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년만에 영국에 울려퍼진 한국환상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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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년만에 영국에 울려퍼진 한국환상곡
  • 연합뉴스
  • 승인 2004.07.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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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연합뉴스) 이창섭특파원
"남편은 최고의 음악가였으며 애국자였습니다.

그는 한국 사람들의 마음 속에서 영원한 생명을 얻었습니다." 1일 밤 영국 런던 남부의 위성도시 크로이든 중심가에 위치한 공연장 페어필드 홀에서 한.영 수교 121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열린 `한국 환상곡' 연주회에 참석한 고(故) 안익태 선생의 미망인 로리타 안(88) 여사는 "한국 사람들이 아직도 남편을 기억하고 있다"며 눈시울을 적셨다.

유럽에서 지휘자로 활동했던 애국가 작곡가 안익태 선생의 대표작 `한국 환상곡' 이 영국 무대에 다시 올려 진 것은 39년만의 일이다.

스페인 휴양지 마요르카섬에 거주하던 안 선생은 1965년 7월 4일 영국 최고의 공연장인 런던의 로열 알버트홀에서 뉴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를 지휘해 한국환상곡 과 교향시 논개를 연주해 열광적인 박수갈채를 받았다.

부인 로리타 여사와 세 딸을 모두 데리고 런던을 방문했던 안 선생은 그러나 스 페인으로 돌아간 지 두 달 만에 별세해 로열 알버트홀 연주가 생애 마지막 무대가 됐다. 이후 영국에서는 단 한 번도 한국환상곡이 연주되지 않았다.

영국의 한인 사회는 한.영수교 121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39년만에 한국환상 곡을 다시 무대에 올리기로 하고 십시일반 힘을 모았다.

교민신문 `코리아 위클리'가 행사를 주관했고 주영한국대사관과 한국관광공사가 전폭적인 지원을 했으며 영국 주재 한국기업과 교민사업가들이 발벗고 후원에 나섰 다.

교민들이 많이 모여사는 런던 남서부 킹스턴시에서 활동하고 있는 아마추어 교 향악단 `템스 필하모니 오케스트라'가 연주를, 교민 음악가 유병윤씨가 지휘를 맡았 고 재영한인교회 연합성가대가 합창을 담당했다. 영국에 어학연수를 온 국악신동 김 예찬군도 피리를 들고 무대에 올랐다.

안익태 선생의 생전 연주와 감히 비교할 수는 없지만 순수한 한인사회의 힘만으 로 `한국 환상곡'을 무대에 올린 것만으로도 의미를 찾을 수 있다는 평가다.

안익태 선생의 외손자로 서울 한양대에 유학중인 미구엘 익태 안 기옌(Miguel E aktai Ahn Guillen)은 인사말을 통해 "할아버지가 가슴 속에 가졌던 조국에 대한 사 랑과 평화에 대한 갈망이 음악을 통해 여러분들에게 전달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연주회장에는 약 900여명의 청중들이 모였으며 한국기업과 한인사회의 초청을 받아 참석한 영국인도 적지 않았다.

재영한인회의 한 원로는 "교민 2세들에게 나라 사랑이 무엇인가를 새삼 깨닫는 시간이 됐다"고 말했다. <사진있음 designtimesp=27423> lc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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