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서 훈민정음 반포 570돌 기념 한글문화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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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서 훈민정음 반포 570돌 기념 한글문화축제
  • 김복녀 재외기자
  • 승인 2016.10.17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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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한협회·함부르크도서관 공동주최, 다양한 체험·문화행사
▲ 함부르크서 열린 훈민정음 반포 570돌 기념 한글문화축제. (사진 김복녀 재외기자)

함부르크 독한협회(회장 강신규)는 훈민정음 반포 570돌 한글날을 맞아 10월 8일, 함부르크 중앙도서관과 공동으로 한글문화축제를 개최했다.

함부르크총영사관의 이동규 영사와 함부르크 무역관 어성일 관장 등 많은 교민들과 독일인들이 참석한 이날 행사는, 세종대왕의 높은 뜻을 기리고 한글의 독창성과 우수성을 독일사회에 알리며 우리의 문화적 자긍심을 드높이기 위해 마련됐다.

한국과 독일간의 친선교류에 목적을 두고 활동하는 독한협회는 예술계통의 전문인들을 초대하여 여러 분야의 강연회, 한독 간의 친선 모임, 한국요리강습 등을 통해 한국문화를 알려왔다. 한인여성회의 전통 북 공연으로 시작된 이번 행사는 강연, 공연, 시연회, 전시회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사회를 맡은 독한협회 크누트 벤야민 피슬러(PD Dr. Knut Benjamiin Pissler)부회장은 축사에서 “일본어가 음절 단위로만 적을 수 있는데 비해 한글은 자음, 모음이 합쳐져서 하나의 글자를 이룬다”며, “한글의 고유한 독창성과 세종대왕 때 한글이 체계적인 언어로 창제되었음”을 말했다. 또한, “코트라에서 함부르크 도서관에 한글동화책을 기증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 고 전했다.

이어 함부르크 중앙도서관의 페트라 마이어-에헤러츠(Leiterin Frau Petra Meier-Ehlers) 관장은 “한글문화 축제를 통해 한국의 역사, 문화 등을 새로 알게 되는 것은 즐거운 일이며, 다양한 문화를 접촉하고 서로 알아가는 것은 함부르크 도서관이 방문객들의 가까이에 있는 중요한 이유”라며 외국인들을 위한 외국어 책들과 미디어들이 구비되어 있음을 소개했다.

함부르크 총영사관 이동규 영사는 축사에서 “독한협회와 함부르크 도서관이 공동으로 한글날행사를 열게 된 것을 축하하며, 다른 언어를 배우고 문화를 이해하는 것이 쉽지 않은 데도 불구하고 많은 독일인들이 한글과 다양한 한국문화 행사에 큰 관심을 가져주어서 감사드린다”고 했다. 또한, “다문화에 대한 이해와 존중이 정말 중요하다. 다양한 문화와 사람들이 세상을 더 아름답게 만든다”며 끝맺었다.

이어 코트라에서 후원한 책 기증식에서 어성일 관장이 함부르크 도서관장에게 준비한 책을 전달했다. 마이어-에헤러츠 관장은 “우리 도서관이 소중한 한글 도서를 소장하게 되어서 매우 기쁘고 감사하다”며 소감을 전했고, 어성일 관장은 “함부르크에 사는 많은 교민들이 도서관을 찾아 한글 책들을 읽을 수 있게 되어 기쁘다” 고 화답했다.

▲ 그래픽 디자이너 정소미 작가의 한글 강연.

이어진 행사로는 정소미 작가의 한글에 대한 강연이 있었다. 정 작가는 현지에서 활동 중인 그래픽 디자이너로 행사장에 한글의 창제원리를 주제로 한 디자인 작품을 전시하고 있었다. 강연은 그의 책 ‘한글 디자인 프로세스’에 실린 내용으로 한글 창제와 탄생에 대한 이야기였다.  쉽지 않은 한글의 탄생 이야기를 독일인과 외국인들이 참석하여 큰 관심을 보였다.

두 번째 강연은 세종대왕에 대한 프랑크 뵈메(Frank Boehme) 교수의 강연이었다. 함부르크 음악대학 재직 중인 뵈메교수는 한국역사를 공부하던 중 음악에 관심을 가지게 됐고, 조선시대 음악과 악기를 장려하였던 세종대왕에 대해 접하게 됐다고 밝혔다. 

한글소설읽기 행사에서는 김연수 소설가의 ‘나는 유령작가입니다(ich bin ein Phantomschriftsteller)’를 번역한 하이케 리(Dr. Heike Lee) 박사가 초대됐다. 2015년 독일의 오스트아지엔(Ostasien Verlag)출판사에서 출간된 이 소설은 기록된 사실 이면에 숨겨진 굴곡을 다각도로 보여주는 9편의 연작이 수록되어 있다. 이 작품은 진지한 문제의식, 우아한 농담, 밀도 높은 문장, 출중한 형식미가 어우러져 있어 소설가 김연수의 개성을 뚜렷이 느낄 수 있다. 

이태훈 번역가와 공동 번역을 한 리 박사는, 베를린 훔볼트대학에서 한국학을 공부하고 2003년 광주에서 독일어교수로 활동하다, 독일로 돌아와 한국 문학 작품의 번역에 전념하면서 2007년 이후 함부르크 대학 한국학과에서 한국어를 가르치기도 했다.

독일어로 번역된 우리 한글 작품이 독일인들의 관심을 끌며 행사장에서 크게 읽히는 등 한국 문화에 대한 자긍심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귀를 기울이며 소설의 세계에 집중하는 관중들은 다문화를 통해 삶의 보편성과 문화의 공감대를 형성했다. 

독일인들의 해동검도 대결과 합기도 무술 시연이 있었고, K-Pop 공연도 이어져 젊은이들의 큰 박수갈채를 받았다. 검도 시범을 진행한 옌스 부크(Jens Burk) 독일 사범의 한국어 구령이 무대에 자연스럽게 울려 퍼졌다. 

▲ 서예체험을 하는 현지인들.

문화 체험으로 서예워크숍이 진행됐다. 함양분 서예가는 서예 작품이 전시된 공간에서 서예시범과 함께 붓글씨 체험코너를 운영했다. 도서관을 찾은 가족 단위의 독일인들이 붓으로 자신의 이름을 직접 써보거나 한글단어를 써보기도 했다. 이들은 한지와 먹에 대한 관심을 표하며 신비한 서예체험에 즐거워했다.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진열대 한 편에서는 한국문화소개와 더불어 한국에 대한 책자와 정보를 제공했다. 한국 음식 코너에서는 김밥, 비빔밥 등의 한식을 판매했고, KOTRA 직원들은 한국산 화장품, 간식 및 액세서리 등을 소개해 많은 현지인들의 관심을 끌었다. 진열대에서 팔린 상품들의 판매수익금은 함부르크 난민들에게 기부될 예정이다. 

[재외동포신문 김복녀 재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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