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한글박물관 ‘청구영언’의 영인본과 주해서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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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한글박물관 ‘청구영언’의 영인본과 주해서 발간
  • 박재익 기자
  • 승인 2017.04.20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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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최초의 고시조 모음집…대중적 공개는 이번이 처음

▲ (왼쪽부터) 청구영언 영인본과 주해서 표지 (사진 국립한글박물관)

국립한글박물관(관장 김철민)은 우리나라 최초의 시조집(가곡 노랫말 모음) ‘청구영언’의 영인본과 그 주해서를 4월 21일(금) 발간한다.

‘청구영언’은 1728년 김천택(金天澤)이 엮은 우리나라 최초의 가집이다. 시조를 전문으로 노래했던 가객 김천택이 그동안 입에서 입으로 전하거나 개인 문집에 산재해 있던 우리말 시조 580수를 모아서 유별로 정리한 후 이를 책으로 엮은 것이다.

우리에게 널리 알려져 있는 이순신 장군의 <한산섬 달 밝은 밤에 수루에 혼자 앉아 ~>, 사육신 성삼문의 <이 몸이 죽어 가서 무엇이 될까 하니 ~>, 정몽주의 <이 몸이 죽어죽어 일백 번 고쳐 죽어 ~>, 이방원의 <이런들 어떠하며 저런들 어떠하료 ~> 등의 작품은 구전으로만 전하다가 '청구영언'에서 비로소 기록으로 남겨졌다. 따라서 ‘청구영언’을 최초의 고시조 모음집이라고 해도 전혀 손색이 없다.

국립한글박물관이 ‘청구영언’ 원본 전체를 영인해서 공개하기 전까지 몇몇 연구자를 제외하고는 누구도 원본을 보지 못했다.

원문을 볼 수 없었던 고시조 관련 연구자들은 1948년 조선진서간행회(朝鮮珍書刊行會)에서 활자화하여 간행한 ‘청구영언’(이를 '진본 청구영언'이라고 부른다.)에 의존하여 연구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진본 청구영언’은 원본을 활자화 하는 과정에서 무명씨(無名氏)를 무씨명(無氏名)으로 기재하는 오류와 함께, 기존 청구영언의 표지 제목이 靑邱로 되어 있으나 원본은 靑丘로 되고 우부방(阝)은 후대 가필된 것이 확인됐다. 

▲ (왼쪽부터) 청구영언 영인본과 주해서의 내용 (사진 국립한글박물관)

‘청구영언’의 영인본 발간은 고시조 분야의 학술 연구에 큰 전환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고시조를 전공하는 한국교원대학교 권순회 교수는 “전공자들이 자유롭게 원본을 볼 수 있다면 더 정확하고 엄밀한 연구가 가능할 것”이라고 영인본 발간의 의의를 평가하며, 원본이 공개됨에 따라 앞으로는 공식적인 학술 용어로 ‘진본 청구영언'을 지양하고 김천택 편 '청구영언’으로 쓸 것을 제안했다.

‘청구영언’에 수록된 작품들은 중고등학교 교과서를 비롯하여 다른 책에도 널리 활용되고 있음에도 원본이 공개되지 않아 변변한 주해서가 없는 실정이다. 이에 '청구영언’ 영인본 발간과 함께 고시조 연구의 권위자인 권순회 한국교원대 교수, 이상원 조선대 교수, 신경숙 한성대 교수의 공동 작업으로 '청구영언'의 주해서도 발간한다.

이번에 발간하는 주해서는 전공연구자, 중고등학생, 일반 독자, 외국인 등 다양한 계층의 요구를 반영하였다. 원문과 주석뿐만 아니라 시의 형태를 유지하면서 원문에 대한 현대어 풀이의 난이도를 두 단계로 나누는 방식을 시도하여 고시조 주해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였다. 이를 통해 모든 사람들이 '청구영언'을 쉽게 접할 수 있게 하여 고시조가 우리 곁으로 다가 올 수 있도록 했다.

‘청구영언’의 영인편과 주해편은 전국의 대학도서관 등에 배포하고, 국립한글박물관 홈페이지에도 곧 게재하여 일반 독자의 열람이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다.

또한 ‘청구영언’ 원본을 직접 공개하는 특별전, “순간의 풍경들, ‘청구영언’ 한글 노랫말 이야기”가 오는 4월 28일(금)부터 9월 3일(일)까지 국립한글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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