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이슬람 극단주의에 대한 대응과 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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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이슬람 극단주의에 대한 대응과 해법
  • 공일주(중동 아프리카 연구소 소장)
  • 승인 2016.07.11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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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일주 (중동 아프리카 연구소 소장)

우리나라는 강대국 사이에서 주변 국가와 협력하며 공공외교와 문화적 융성, 해외 수출에 주력해 왔다. 우리는 글로벌 시민으로서 다문화, 다종교 사회와 자주 만날 수 밖에 없다. 더구나 국내에 유입되는 외국인도 해마다 늘어나서 지금은 다문화 인구 200만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한다.

다문화정책의 목표는 사회적 통합

우리나라 다문화 정책은 지난 10여 년 간 ‘결혼이민여성 위주’의 가족 정책이었고 이민자를 위한 정책은 아니었다. 그래서 이제는 뭔가 다문화 정책에 ‘문제가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다문화 개념은 서로 다른 문화를 가진 사람들이 행복하게 함께 살아가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일반적으로 이민자 정책은 서로 다른 문화의 존재를 인정하고 그 문화의 독자성을 인정하는 입장과 이민자들을 주류사회에 동화시키는 입장으로 나뉜다.

그러나 이슬람은 스펙트럼이 다양하고 이슬람 국가마다 문화적 차이가 있고 자신들의 문화를 이주한 나라에서도 고집한다. 그 예로 유럽에서 무슬림 여성들이 얼굴을 모두 가리는 니캅 착용이 자주 사회적 문제가 돼왔다. 

그동안 한국 내에 거주하는 다문화 가정에게 재정적인 지원에만 초점을 두었다면 앞으로는 무슬림 다문화 가정이 우리나라의 사회적 일원으로 사회적 통합을 잘 수용하도록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무슬림들 중에는 극단적인 무슬림과 온건한 무슬림, 율법에 치중하는 무슬림과 자유주의 무슬림, 경제적인 무슬림과 문화적인 무슬림 등 이슬람 국가마다 차이가 있고 무슬림 개인마다 차이가 있다. 

이슬람 내부의 사상적 혼란

지금은 아랍 이슬람 국가들이 이슬람이 중도, 중용의 종교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그 이유는 오늘날 무슬림 청년들이 이데올로기적으로 정치적 이슬람에 휘둘리고 있고 극단적이고 과격한 사고에 물들어 있다고 이슬람 학자들이 판단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슬람 국가들은 정부가 나서서 청소년들의 극단적인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극단적인 사고가 곧 테러로 이어진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극단적인 사고를 불러일으키는 것들 중에 대표적인 것이 살라피 운동이다. 아랍 혁명 이후 자주 언론에 대두된 살라피 운동은 코란과 하디스(무함마드의 언행록)의 텍스트를 표면적으로(문자적으로) 이해하자는 무슬림들의 운동이다.

이런 살라피 무슬림들 중에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와하비들이 포함되어 있고 IS(IS)도 살라피들이다. 여러 부류의 살라피들 중에서 지하드(이슬람을 전하는 것을 막는 자와의 싸움)를 하는 살라피가 문제이고, 또 상대방을 카피르(비무슬림)로 단죄하는 무슬림들(타크피리)이 지금 이슬람국가에 퍼져있다. 

며칠 전 한국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비테러 무슬림 국가의 국민에게 비자를 확대한다고 했다. 그런데 이슬람 국가에서도 ‘지하드를 하는 살라피 무슬림’인지 또는 ‘상대를 카피르로 몰아 살해하는 타크피리’인지를 구분하기 어려운데, 우리나라 법무부나 출입국관리소가 어떻게 비테러 무슬림을 가려낼지 의아할 수 밖에 없다. 대부분 이런 무슬림들은 잠복하거나 은밀하게 움직이기 때문에 이슬람국가에서도 그들의 테러를 미리 구별하고 막아내기 어렵다. 

따라서 오늘날 이슬람의 흐름을 고려하면서 우리나라가 어떻게 다문화 사회에서 무슬림 이주민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하는지 잠시 생각해 보려고 한다. 지금은 아랍 이슬람 세계와 중동에서 극단 세력들이 일으키는 테러를 자주 목도하고 있고 무슬림 청소년들이 그런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에 이슬람 정부들이 국가적으로 청소년 계몽과 지도를 하고 또 관련 책자들을 정부가 발행하고 있다.

이슬람 극단주의 현상의 원인들

그런 자료에는 극단적인 사고를 일으키는 원인들로서 언어적 표현의 잘못된 이해가 무슬림들에게 있다고 보았고, 또 극단적인 사고를 갖게 하는 사안에 대한 이슬람법적 견해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 중에서 무슬림과 비무슬림 간의 적대감이 큰 문제라고 했다. 지금 일부 무슬림들에게 심각한 문제는 비무슬림과 남(이슬람의 다른 종파)을 테러 공격의 대상으로 삼는다는 점이다.

더구나 이슬람학자들이 볼 때 무슬림들이 지하드를 ‘살해’라는 말로만 잘못 이해하는 것이 큰 문제라고 했다. 지하드에는 대 지하드와 소 지하드가 있기 때문이다. 사실 모든 무슬림들이 “이슬람”(가령 요르단 일부 무슬림들은 사우디의 이슬람이 문제가 있다고 말한다)을 잘 아는 것이 아니다. 이슬람의 신념 중에 “왈라와 바라”는 비무슬림에 대한 적대감을 조장한다. 

이슬람학자들은 중동의 극단과 과격의 원인은 닫힌 사고, 맹목적인 추종, 잘못된 이해, 텍스트의 문자적(낱말 그대로) 해석, 율법에 대한 전체적인 원리를 이해하지 못함, 이슬람에 대한 무자격자들이 대중에게 말할 기회를 허용한 것이 큰 문제라고 했다(참고자료, 극단적 사고를 막는 방안, 이집트 종교성, 2016년). 

이슬람 국가의 종교학자들이 볼 때 무슬림 청년들이 과격하고 극단적 성향을 갖는 것은 그들의 닫힌 사고와 비이성적이고 의식이 없는 행동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고 무슬림들이 믿는 코란과 하디스(무함마드 언행록)를 잘못 이해하고 잘못 해석하는 데 있다고 한다.

그런데 닫힌 사고와 비이성적인 사고를 하고 코란을 표면적으로 글자 그대로 해석하는 무슬림을 얼른 골라낼 수 있을까? 그래서 미국은 무슬림 난민 심사를 1년을 넘게 한다. 중동의 일부 테러 조직과 정치 단체들은 그들의 정당과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종교를 비즈니스로 이용한다고 했다. 따라서 일부 무슬림들이 순수한 종교적인 유익보다는 이슬람의 외식적인 종교심과 정치적인 종교심을 갖고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이슬람 종교를 이용한다.

이슬람 학자들의 극단주의에 대한 해법

그렇다면 극단적인 사고를 막는 메커니즘과 그 원인을 해결하는 방안은 무엇인가? 이슬람 학자들이 그 해법들 중의 하나로서 이슬람 파트와(이슬람 법적 질문에 대한 법학자의 답변), 이슬람을 전하는 일, 모스크의 설교는 이슬람 전문가에게 맡기라고 한다. 설교는 모스크에만 한정하고 작은 기도처에서 설교를 못하게 하고 기도처나 기도실을 폐쇄하라고 했다.

두 번째는 오늘날 극단 테러 세력들 중에 청소년들이 많다는 것에 무슬림들이 착안하고, 이슬람 국가에서 테러 원천을 고갈시키는 방법은 대학생들에게 이슬람에 대한 교육이 현실에 입각해야 하고 또 객관적이고 이성적인 사고를 통하여 충분한 토론이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또 극단적인 사고를 막는 방안 중에는 언론과 공중파 그리고 여러 TV 채널들이 타크피리를 막는데 앞장서야 한다고 했고, 이런 타크피리 그룹을 대처하려면 종교적 스피치(설교나 종교 강연 내용)를 갱신해야 한다고 했다. 

한국 언론의 이슬람 이해와 역할

이슬람에 대한 우리나라의 언론의 역할에서 무엇이 문제인가? 지금 국내 언론이 사용하는 번역어 중에서 지하드를 “성전”이라고 잘못 번역하는데, 2016년 이집트 종교성이 발행한 책에서는 지하드를 포함하여 일부 주요 어휘들(딤마, 칼리파, 타크피르 등)에 대한 개념들을 새롭게 정의했다.

사실 어떤 특정 이슬람 용어는 가변적이어서 시대가 바뀌면 그 의미 또한 다소 변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과거 학자들이 써 놓은 책에서 이런 용어들을 번역하여 답습하므로 지금 이슬람 국가에서 실제 의도하는 의미를 우리 국민들에게 전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방송 취재원도 무슬림과 비무슬림으로 나눠 다각화해야 전체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한국어로 번역된 코란이 잘못 번역되어 있는데도 여전히 공영방송이 그대로 방영하는 것은 삼가야 한다. 한글판 코란을 읽고 문자적으로 잘못 해석하거나 자신들의 의도된 목적으로 그 번역본을 사용하는 경우 심각한 문제들을 야기할 것이다. 

이집트에서는 청소년들에게 과격 극단적 사고를 막는 방안으로서 개방과 소통의 중요성을 들었다. 아랍 무슬림들은 ‘남’에 대한 배타성을 없애자고 한다. 오늘날 동일한 이슬람 종파 안에서 순니 무슬림이 시아 무슬림을 그리고 시아 무슬림이 순니 무슬림을 서로 카피르(비무슬림)로 몰아 살해한다. 이렇게 상대 무슬림을 살해하는 것을 가해자 입장에서는 ‘할랄(허용)’이라고 믿는다.

이제는 ‘다르 알 이슬람’과 ‘칼리파 제도’의 개념 그리고 ‘알라후 아크바르’의 개념도 이슬람국가처럼 우리나라에서도 재검토되어야 한다. 우리나라가 중동과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정부 부처에는 중동 전문가가 있어야 하는데 그 전문가들은 중동 현지에서 수년간 연구한 경험이 있어야 한다.

정부의 대 이슬람 전문역량 높여야

우리나라 정부 관료 특히 외교부가 이슬람 정부가 내놓은 자료와 요구에 좌지우지 당하지 않으려면 이슬람 국가 전체를 볼 수 있는 안목이 필요하다. 사실 이슬람 정부가 내놓은 자료와 실제 해당 이슬람 국가에서 무슬림 국민들이 체감하는 사실이 서로 다른 경우가 있고 이슬람 국가의 언론들은 대부분 검열을 받기 때문에 자료를 분석하고 종합할 수 있는 전문가가 필요하다. 

무슬림들은 이슬람 무장 세력들의 테러가 하루아침에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그들의 자녀들이 이런 과격하고 극단적인 사고에 물들지 않도록 새롭게 교과과정을 개정하고 있다. 

이슬람 학자들은 지금 무슬림 청소년들의 극단적인 사상은 사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했다. 이슬람 역사에서 과격한 극단 세력들이 있었고 피트나(두 집단 또는 그 이상이 서로 싸움)가 여러 차례 있었다. 폭력을 조장하는 이슬람 무장 세력들은 그 폭력의 정당성을 코란 구절에서 찾는다.

그런데 이슬람학자들이 볼 때 무장 세력들이 코란 구절을 잘못 해석하고 있다고 주장한 것이다. 따라서 아직까지 코란 학자들이 인정하지 않는 한국어 코란 번역본에서 인용하여 공영방송이 내보내는 것은 삼가야 한다. 지금은 이슬람 세계에 사상의 혼란이 많아서 아랍 혁명 이후 청소년들이 정신적 공백을 극단적인 사상으로 채우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이슬람학자들이 주장한다. 

이슬람학자들은 청소년의 극단적인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해법으로 교리적 및 종교적 해법, 학술적 및 교육적 해법, 언론적 해법(비평적이고 객관적인 보도)을 제시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까지 무슬림에 대한 다문화 정책이 따로 없기 때문에 이제라도 각계 전문가들이 모여서 유럽에서의 실패한 경험과 이슬람 학자들이 주장하는 것 그리고 우리나라 형편을 고려하여 우리 실정에 맞는 정책이 입안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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