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소리] 브렉시트와 한국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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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소리] 브렉시트와 한국의 미래
  • 이형모 발행인
  • 승인 2016.07.01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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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형모 발행인

브렉시트의 후폭풍

영국의 콕스 하원의원이 피살되었을 때, 많은 사람들은 그 죽음을 애도하면서 생각하기를 ‘브렉시트’ 국민투표는 부결될 가능성이 더 커졌다고 짐작했다. 그러나 6월 23일 ‘브렉시트’ 국민투표 결과는 51.9%의 찬성으로 영국의 EU 탈퇴를 선택했다. 

파운드화 가치는 10% 넘게 폭락하고, 24일 개장한 아시아를 비롯한 세계 각국의 증시는 하락했다. EU 잔류의 선봉이었던 캐머런 총리는 10월에 사임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번 투표에서 잔류 측은 영국 경제에 유리함을 강조했고, 탈퇴 측은 이민자 통제와 주권 회복을 강조했다. ‘온갖 이민족들이 몰려와서 자식들의 직장을 빼앗고 임금을 낮추고 학교 병원 등 복지비용이 영국인에게 부담되는 것’이 싫었던 영국의 노령층들이 강력하게 ‘EU 탈퇴’에 투표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마르틴 슐츠 유럽연합 의회 의장은 “신속하고 명확한 탈퇴협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국의 탈퇴를 말리던 유럽연합 쪽에서 빠른 결별을 촉구하는 소리가 나온 것이다. 나머지 회원국들의 동요나 이탈을 막으려는 것이겠다.

스코틀랜드 자치정부의 니컬라 스터전 총리는 ‘스코틀랜드가 유럽연합에 남기 위해 가능한 모든 노력을 다 하겠다’며 또 한번의 독립 주민투표를 거론했다. 북 아일랜드도 비슷한 입장이다. 웨일즈까지 흔들린다는 소문이니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즈, 북아일랜드의 연합국가인 ‘브리튼 연합왕국’까지도 와해의 가능성이 생긴 것이다.

이러한 상황 앞에서 잔류를 지지하는 영국 국민들은 국민투표 재실시를 요구하는 청원운동에 264만 명이 서명했다. 영국은 향후 2년간 국내총생산이 3.6% 하락하고 일자리 52만개가 감소하는 극심한 경제난을 겪을 전망이다. 탈퇴 결정이 현실화된 지금 영국 국민들은 급격한 변화에 대한 당혹감과 미래에 대한 불안에 휩싸여 있다.

EU 경제의 17%, 인구의 13%를 차지하는 영국의 탈퇴로 EU의 위상도 축소될 것이고, 북대서양조약기구의 방위력도 축소가 불가피해진다. 파운드 폭락으로 엔화가 급등하는 일본과 중국이나 한국이 어떤 영향을 받을 지는 조금 뒷전의 일이다.

세계화와 양극화, 중동 난민과 이슬람국가(IS) 등으로 얽힌 여러 문제들이 영국의 국민투표를 계기로 화산처럼 분출되어 세계를 불확실한 격랑으로 몰아가고 있다. 그리고 이런 난맥상 속에는 ‘유럽의 인구절벽과 이민정책’ 문제가 숨어 있다.  


한국의 인구절벽과 남북통일

브렉시트가 영국과 EU의 미래를 위협하는 장애물이 되었다면, 한국의 미래를 위협하는 장애물은 내년부터 시작된다는 ‘인구절벽’이다. 

이 주제에 관하여 경향신문 ‘원희복의 인물탐구-김현철 교수’에서 인용해 본다. 김현철 서울대 교수는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의 근본 원인은 바로 인구절벽이다. 일본은 1996년부터 인구가 줄기 시작했고, 우리는 20년 시차를 가지고 내년부터 인구가 준다. 인구가 줄면 어떤 심각한 사태가 벌어지는지 (한국은)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일본의 교훈을 타산지석으로 삼자고 강조한다.

김 교수가 제시하는 대응책은 “정부가 금리를 낮추고, 구조 조정하는 성장기 대응책보다는, 생산가능 인구를 늘리는 정책을 즉시 시작해야 한다. 출산 휴가와 보육시설을 늘리고, 외국인 노동자 우대정책도 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이것들은 단지 급한 불끄기 미봉책일 뿐이고, “남북통일만이 인구절벽과 소비절벽을 막을 유일한 카드”라고 주장한다. 외국인 노동자 우대정책 보다는 같은 민족인 우리의 통일은 인종갈등이 없는 최상의 카드라고 강조했다. 

김현철 교수는 “정부는 개성공단을 폐쇄하고, 통일문제를 북핵으로 접근하는 우를 범했다. 통일문제를 보수나 진보, 이념으로 따지면 복잡해지는데, 이건 아주 기본적으로 먹고 사는 문제이고, 중산층이 총체적으로 무너지는데 그게 뭐가 중요한가?”라고 반문했다.

유럽의 브렉시트 사태를 보면서 우리나라의 국제적 상황과 경제 현실을 냉정하게 돌아보게 된다. 상황 돌파는 언제나 우리 자신의 몫이다. 국민이 납득하고 공감할 수 있는 해법은 무엇일까? 한국의 20세기 ‘압축고도성장’의 신화가 21세기에 물거품이 되거나 몰락하지 않기 위해서 ‘국가의 비전과 전략’을 새롭게 점검하고 실천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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