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봉세종 싱가포르 한인상공회의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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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봉세종 싱가포르 한인상공회의소 회장
  • 서정필 기자
  • 승인 2017.06.09 14: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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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자선골프 및 만찬과 상공인의 밤’ 개최, 한인사회 위상 높여

그의 손엔 익숙한 대형서점 로고가 찍힌 종이봉투가 들려 있었다. 인터뷰를 위해 재외동포신문사로 오는 길에 짬을 내 서점을 찾은 모양이었다. 힐끗 봉투 안을 보니 그가 돌아가는 날 싱가포르 행 비행기에 함께 오를 책 두 권이 얌전히 자리하고 있었다.

서울에 올 때면 그동안 고국에 어떤 새로운 책이 나왔는지가 궁금해 서점을 자주 찾는다고 했다. 언제나 새로운 것에 대해 고민하고 기존의 것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지 고민하는 버릇이 있다고도 했다.

봉세종 싱가포르 한인상공회의소 회장을 재외동포신문이 만났다.


 

Q : 이렇게 직접 찾아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간단한 자기소개 해주실 수 있으실까요?
A : 예 봉세종이라고 하고 지난해 4월부터 싱가포르 한인상공회의소(KOCHAM) 회장을 맡고 있습니다. 싱가포르 한인회장과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싱가포르지회장도 지냈습니다.

한인문화회관 건립·구입위원장을 지내면서 싱가포르 한인사회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지요. 지금은 900만 달러까지 가는 한인회관 세우는 데 역할을 좀 담당했는데 동포들이 그걸 잘 봐주신 것 같아요. 이후에 한인회장도 맡게 되고 평통지회장도 지냈으니까요. 한인회장을 지내면서 한인도서관도 열고 한국국제학교 이전 사업도 마무리했습니다.

또 민주평통 싱가포르지회장 재임 시에는 세계 최초로 외국인 통일 말하기대회를 개최하고 태극기 보급운동, 통일 백일장 등 통일기반 조성사업도 진행했고 한-싱가포르 장학재단 발기인으로 참여하기도 했지요.

Q : 싱가포르 한인 사회의 여러 단체 대표 직책을 많이 경험하셨네요.
A : 예 그렇지요. 그래서 경력만 보고 제가 나이가 꽤 많은 것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많아요. 하지만 올해로 딱 예순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놀라는 분들도 많습니다.

아마 제가 어린 나이에 싱가포르로 생활무대를 옮겨서 다른 분들보다 먼저 자리를 잡은 이유로 여러 가지 한인 사회에 봉사할 기회를 많이 얻었던 것 같습니다.
 

Q : 언제 싱가포르로 이주하셨는지요?
A : 올해로 딱 31년째입니다. 제가 올해 예순이거든요. 그러니까 올해를 기점으로 본국에서 지낸 시간보다 싱가포르에서 지낸 시간이 많아지기 시작했지요. 보통 다른 분들은 30대 후반 또는 많으면 50대 넘어서 이주를 결심하는데 제가 빠르긴 빨랐습니다.

Q : 한인회장 재임시절에 한인상공회의소와 협의를 통해 행사들이 중복되는 것을 피하고 내실 있게 이루어질 수 있게 조정하셨다는데 사연이 궁금합니다.
A : 제가 한인회장을 하는데 생각해 보니까 어차피 싱가포르 한인사회 구성원이면 한 다리 건너면 다 아는 사이고 한인회, 상공회의소, 민주평통지회에 함께 가입되어 있는 분들도 많습니다. 그래서 시기별로 단체마다 모두 따로 행사를 갖기 보다는 역할을 분담하자고 했지요. 불필요한 시간, 인력 낭비도 줄이고 행사 내실도 기하기 위해 그 방향이 맞다고 생각했습니다.

예를 들면 신년회를 개최하는 단체와 송년회를 여는 단체를 나누고 대신 한인사회 구성원들이 되도록 많이 함께 할 수 있게 서로 힘을 보태는 거지요. 지금도 신년회는 상공회의소가 준비하고 송년회는 한인회에서 준비합니다.

그리고 또 부딪칠 수밖에 없는 문제가 재정에 관련된 것인데요. 싱가포르 경우는 싱가포르 주재기업이 한인회와 상공회의소에 연회비를 내고 또 두 단체는 주재기업의 성공적 경영을 위해 돕는 시스템을 만들었습니다. 시스템이 안착되면서 두 조직은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Q : 지금 가장 신경 써서 추진하시고 계신 일은 무엇인지요?
A : 역시 싱가포르 한인상공회의소에서 가장 중요한 이벤트인 '자선골프 및 만찬과 상공인의 밤’ 준비지요. 올해 행사도 잘 치러내기 위해 열심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사실 비슷한 성격의 다른 행사에 가면 좀 딱딱하고 엄숙하고 그런 분위기인데 저희는 다릅니다. 모여서 기분 좋게 하루 보내고 서로 친분도 쌓고 또 좋은 일도 합니다. 좋은 일 하는 자리가 너무 엄숙하고 그러면 안 되잖아요? 올해도 참가하시는 모든 분들이 기분 좋은 시간이 될 수 있도록 하려고 합니다.

행사에 대해 더 말씀드리면 올해로 10회 째를 맞이합니다.  한국 기업과 한인사회의 이미지를 높이고, 싱가포르 사회에 기여하는 기회로 자리를 잡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Q : 끝으로 남기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요?
A : 싱가포르에 처음 정착한 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30년 세월이 흘렀습니다. 제 인생을 절반을 한국에서 또 나머지 절반을 싱가포르에서 보냈는데요.

앞으로는 싱가포르 한인사회가 더 안정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은 물론 한국과 싱가포르 사회가 서로 교류하고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고민하려고 합니다. 그게 제가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머물러 있지 않는 사람' 인터뷰를 마치고 누군가에게 봉세종 회장을 소개한다면 이렇게 소개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대화하는 내내 순간순간 새로운 길, 새로운 방법을 추구했던 그의 지난 30년이 고스란히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는 아직 관심을 가질 것도 많고 하고 싶은 일도 많다고 했다. 벌써부터 그의 다음 시선이 향하는 곳이 어디인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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