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플로리다 주 ‘무궁화 무용단’의 부채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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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플로리다 주 ‘무궁화 무용단’의 부채춤
  • 김민혜 기자
  • 승인 2016.11.25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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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전통 알리고자 도전, ‘자랑하고 싶은 대한민국’ 만들고파

11월 19일, 미국 앨라배마 주 모빌 시에서 열린 페스티벌에 무궁화가 피었다. 서북부 플로리다에 거주하는 한인 부채춤 무용단 ‘무궁화 무용단(단장 송영숙)’이 참가해 공연을 선보인 것이다. ‘이역만리에 있어도 한국을 대표하는 무궁화처럼, 아름다운 마음을 잊지 말자’는 마음으로 모였다는 무궁화 무용단 단원들은 70여 개 국 참가자들 앞에서 한국 전통의 아름다움을 뽐냈다. 

▲ 모빌 인터내셔널 페스티벌에 참가해 무대를 선보인 서북부 플로리다 '무궁화 무용단'.

7개의 카운티로 구성된 서북부 플로리다 지역은 포월튼비치를 중심으로 한인들이 공동체를 구성하고 있다. 주변 지역에서 문화행사가 열릴 때면 참가 제의를 받곤 했으나, 외부 전문가를 초빙 할 여력은 없었다. 그래서 2015년 당시 서북부 플로리다 한인회를 이끌던 송영숙 회장은 직접 무용단을 만들고 다져나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풍물놀이로 우리 전통문화를 알리기 시작했다. 그러다 관심을 갖던 외국인들이 한국의 전통 부채춤을 궁금해 한다는 것을 알게 됐고, 한국 음악이 곁들여진 전통무용을 선보여야겠다는 생각에 2015년 2월 28일, ‘무궁화 무용단’이 창단됐다고 송 단장은 밝혔다. 

▲ 송영숙 단장.

송 단장은 인터넷으로 6세트의 부채를 구매했다. 그러나 25년간 컴퓨터 프로그래머로 근무 중인 그녀 역시 부채춤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을 리가 만무했다. 단원 모두가 처음에는 부채를 어떻게 들고, 어떻게 펴야 하는지도 모르던 상태였지만 인터넷을 통해 동영상으로 학습하며 차근차근 우리 전통 춤을 익혀나갔다.

송 단장이 먼저 학습해 단원들에게 일주일에 한 가지 씩 가르쳐 나갔다. “단원들의 나이가 있다 보니 처음에는 앉고 일어서는 것도 힘들어했지만 연습을 거듭하다보니 동작도 제법 좋아졌고, 여러 공연 무대에도 설 수 있게 됐다”고 송영숙 단장은 뿌듯함을 전했다.

무궁화 무용단은 대규모인 ‘모빌 인터내셔널 페스티벌’ 외에도 다양한 행사에서 한국 무용의 아름다움을 전파하고 있다.

오크루사 스쿨 인터내셔널 페스티벌(1월), 에글랜 아시안 퍼시픽의 날(5월), 타이 페스티벌(6월), 파나마시티 천주교회 인터내셔널 페스티벌(8월), 나이스빌 인터내셔널 페스티벌(10월), 파나마 시티 인터내셔널 페스티벌, 모빌 인터내셔널 페스티벌(11월) 등에 고정적으로 참석하며, 한인회 행사에서도 무대를 선보이곤 한다. 

단장인 송영숙 씨 외 5명의 단원들 모두 각자의 생업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연습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부채춤을 처음 배울 때는 일주일에 두 번씩 정기적으로 모였고, 부채가 손에 익고 무용 순서를 익히고 나서부터는 일주일에 한 번씩 모여 연습을 하고 있다. 서북부 플로리다 한인회는 회관이 따로 없기 때문에 연습 장소는 송 단장의 집이다. “거실 살림살이를 몽땅 한 쪽으로 몰아놓고 생활하고 있어 가족에게 미안한 마음도 든다”는 송영숙 씨는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노력하고 있는 것을 이해해주는 남편에게 감사하다”는 말도 전했다. 

▲ 무궁화 무용단 단원들.

“시작은 미약 하나 끝은 창대하리라” 송 단장이 항상 마음에 담고 사는 성경 구절이다. 송영숙 단장은 “무궁화 무용단이 아직 비록 어설프지만, 이 지역에서 한국을 대표하고 있는 단체인 만큼, 힘이 닿는데 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또한 “지역의 초·중·고등학교에서 방과 후 프로그램으로 학생들에게 우리 무용을 접하게 하고싶다”는 바람도 전했다.

한국문화를 다른 나라사람들에게 알린다는 자부심 하나로 각자의 시간과 돈과 노력을 들여 최선을 다하고 있는 단원들에게 고마운 마음뿐이라는 송영숙 씨는 “비록 타지에 있지만 이곳의 한 사람 한 사람이 대한민국의 외교관이라는 마음으로 매사에 열심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랑하고 싶은’ 모국을 만들기 위한 열정에 박수를 보낸다. 

[재외동포신문 김민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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