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과 중국의 꿈(中国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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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과 중국의 꿈(中国梦)
  • 이동호 명예기자
  • 승인 2016.06.16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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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호 명예기자 (중국 소주 인산국제무역유한공사 동사장)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의  꿈(中国梦)’을 제기한 건 2012년 11월이었다. 중국 권력의 정점인 총서기에 오른 직후다. 당시 그는 ‘중화민족의 부흥이야말로 가장 위대한 꿈’이라고 했다. 이 꿈이 실현되면 국가가 부강하고 인민의 행복이 시현된다고 했다.

1년여 뒤 시 주석은 카자흐스탄(2013년 9월)과 인도네시아(11월)를 잇따라 방문하면서 ‘일대일로(一带一路)’ 구상을 내놨다. 2천 년 전 고대 물류망을 현대에 부활시킨 실크로드 구상은 중국몽의 표현이라고 할 만하다.

중국이 글로벌 경제무대에 본격 등장한 계기는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이었다. 이는 중국이 미국 중심의 서방 글로벌시스템에 편입됐다는 것을 뜻한다. 그러나 일대일로는 다르다. 서방체제로의 편입이 아닌, 중국의 스탠다드를 갖고 독자 세력권을 형성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일대일로 권역에서는 런민비(人民幣)로 교역하자’는 제안이 이를 말해준다.

주변국의 성장을 돕고, 함께 발전하겠다는 중국의 ‘합작공영(合作共赢)’ 논리가 지금 세계에 먹히고 있다. 돈이 힘을 만들고, 힘이 논리를 만드는 형국이다. 개발 사업을 주도하게 될 아시아 인프라투자은행(AIIB)은 어쨌든 중국의 의도대로 운영될 수 밖에 없다. 중국을 머리로 하는 경제권이 형성되고 있는 셈이다.

중국이 일대일로 전략을 추진하면서 앞세우는 게 바로 고속철도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 맞춰 개통된 베이징-텐진(天津) 구간이 그 시작이었다. 그로부터 불과 7년 만에 세계 전체 고속철도의 약 60%(약 1만6000km)를 가진 ‘철도 강국’으로 성장하더니 이제는 국경을 넘어서 달리려 한다.

중국은 향후 3년간 전국적으로 철도와 고속도로, 공항·운하 등 교통 인프라 사업 300여 건에 4조 7천억 위안(약 850조 원)을 쏟아 붓게 된다. 이 중 철도 건설이 전체사업의 40%를 넘는 2조 위안(약 360조 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지역별로는 중서부 내륙지방의 낙후한 교통 인프라를 개선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철도는 글로벌 경제판도의 가늠자 역할을 한다. 영국·미국이 세계 경제 패권을 장악할 수 있게 해준 동력이 바로 철도였다. 미국의 경우 1800년대 말 이뤄진 대륙 횡단 철도 건설과 함께 ‘가자 서부로(Go West)!’ 붐이 일었고, 경제는 빠르게 확장되고 통합 됐다. 20세기의 패권의 힘은 그렇게 축적됐다.

중국 상황도 비슷하다. 산동성을 출발한 고속철도가 서쪽 끝 신장  우루무치에 닿고, 상하이에서 시작된 노선이 서부 충칭까지 이어지면서 ‘GO WEST’ 붐이 일고 있다. 호사가들은 이를 들어 "중국이  일대일로를 타고 세계 패권을 향해 질주하고 있다"고 말한다.

‘일대일로를 통해 강한성당(强汉盛唐· 강한 한나라, 번성한 당나라)의 부흥을 이루겠다’는 시진핑 주석의 꿈, 그게 바로 중국몽과 일대일로를 관통하는 철학이기 때문이다. 서쪽으로 내달리는 중국의 고속철도는 그 상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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