로, 하야시 에이다이 씨는 조선인 강제동원 연구를 위해 후쿠오카, 훗카이도, 한국 등을 직접 찾아다니며 관련 자료를 수집했고, 지금까지 ‘청산되지 않은 소화(昭和)-조선인 강제연행의 기록’(1990) 등 57권의 연구서를 저술했다. 일본 서남한국기독교회관은 규슈(九州)지역 서남한국기독교가 2007년 설립한 부속기관으로, 하야시 에이다이 씨로부터 조선인 강제동원 관련 기록물을 수집한 바 있다.
 

▲ 아소 요시쿠마 탄광에서 발생한 화재사고를 다룬 후쿠오카 일일신문 (1936년 1월 27일) (사진 국가기록원)

 

▲ 군함도 내 조선인 400여 명이 수용된 시설 (사진 국가기록원)

 
이번에 국가기록원이 기증받은 기록물은 강제동원된 조선인의 피해를 분명히 보여주는 문서와 사진 기록 등 6천여 점이다. 일제 강제동원 전문가 정혜경 박사는 “이들 기록은 하야시 에이다이가 일제 강제동원 관련 저술 등에 이미 활용한 바 있으나, 대량으로 입수돼 공개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1944년 8월부터 1945년 9월까지 메이지 광업소 메이지 탄광(후쿠오카)에서 낸 ‘노무월보’는 당시 조선인들이 처했던 혹독한 노동 환경 등을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아울러, 아소 요시쿠마(麻生吉隈) 탄광(후쿠오카) 갱도사고(1936)에 대한 당시의 신문 보도내용 등도 주목된다. 신문 기사에는 “갱도 화재사고로 인해 사망 20명, 중상 3명, 경상 12명, 행방불명 9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기록돼 있다.
 

▲ 강제동원된 광부들이 도망가는 것을 도왔다고 증언하는 일본인 노부부 (사진 국가기록원)

 

▲ 군함도 신사 및 초소의 모습 (사진 국가기록원)

한편 하야시 에이다이 씨가 직접 촬영한 것으로 보이는 군함도 관련 사진도 여러 점 공개돼 주목된다. 군함도는 미츠비시(三菱)가 1890년 사들여 개발한 해저 탄광으로, 혹독한 노동조건 탓에 ‘감옥섬’, ‘지옥섬’ 등으로 불렸다. 공개된 사진은 군함도 전경, 신사 및 초소, 세탄장, 조선인이 수용됐던 시설 등이다. 또한 하야시 에이다이 씨가 강제동원 피해 유족 등을 직접 만나 촬영한 사진과 면담 내용도 함께 공개됐다.
 

이상진 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장은 “기증받은 기록물을 정리해 연구자 및 국민들에게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히며, “향후 조선인 강제동원 등 과거사 관련 기록물을 지속적으로 수집하고 정리해 학술연구 및 열람 등에 적극 활용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