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100세 시대 일자리가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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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100세 시대 일자리가 답이다
  • 이동호 명예기자
  • 승인 2016.10.24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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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호 명예기자
최근 대기업에서 은퇴한 뒤 '시니어 호스팅'에 관심을 갖게 된 지인(60세)에게 들은 이야기다. 그는 "눈높이를 낮춰 여러 회사에 원서를 내봤지만 오라는 곳이 없었다"며 "새 일거리를 찾기 위해선 새롭게 배울 수밖에 없다는 생각에 IT 교육에 참가하게 됐다"고 말했다.

노인  취업 증가

고령화 시대를 맞아 고용·복지의 해결책으로 '액티브 시니어(일하는 노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기업과 노인 간 일자리 '미스매치'는 오히려 심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통계청의 '금년 7월 고용동향'에 의하면 60세 이상 취업자는 407만 명으로 지난해 7월(384만 명)보다 23만 명 늘었다. 반면 30대 취업자는 같은 기간 6만 명 가까이 줄었다.

하지만 노인 일자리가 질이 낮은 비정규직 일자리라는 것이 문제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에 따르면 60대는 전일제 근로 비율이 35%, 70대 이상은 9%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미스매치를 해소하는 해법으로 '재교육'을 꼽는다.

지난 7월 서울 충무로 한국노인인력개발원 서울본부에서 10여명의 어르신들이 숙박 공유 서비스인 에어비앤비의 '시니어 호스팅'에 참여하기 위해 컴퓨터를 들여다보며 교육에 열중하고 있었다. 자녀 출가 후 빈방을 숙박 공유에 활용하는 '시니어 호스팅'은 노후소득과 함께 고독감에 휩싸이기 쉬운 노인들의 활력제고에 기여한다는 측면에서 효과적인 캠페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숙박 등록과 체크인,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관리를 위해 필요한 정보기술(IT)지식은 노인들에게 높은 진입장벽이었다. 이런 점을 눈여겨 본 에어비앤비는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직업 교육에 직접 나섰다. "전국적으로 1700명에 달하는 시니어 호스트(50~70대)가 활동하고 있지만 IT 역량 부족으로 인한 고충이 많았다"고 토로한다.

재취업교육을 늘려라

고령화 위험에 처한 선진국들이 노인을 위한 재취업 교육에 발 벗고 나서고 있다. 미국은 회원만 4000만 명에 달하는 은퇴자협회(AARP)를 주축으로 재취업 교육을 회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정부와 직원, 사용자협의회가 공동으로 만든 3자협의회를 중심으로 정년이 가까워진 직원에게 재훈련 기회를 주고, 이들을 고용하면 40만 달러까지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은퇴를 앞둔 50~56세 직업훈련 참가율이 한국은 9.6%에 그쳐 주요 선진국 4분의 1 수준이다. 44.5%에 달하는 덴마크를 비롯해 노르웨이(40.4%), 미국(39.9%) 등에 비해 크게 낮았다.

한국은 10~20대에는 교육에 과도한 투자를 하는 반면, 정작 성인 이후 노년기에는 과소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우리는 고령자 교육을 투자가 아닌 시혜적 관점에서 보는 것도 문제다. 무조건적으로 재취업 교육을 기업에 강요하기 보다는 기업실적에 기여한다는 점을 보여주고, IT 신산업 분야를 중심으로 고령자에 적합한 직무를 개발해 나가야 한다고 본다. 100세 시대를 맞아 노인 일자리 활성화를 위한 사회적 연대감을 높이는 캠페인 활동이 활성화 되었으면 바란다. 

 일하는 노년이 좋다

아울러 일을 갖고 노년을 보내는 것과 일없이 노년을 보내는 것은 정신 건강과 인간 수명에서 차이가 있음을 자각하고 스스로 '재교육'에 정진해 삶을 업그레이드 되도록 노력하는 길에 서있는 나 자신이었으면 좋겠다. 지금부터라도 늦지 않았음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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