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너소사이어티 재외동포 1호 회원, 홍콩 리딩 디지털 김희상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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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너소사이어티 재외동포 1호 회원, 홍콩 리딩 디지털 김희상 대표
  • 박세정 기자
  • 승인 2016.03.07 16: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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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꺼이 나누는 기부 문화가 조성되길 바란다"

무역회사 리딩 디지털(Leading Digital Co., Ltd)의 대표 김희상 씨는 1993년 LG전자 홍콩지사 주재원으로 홍콩 땅을 처음 밟았다. 2000년에 들어서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한 김 씨는 홍콩에 본사를 두고 한국 기업의 LCD 유리를 중국의 TV, 컴퓨터, 핸드폰 업체에 수출하고 있다. 올해로 17년째 사업을 이어온 그는 현재 중국 상해와 심천 등지에 지사를 세워 운영하고 있다.

“아이들이 대학에 들어가서 작년부로 가족 모두 한국으로 들어왔습니다. 저는 홍콩과 한국을 왔다갔다 하고 있고요. 저도 2년 내에 홍콩생활을 정리하고 돌아와 그동안 관심 있었던 ‘나누는 일’에 좀 더 시간을 보내고 싶습니다.”

올해 58살이 된 그는 60 이 되기 전 한국에 들어와 그동안 조금씩 펼쳐왔던 기부활동을 다양한 형태로 진행시켜 볼 생각이다.

김희상 씨가 기부와 사회활동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대학시절 야학봉사가 계기가 됐다. 중학교 교장선생님으로 정년퇴직하신 아버지 슬하에서 특별한 경제적 어려움 없이 자란 그는 대학에 진학한 후 자신보다 어려운 처지의 친구들을 보며 안타까움을 느꼈다.

“그때만하더라도 구로공단 쪽에는 중학교만 졸업하고 서울로 올라온 어린 친구들이 많았습니다. 낮에 일하고 밤에는 공부해서 대학에 진학하는 애들이 많았어요. 어려운 시절이었지만 주변에서 십시일반 모으고 성당 같은 곳에서 지원해주면 새로운 발판을 마련해줄 수 있었죠.”

김 씨는 불우한 환경으로 어려움을 겪는 이가 없었으면 좋겠다는 일념으로 도울 수 있는 한 도왔다. 일찍 취업해 또래보다 경제상황이 나았던 그는, 경실련과 같은 시민단체에서 활동하는 친구들에게 월급의 30%를 떼어 보태주기도 했다.

굿네이버스에 4년간 기부를 하기도 했던 그는 우연히 지인에게 아너소사이어티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김 씨는 이 모임을 작은 기폭제로 삼아 '나눔'을 사회문화로 정착시킬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2012년 10월 25일, 김 씨는 직접 단체에 전화를 걸어 클럽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 후 1억 원을 기부하기로 약정했다. 그는 아너소사이어티 클럽 재외동포 1호 회원이 됐다. 
 

▲ 홍콩 리딩 디지털 김희상 대표
“아너소사이어티 클럽은 지역별 모임을 가지는데, 자주 만나는 지회는 한 달에 한 번 정도 만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저는 해외에 있어 딱 한 번 참석해본 적 있는데, 모임을 통해 외연을 넓히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서로 격려하고 동기부여가 되어 사회적인 선순환을 이끌어 낼 수 있다고 봅니다.”

김희상 씨는 아너소사이어티 클럽 회원 수가 지금보다 훨씬 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클럽 가입 후 주변 지인들에게 권유해보았지만, 아직까지 돌아온 대답은 없다. 한국 사회와 한국인들에게는 ‘내 것, 내 가족, 내 핏줄’과 같은 정신이 깊숙이 자리해 기부 문화 정착이 어렵다고 말한다. 그는 무엇보다 사람들의 근본적인 사고와 사회분위기가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개인이 어떠한 목표를 위해 전력투구 하는 것이 강점이에요. 그런데 무언가를 이루고 나면 모든 공이 자신에게 있다고 생각해서인지 ‘내 핏줄’에게만 줘야한다는 의식이 강한 것 같습니다. 잘 생각해보면 상당한 부분 사회가 환경을 만들어 준 거예요. 저 같은 경우도 한국인이었기 때문에 이런 사업을 할 수 있었어요. 한국 산업과 기업들이 커지면서 기회를 줬고, 내가 잘 된 것의 최소 50%이상은 사회적 지원이 있었다고 봐요. 그렇다면 그 정도는 환원을 하는 게 옳지 않을까.”

특히 기업을 운영하는 사람들, 많이 가진 사람들의 개인적인 나눔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개인 기부가 회사 기부를 넘어설 때 비로소 올바른 기부 문화가 정착된다고 본다.

“아마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개인 기부 현황도 회사 기부의 5%도 안 될 거예요. 마케팅 효과를 기대하거나 세금 혜택을 받으면서 하는 것은 사실 진정한 기부라고 말하기 어려워요. 물론 회사 기부도 중요해요. 그러나 회사는 회사대로 기부하고, 오너 분들은 개인적으로 또 참여하셔서 개인 기부가 회사 기부만큼 늘어난다면 세상이 정말 많이 바뀔 것 같아요.” 

현재 김희상 씨는 청소년 문제에 가장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김 씨는 한창 예민한 사춘기 시절, 가정불화나 경제적인 문제로 삶을 포기하거나 탈선하는 학생이 발생하는 것은 사회적 죄악이라고 말한다.  

그는 우리 사회가 급격히 성장하면서 부작용을 많이 떠안았다고 말하며, 예전에는 지금보다 물질적으로 풍족하진 못했지만 가족 간 이웃 간 사랑을 많이 나눴고, 열등감도 적었다고 언급했다.

김 씨는 한국에 돌아오면 청소년 관련 문제 해결 방법을 찾는 데에 많은 시간을 할애할 예정이다. 기부를 더 늘려야 할지 관련 단체와 자매결연해야 할지 구체적인 방법은 아직 정해놓지 않았다. 다만 청소년 개개인이 어느 정도 동등한 선상에서 시작할 수 있는, 기회의 평등이 주어지는 사회가 되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나는 이 사회에서 무엇도 할 수 없어’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것을 어떻게 구체화해서 도울지 좀 더 신중히 고민해볼 것입니다. 어떤 식으로든 해야 하는 일이 분명하니까요. 무엇보다 흔쾌히 자기 것을 내어놓고 나눌 수 있는 사회적인 분위기, 그런 문화를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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