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평 15주년 포럼 ‘동북아 동포 청년들의 삶과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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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평 15주년 포럼 ‘동북아 동포 청년들의 삶과 미래’
  • 김민혜 기자
  • 승인 2016.11.17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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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평화연대 창립 15주년 평화포럼, ‘디아스포라-청년들이 사는법’
▲ 2016 동북아평화포럼 - 청년들이 사는 법

사단법인 동북아평화연대(이사장 도재영)는 11월 16일 창립 15주년을 맞아 서울 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동북아 평화포럼 2016’을 열고 동북아의 지난 15년을 돌아보고, 미래를 그려나가는 시간을 가졌다.

오후 2시 40분, 동북아평화연대의 15주년을 기념하는 영상 상영으로 기념 포럼이 시작됐다. 이사장의 환영사와 참석한 귀빈들의 축사를 마치고 본격적인 포럼이 시작됐다. ‘동북아 디아스포라 - 청년들이 사는법’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포럼의 기조발제는 김민웅 교수(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 칼리지)와 박민철 교수(건국대학교 통일인문학연구단) 가 맡았다.

‘21세기의 변화 그리고 디아스포라의 길-삶과 공동체의 변화 그리고 청년의 미래’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김민웅 교수는 패권체제의 변동기인 21세기 전반의 세계적 변화가 디아스포라적 현실에도 그대로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이러한 국제적 상황의 유동성에 더해 한국의 소극적 정책은 디아스포라를 2중, 3중으로 주변부적 존재로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동평 창립 15주년 포럼 참석자들

조선족, 재일동포, 고려인, 탈북자의 고충을 각각 설명한 김 교수는 “한국 사회에서 동일한 민족적 공감대를 역사의 차원에서 공유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이라 말하며, 한국 사회에서 함께 나누고 이해하고 연대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청년들의 역할을 강조하며 한인 출신 디아스포라가 국제적 소통과 연대를 마련해나갈 수 있는 운동과 역량을 길러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출신지·본토의 정체성은 물론 세계시민적 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자신들의 권리운동을 펼쳐나가야 상황이 개선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동북아 코리언 디아스포라 연구 : 정체성과 가치충돌을 중심으로’를 주제로 발표한 박민철 교수는 코리언 디아스포라는 일제 강점기의 식민주의적 민족이산으로 설명될 수 있다는 말로 발표를 시작했다. 정치적 탄압과 강제수탈이 해외이주를 불러왔기 때문이다. 박 교수는 최근 코리언 디아스포라들의 한국으로의 이주가 늘어나면서 여러 갈등과 충돌이 발생하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하며 원인 분석 및 해결책을 제시했다.

박민철 교수는 코리언디아스포라들이 자신들의 민족적 호칭을 한반도나 거주국 중 어느 한 편으로 귀속시키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연구결과를 제시하며 이들이 이중 정체성을 가진 상태라는 점을 설명하며 이들의 한국 이주 원인은 경제적 소득 증대와 민족적 동일화 욕망이 결합된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한반도에서 경험하는 차별과 배제는 거주국에서 차별보다 더욱 직접적이며 더 큰 좌절로 남는다는 사실을 박 교수는 사례를 통해 설명했다. 그는 “코리언 전체의 민족적 합력 창출을 위해서는 새로운 통합 패러다임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정치·경제적 통합 뿐 아니라 생활 문화적·정서적 통합이 절실함을 강조하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상호간 이해를 확장시킬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 마련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고 주장하며 발표를 마쳤다. 

▲ 하나안 감독 박 루슬란 (우즈베키스탄 고려인)

2부 순서는 동포 청년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보는 시간으로 마련됐다. 영화감독 박 루슬란(우즈베키스탄 고려인) 씨는 고려인의 역사에 대해 설명했다. 고려인의 역사는 ‘싸움의 역사’ 라며, 독립운동기의 ‘나라를 위한 싸움’, 강제이주 후의 ‘살아남기 위한 싸움’, 현지 사회에서 경쟁력을 갖기 위한 ‘공부하기 위한 싸움’, 소련 붕괴 후 ‘자리잡기 위한 싸움’이 있어왔음을 말했다.

박 루슬란 씨는 그러나 소련의 붕괴 후 또 다시 새로운 사회에 던져지며 ‘꿈’이 사라졌다고 좌절하는 고려인들이 많았다고 설명하며 “우리가 힘을 합쳐야 더 강한 나라가 될 수 있다. 통일이 돼야 우리에게 약속의 땅이 생긴다”고 말했다. 

청년 공동체 ‘세움’의 대표인 중국동포 박동찬 씨는 조국과 본질에 대한 고민이 많았음을 고백하며 발표를 시작했다. 그는 “조선족을 흔히 ‘사과배’ 라고 표현하는데, 사과배는 사과도 배도 아니라는 시선을 가진 사람들도 있지만 생각해보면 사과도 배도 맞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며 “굳이 다르다는 것을 부각할 게 아니라 서로 닮은 부분들을 찾아내 교류하고 협력하고 상생하는 것이 우리가 나아가야 할 미래” 라고 주장했다.

▲ 사회적기업 요벨 대표 박요셉 (탈북인)

사회적기업 (주)요벨의 대표를 맡고있는 탈북인 박요셉 씨는 분단의 아픔이 담긴 ‘하나’ 라는 노래로 발표를 시작했다. 박요셉 씨는 “대한민국에는 북한에 존재하지 않는 것들이 존재하지만 반면에 차별이 극도로 심한 나라이기도 하다”며 탈북인들이 정착 과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설명했다.

그는 새터민 청년들의 성공적 정착을 위해서는 정서적 자립을 해결할 수 있는 환경이 먼저 수립돼야 한다며 그 답을 ‘농업’에서 찾았다고 말했다. 통계적으로 봐도 대부분의 새터민들이 농촌 출신이기 때문에 익숙한 환경에서 자립할 기회를 찾아주고자 한다는 것이다. 그는 경계인으로서의 삶은 힘들지만 ‘다음시대를 통찰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원동력’이기도 하다며 경계에서 변화와 창조를 이루어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대 인류학과 대학원생인 재일동포 3세 김이향 씨는 “조선인으로서의 자아를 내면화하지 않았었고, 그러고 싶지도 않았다”고 고백하며 발표를 시작했다. 정체성에 대한 고민은 한국생활을 하면서도 계속됐다고 한다. 특정 국가에 대한 소속의식을 확인하면서 결과적으로 국경의 벽을 세워 다른 나라에 대한 배타적인 태도를 보였기 때문이다.

한국과 일본의 이분법적 구조 때문에 한국에서도 이방인으로서의 자신을 느꼈다는 김 씨는 “민족과 다문화는 상반된 개념이 아니다”라며 “조국과 고향, 모국의 복합적인 인관관계 속에서 네트워크가 형성됐으면 좋겠다”고 주장하며 발표를 마쳤다. 

마지막으로는 러시아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러시아 전문 팟캐스트 ‘보드카 먹은 불곰’ 대표 이의찬 씨가 ‘경계에 서서 세계시민을 향하다’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다. 그가 체험했던 러시아 사회는 타문화에 대한 이해와 수용능력이 뛰어난 편이었다며 “우리나라의 이분법적 사고는 정답을 고르는 데만 익숙한 한국 교육에서 기인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씨는 “정신적인 고립에서 벗어나 경계 너머의 사람들과 상생을 도모해야 세계인과 더불어 사는 세계 시민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참석자들의 종합 토론이 이루어 진 후, 오후 6시 30분부터는 동북아 평화연대 창립 15주년 기념식 및 환영만찬이 열렸다. 

▲ 15주년 기념식 & 환영 만찬 -떡 케이크 절단

 

▲ 환영 만찬 - 동북아 여러 지역의 술을 한 그릇에 담으며 화합주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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