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영어공부, 파닉스가 중요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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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영어공부, 파닉스가 중요한 이유는?
  • 김은정 교수(노스캐롤라이나 채플힐 대학)
  • 승인 2016.07.01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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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닉스는 영어 읽기와 쓰기 발달에 탄탄한 기초
▲ 김은정 교수(노스캐롤라이나 채플힐 대학)

파닉스(phonics)는 영어에서 글자(letter)와 소리(sound) 간의 관계를 이루는 규칙을 이해하도록 가르치는 교수법이다. 단순한 자음과 모음, 알파벳의 음가를 익히거나 다양한 음성학의 규칙을 외우도록 하는 것만을 가리키는 말은 아니다.

영어 학습자가 단어와 문장 안에서 여러 음소(phoneme)가 어떻게 조합되고 분리되는지를 인지하고, 이 인지 능력을 단어를 읽고 쓰는 방법에 적용할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이다. 

파닉스는 영어를 외국어로 배우는 학습자에게는 읽기와 쓰기의 기초를 만들어주는 교육과정이지만 국내에서는 여전히 발음교정 교육이라는 인식이 있어 보조적 교육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는 편이다. 

미국의 국립 읽기 위원회(National Reading Panel)가 2000년 발표한 연구 보고서에 의하면,  읽기에 어려움을 가진 학생들의 대부분이 파닉스 및 음소 인식(phonemic awareness) 능력이 결여되어 있기 때문에, 체계적이고 명시적인 음소 인식과 파닉스 지도는 학생들의 읽기와 철자 능력을 상당히 향상시킨다고 한다. 

미국의 초등학교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음소 인식과 파닉스로 측정한 단어 읽기 능력이 읽기 이해력 증진에 미치는 영향’을 박사 논문 연구를 위해 7년간 조사했다. 8,000 여 명의 학생들이 참여한 이 연구에서 가장 두드러진 결과는, 전반적으로 1학년 때 높은 단어 읽기 능력을 가진 학생들은 낮은 능력의 학생들에 비해 빠르고 높은 수준으로 읽기 이해력이 발달됐다는 것이다. 

이 현상은 특히 일찍이 높은 단어 읽기 능력을 갖게 된 외국인 학생들에게서 현저하게 나타났다. 이 그룹의 학생들은 영어를 제2 언어로 배우고 있지만, 높은 영어 단어 읽기 능력 덕분에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지만 파닉스 능력이 저조한 학생들에 비해 8학년(한국의 중학교 2학년)까지 빠르고 높은 수준의 이해력 성장을 보였다. 

또한, 8학년에서는 1학년 때 높은 단어 읽기 능력을 가졌던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학생들과 동등한 수준의 읽기 이해력에 이르렀다. 이 연구는 영어 학습자들의 영어 단어 읽기 능력 조기 발달이 장기적인 읽기 이해력 향상에 큰 효과가 있다는 주장을 뒷받침할 뿐 아니라, 단어 읽기 능력을 기르기 위한 음소 인식과 파닉스 지도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파닉스 교수법에는 다양한 접근 방법 및 구성, 순서가 있다. 학습자마다 학습 성향과 능력이 다르기 때문에 실제 수업에서 활용 가능한 다채로운 활동들을 학습자의 눈높이에 맞춰 체계적으로 구성해야 한다. 파닉스 과정에서 실제로 단어를 읽어낼 수 있도록 하는 데는 많은 연습이 필요하기 때문에 여러 규칙을 익혀나가는 과정이 자칫 지루하고 딱딱할 수도 있다. 

노래, 구호, 스토리, 동화책, 게임 등을 이용해 활기차고 흥미롭게 파닉스 과정을 익히며 자신감을 갖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파닉스 수업을 통해 학습자들이 단어와 문장을 유창하게 읽어 나갈 수 있도록 하는 과정에서 문맥상 단어의 의미를 파악하는 과정이 병행되면 더 높은 읽기 이해력 향상으로 이어진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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