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중국 스타트업 창업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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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중국 스타트업 창업 이야기
  • 이동호 명예기자
  • 승인 2016.07.01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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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호 명예기자 (중국 소주 인산국제무역유한공사 동사장)

2016년 6월 초, 중국의 한 스타트업(신생기업)이 전 세계 미디어의 국제 면을 장식했다. 이항(Ehang 亿航联合)의 창업자 슝이팡(熊逸放), 1990년생 중국 시안(西安人)출신. 싱가포르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사업계획서 하나 달랑 들고 미국 실리콘 벨리로 가서 24만 달러를 투자받아 지난해 초 중국 광저우에서 이항을 창업했다. 

사람을 태우는 신개념 드론에 중국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이면서 몇 달 만에 4000만 달러(약470억 원)를 유치했다. 창업 1년 만인 올해 초 처음으로 유인 드론 시제품을 선 보였고, 미국 네바다 주가 이항이 개발한 사람이 탈 수 있는 드론의 시험비행을 미국 최초로 승인했다. 

이항이 개발한 유인 드론에는 사람 한 명이 탈 수 있으며, 2시간 충전하면 최대 시속 96km로 20여 분간 비행할 수 있다. 소형 비행기와 차이점은 조종면허가 없어도 된다는 것이다. 탑승객은 터치스크린이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목적지를 입력하면, 드론에 장착된 컴퓨터가 목적지까지 자동으로 비행한다. 이런 이유로 ‘드론 택시’라는 별명이 붙었다.

개인용 비행장치 ‘아이언맨슈트’로 유명한 광치과학과 마찬가지로 중국 선전에 둥지를 튼 DJI(大疆创新科技)는 현재 세계 민간 드론 시장의 70%를 장악하고 있는 기업이다. 홍콩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DJI를 창업한 현재 36세의 왕타오(汪滔)는 창업 10년 만에 DJI를 기업가치 10조 원이 넘는 기업으로 키워냈다.

중국에는 슝이팡과 같은 20대 창업 신화가 수두룩하다. 중국 정부의 청년 창업 지원정책과 수천 개의 엔젤펀드, 그리고 알리바바의 성공 신화에 고취된 젊은이들의 도전정신이 창업 붐을 일으킨 결과다. 쑤저우(苏州)의 대규모 창업단지에서도 젊은 일인 창업자들이 사무실에서 열심히 미래를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여기서 의문이 생긴다. 우리나라에서는 왜 이항이나 광치과학, DJI와 같은 세계적인 벤처기업이 탄생하지 못하는 것일까.정부의 창업지원 정책에 허점은 없는지, 창업금융이 구태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은 아닌지 서둘러 점검해 봐야 한다. 창업 분야마저 중국에 뒤처진다면 미래세대는 영영 중국의 그늘 아래 살아야 하는 것 아닌가 싶다.

언론에서는 얼마 전, 국내 부실 조선사에 이미 쏟아 부은 공적자금이 7조 원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이만한 자금이 그동안 청년창업 지원에 쓰였다면 얼마나 많은 스타트업이 신화를 창출했을까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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