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 한국 조선(造船)기술자 파견 45주년 기념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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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 한국 조선(造船)기술자 파견 45주년 기념식
  • 김복녀 재외기자
  • 승인 2016.09.27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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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부르크 호발트조선소와 3년 근로계약으로 300여명 독일 진출

▲ 파독 조선기술자 45주년 기념식 (사진 김복녀 재외기자)

재독 한인조선(造船)기술자협회(회장 김부남)는 지난 9월 24일 조선기술자 독일파견 45주년 기념식을 거행했다.

기념식에는 장시정 함부르크 총영사 내외와 고창원 파독 산업전사총연합회장, 각 한인단체장 을 비롯한 150여명이 참석해 조선기술자 파독 45주년의 감회를 함께했다.

▲ 김부남 회장 (사진 김복녀 재외기자)

김부남 회장은 기념사를 통해 “이 행사는 지난 45년 전, 조국이 어렵던 시절 이,삼십대의 젊은 나이에 잘 살아보겠다는 일념으로 열심히 일하며 가족과 나라를 위해 앞만 보고 달려온 시간을 돌이켜보고자 마련됐다. 45년 전 우리나라는 기술도 장비도 변변치 않던 시대에 조선 기술자들이 독일에 파견돼 선진 기술을 배워 우리나라에 보급해 우리나라 조선 산업을 세계 최고의 위치로 끌어올리는 데 발판을 마련했다. 또 독일에서는 조선 기술자로서 성실성과 우수성을 인정받아 대한민국 국위선양에 앞장섰다”고 설명하며, “이곳 독일 땅에서 우리와 고락을 함께하다 세상을 떠난 동료 열두 분을 생각하며 이 자리에 참석해주신 유가족들께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인사했다.

이어서 장시정 총영사는 축사를 통해 “한국인 조선기술자는 1971년과 1972년 세 차례에 걸쳐 약 300여명이 독일 함부르크시에 있는 호발트조선소와 3년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독일에 진출했다. 조선 불모지였던 1972년 한국의 현대중공업이 조선소도 없는 상황에서 영국을 통해 그리스 해운회사의 26만 톤 급 유조선 2척을 주문받을 수 있었던 것은 파독 조선 기술자들의 땀과 정성이 호발트 조선소와 영국 선박회사 검사관들에게 종합적으로 높게 인정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파독 조선 기술자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고창원 파독 산업전사세계총연합회장은 “파독 광부, 간호사, 조선기술자 그리고 병아리 감별사와 공업연수생들이 어울러져서 대한민국의 경제를 발전시키는 데 크게 기여했다. 파독 산업전사세계총연합회는 이러한 부분들을 한국 정부 관계자들에게 알리기 위해 애쓰고 있으며, 훌륭한 조선 기술자들의 역사를 기록하고 있다” 고 말했다.

한국이민사 박물관 신은미 관장은 “ 우리나라 조선산업이 당당히 세계1위에 오를 수 있었던 배경에는 우리 파독 조선 기술자들의 숨은 헌신과 노력이 있었다”며, “김부남 조선기술자협회장의 주도로 파독 조선 기술자 관련자료 297점을 기증받았으며, 앞으로 연구 및 전시자료로써 활용할 계획”이라고 축사를 통해 이같은 사실을 전했다. 이어서 한국이민사박물관은 자료를 기증한 파독 조선기술자 22명에게 감사패 및 감사장을 전달했다.

▲ 회원들이 준비한 연극 (사진 김복녀 재외기자)

기념식 2부에서는 성악가 한규호, 한유랑 씨의 축하공연와 회원들이 준비한 연극이 이어졌다. 45년 전 회원들이 작업복과 헬멧을 쓰고 조선소 도크에서 특수용접과 선체조립을 하면서 열심히 배를 만드는 장면으로 시작한 연극은 조선 기술자 특유의 부지런함과 성실함과 그들의 삶의 희로애락을 표현해 많은 이들이 추억에 잠기게 만들었다.

이어서 조선기술자협회 남성회원들의 우렁찬 합창과 여성준회원들의 합창으로 참여한 모든 이들이 마음껏 회포를 푸는 즐거운 한마당이 연출됐다.

▲ 합창공연 (사진 김복녀 재외기자)

특히 이날 행사에서 조선기술자였던 선친은 이미 작고했지만 아버지의 동료이자 친구였던 고령의 회원들을 위해 뒤에서 묵묵히 돕는 2세들의 모습이 정녕 아름다웠다고 참석자들은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파독 조선기술자들은 1976년 4월 창립총회를 개최하고 ‘동호회’를 창설했으며, 2004년 정기총회에서 명칭을 ‘재독한인조선기술자협회’로 개칭했다.

현재 함부르크에는 한국인 조선기술자 가족 31가구가 거주하고 있다. 조국이 어렵던 시기에 잘 살아보겠다는 일념으로 고향을 떠나 온지 45년, 파독 광부와 간호사들이 한국의 경제 발전에 기여한 공로에 대해서는 높이 평가되고 있지만, 그에 비해 파독 조선기술자들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적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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