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한인회, 한인지역 투표소에 한글 투표용지 샘플 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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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한인회, 한인지역 투표소에 한글 투표용지 샘플 비치
  • 김지태 기자
  • 승인 2016.03.23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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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회 역사상 최초 시도, 한인 800여 명 참가로 보팅파워 과시
2016 미국 대선 정국이 가열되고 있다. 시카고한인회는 지난 3월 16일 예비선거(Primary Election)에서 한인교육문화마당집, 한인사회복지회와 함께 적극적인 선거참여 캠페인을 벌였다. 3월 21일 재외동포신문사를 찾은 시카고한인회 진안순 회장은 “예비선거에 많은 한인들이 참정권을 행사해 소수민족인 한인사회를 대변해 줄 정치인을 선출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하는 취지에서 캠페인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 유권자들의 투표를 독려하고 있는 진안순 회장(사진 시카고한인회)
 
시카고한인회는 투표소를 찾는 유권자들이 언어로 인한 불편함을 겪지 않고 투표를 할 수 있도록 한인밀집지역 투표소에 한글로 된 투표용지 샘플을 비치했다. 시카고시를 포함하는 Cook County(미국 내에서 가장 면적이 넓은 카운티) 선거관리위원회 및 시카고 선거관리위원회와 꾸준한 접촉 끝에 거둔 성과로 한인회 역사상 최초의 일이다. 
 
미국 선거법에 따르면 유권자는 ‘언어, 인종, 종교의 이유로 투표권을 침해당해서는 안된다’는 법 조항이 있다. 이에 착안하여 진 회장은 Cook County와 시카고 선거관리위원회의 협조를 얻어 투표소에 한글 투표용지를 비치하게 된 것이다. 
 
“영어를 잘 알아도 복잡하고 어려운 게 미국 선거예요. 한인 유권자들 가운데는 언어로 겪는 불편함 때문에 선거를 하지 않는 분들도 많습니다. 이런 불편사항을 해소하기 위해 소수민족 권익신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Asian American Advancing Justice Chicago’와 연계해 투표용지가 한글로 만들어질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시카고한인회는 지난 1월 29일 한글 투표용지를 투표소에 비치한다는 사실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에 게스트로 참석한 중국 커뮤니티 지도자는 “중국 커뮤니티도 중국어로 된 투표용지 도입 후 투표율이 높아졌고 중국 커뮤니티의 정치적 목소리도 높아졌다”며 한글 투표용지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실제로 이번 3월 5일 실시한 한인 조기투표의 날에 투표소를 찾은 한인들이 한글 투표용지 샘플을 들고 기표소에 들어가 투표를 했어요. 전 보다 투표가 훨씬 쉬워졌다고 다들 말해서 보람을 느끼게 됐죠.”
 
시카고한인회는 한국어와 미국어를 구사하는 이중언어 선거관리위원을 모집해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승인을 받도록 했다. 그 결과 3월 현재 35명의 이중언어 선거관리위원을 확보했다. 
“오는 11월 대선까지 최대한의 선거관리위원을 모집해 한인유권자들이 많은 투표소에 배치할 예정이에요. 이들의 도움으로 많은 한인들이 언어의 불편함 없이 투표를 할 수 있도록 독려할 계획입니다.”
 
▲ 본지를 방문해 한글 투표용지 샘플 취지를 설명하는 진안순 회장
 
▲ 시카고한인회에서 투표소에 비치한 한글로 된 투표용지 샘플
 
또한 시카고한인회는 지난 3월 5일을 조기선거의 날로 정하고 기존의 시카고 북쪽 글랜뷰 지역 투표소 이외에 시카고 서쪽 샴버그와 북쪽 나일스에 있는 투표소를 추가로 선정했다. 이들 투표소에 한인 자원봉사자와 한인 선거관리위원을 배치해 거동이 불편하거나 차량 지원이 필요한 한인 유권자들에게 교통편을 제공했다. 이날 투표소에는 약 800여 명의 한인들이 참여해 한인들의 '보팅 파워'를 과시했다. 
 
시카고한인회는 3월 14일 조기선거와도 관련해 광고와 공문 등을 통해 선거참여를 독려했다. 한인교육문화마당집은 조기선거기간 동안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연장자 아파트를 찾아 투표방법을 교육하고 홍보하는 캠페인을 전개했다. 
 
진 회장은 미국 대선이 끝날 때까지 선거참여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펼쳐나갈 예정이라고 말한다. “11월 8일 미국 대선을 앞두고 최소 50여명의 한인 선거관리위원을 모집해 한인 유권자들이 많이 찾는 투표소에 배치할 예정입니다. 또한 대선에 앞서 한인이 다 함께 모여 투표할 수 있도록 조기투표소를 추가로 지정해 많은 한인들이 언어적 불편함을 겪지 않고 투표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진 회장은 제32대 임기를 시작한 2015년 7월부터 미국사회 내 소수민족의 권익을 위해 노력하는 사회단체와 접촉을 갖고 미국 선거와 관련해 유기적인 협조 체제를 구축해왔다. 이런 시스템을 통해 시카고한인회는 한인회 조직 내에 ‘한ㆍ미 유권자 등록지원 특별위원회’를 설치해 한인 시민권자들의 유권자 등록을 도우면서 한인들의 선거 참여를 독려해 왔다. 
 
“유권자의 힘은 스스로 투표에 참여했을 때 발휘되는 것입니다. 우리 소수민족의 뜻을 전달하는 최선의 방법은 투표입니다. 시카고한인회는 정치인들이 우리 한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한인들이 소외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선거참여 캠페인을 전개해 나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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