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로드아일랜드 한인회 조봉섭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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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로드아일랜드 한인회 조봉섭 회장
  • 김민혜 기자
  • 승인 2017.02.21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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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활발하게 소통하고 서로 의지하는 화목한 한인회”
▲ 광복절·한국의 날 기념 행사. (사진 로드아일랜드 한인회)

로드아일랜드는 미국에서 가장 작은 주(州)다. 그러나 미국 개국 당시부터 있었던 13개 주 중 하나로 역사가 깊고, 대도시인 뉴욕과 보스턴이 2~3시간 거리로 근접한 곳에 있어 입지조건이 좋은 편이다. 북동부의 해안선을 끼고 위치해 있어 다른 지역에 비해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한 기후를 보이는 로드아일랜드에는 백만 명 가량의 인구가 살고 있다. (2012년 기준) 

한인사회 규모는 1,500~2,000명 정도로, 이민자들이 대다수이지만 유학생들도 다수 포함돼있다. 교민 중에는 개인사업자나 직장인들이 많은데 로드아일랜드 주에 병원과 학교가 많은 편이라 교편을 잡거나 연구직에 종사하는 교민 비율이 높은 편이다. 로드아일랜드 한인회 조봉섭 회장과 이 지역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 미국 독립기념일 브리스톨 퍼레이드에서 기수단과 한인회원들.

△ 한인회는 언제 설립되었습니까?

1975년에 초기 이민자들이 의기투합해 설립한 로드아일랜드 한인회는 42년의 역사를 자랑합니다. 저는 34대 회장으로 봉사하고 있습니다. 로드아일랜드 한인회는 규모는 작은 편이지만 오랜 역사만큼이나 소박하고 화목한 분위기 속에 운영되고 있습니다. 매년 다양한 행사를 통하여 만남의 기회를 갖고 교제하며 서로 의지하고, 지역사회와도 활발하게 교류하고 있습니다.


△ 한인회의 주요 역할은 어떤 것인지요?

교민사회 안팎으로 관계된 크고 작은 행사들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작년에는 3·1절 기념행사, 한국의 날 선포, 한국전 종전 기념식, 8·15 광복절/한국의 날, 한인회 건축 기금 모금 골프대회, 가을 등산, 총회·연말 파티 등을 개최했습니다.

특히 한동안 시행되지 못했던 ‘한국의 날 선포’를 2016년 복원해내 의미가 깊었습니다. 한국의 날 선포는 1979년에 한인회 원로들이 시작하신 행사로, 앞으로는 영구적으로 진행하려고 합니다. 

미국 독립기념일에는 한국전 참전 용사들과 같이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브리스톨 퍼레이드’에 참여해 지역사회에 우리 한인회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한복을 입은 회원들이 대형 성조기를 들고 참전용사들과 함께 퍼레이드를 하면 많은 환호와 박수를 받습니다. 이외에도 다양한  행사를 통해 지역사회와 유대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한인회 행사와 관련된 소식과 사진들은 한인회 홈페이지(http://rikorean.org/)를 통해 소개하고 있습니다.

▲ 미국 독립기념일 브리스톨 퍼레이드 중 한국전 참전용사 기수단.

△ 추진 중인 역점 사업이 있습니까?

한인회관·문화관 건립을 위해 35년간 뜻을 모으고 있습니다. 1981년에 회관 건물기금 정관설립과 함께 1,000달러로 모금이 시작됐고, 2012년에는 ‘건물건립 위원회’가 정식으로 발족하여 본격적으로 모금을 실시했습니다. 2017년에는 드디어 한인회관 건립 사업을 마무리 짓기 위한 절차들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공식적으로 한인회 문화관 건물의 재산세를 면제받았고, 재외동포재단에 건물기금 후원도 신청했습니다. 한인회 문화관 설립은 우리 한인회의 오랜 숙원사업이고, 앞으로 후세들에게 물려주어 발전시키기 위해서도 꼭 필요한 사업입니다.


△ 그간 한인회가 이룬 성과 중 인상적인 것은 어떤 것입니까?

가장 인상적인 행사라면 역시 ‘한국의 날 선포’ 복원이었습니다. 한국의 날 복원식은 역사 깊은 로드아일랜드 주청사 하원에서 하원의원 전체가 참석한 가운데 하원의장 Mattiello의 사회로 진행됐습니다. 한인 이민1세대, 차세대, 다문화세대 회원들이 한복을 입고 참석해 우리 한인회의 역사와 현재, 미래를 소개하는 기회가 됐고, 의사당 포디움에 전시된 대형 태극기는 로드아일랜드에 사는 한인으로서의 긍지를 느낄 수 있게 해줬습니다. 이날 행사는 국회 TV로 생방송돼 더욱 의미 있었습니다.

▲ 로드아일랜드 한국의 날 선포, 로드아일랜드 주청사에서.
▲ 로드아일랜드 한국의 날 선포- 한인회 박근찬 이사장, 하원의원 McEntee, 하원의장 Mettiello, 조봉섭 회장.

△ 한인회의 비전이나 목표는 무엇입니까?

한인회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차세대와 다문화세대 회원의 영입이 중요합니다. 이민 2세대인 자녀들은 미국에서 태어나 자라면서 정체성과 소속에 대한 혼란을 겪고 있습니다. 한인회가 부모님들의 조국인 한국과 미국의 다리 역할을 해서 차세대들에게 도움이 되면 좋을 것 같습니다.

 

▲ 로드아일랜드 한인회 조봉섭 회장.

△ 이민 계기가 있으신가요? 회장님이 그동안 어떤 일을 해오셨는지도 궁금합니다.

저는 1979년에 시카고로 유학을 오게 됐습니다. 일리노이 주립대학교와 시카고 대학교에서 약학을 공부했고 FDA(미국 식품의약국)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했습니다. 1991년도부터는 이곳 로드아일랜드 대학교 약학대학에서 교수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 이민생활에 힘드셨던 점은 어떤 부분인지요.

학업을 계속하기 위한 유학이 이민 계기였기 때문에 당시의 경제적 어려움이 가장 컸습니다.  하지만 그 시절에는 흔하게 짊어져야 했던 어려움이었고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기 위해서는 당연하게 거쳐야하는 과제라고 믿고 노력해왔습니다. 밑바닥에서 시작했지만 가족들과 함께 그 힘들었던 과정들을 이겨나가며 지금까지 지켜온 것에 대해서는 자부심을 느낍니다.   

 

▲ 로드아일랜드 한인회의 가을맞이 등산.

△ 한인사회나 동포들께 더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해주세요.

제가 한인회 활동을 시작한 지도 어느새 10년이 넘었습니다. 그동안 이사, 이사장, 건물건립 위원장, 회장 등의 직책을 거치며 지켜본 저희 로드아일랜드 한인회는 오랜 역사의 정통성을 잘 지키면서도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활발하게 교류하며 내실을 기하는 단체입니다. 성별, 직업, 나이 등이 각기 다른 다양한 사람들이 모이지만 ‘한국인으로서의 자긍심’에 공감하며 한국의 역사와 전통, 문화 등을 지역주민들에게 알려나가고 있습니다. 

원로분들이 42년 전에 한인회를 설립해 미국에 한인사회를 소개하며 서로 의지하고 한인회를 지켜온 것처럼 우리도 보다 발전되고 화합된 로드아일랜드 한인회를 다음세대에게 물려주어야합니다. 

한인 사회의 발전을 위하여 한인회의 문을 조금 더 넓게 열고 자유롭게 교류하려고 합니다. 한인의 정체성 유지뿐 아니라 미국사회 내에서의 입지도 더욱 넓혀가야 할 것입니다. 동포사회의 폭넓은 교류와 화합, 서로 배려하는 봉사 정신이 꼭 필요한 일입니다. 많은 분들이 공감하고 함께해주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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