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가주밀알선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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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가주밀알선교단
  • Koreananews 정채환
  • 승인 2003.02.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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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알은 떨어져 죽으므로 열매를 맺는다. 즉 자신을 희생하여 많은 결실을 보게 하는 것이다. 성경에서도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아니하면 한 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느니라"(요한복음 12장 24절)라고 말씀하고 있다.
죽어야만 열매를 맺는 밀알. 바로 이 밀알의 성정을 닮아 보려는 밀알운동이 1979년 10월 16일 시작되었다. 이재서 회장이 한국을 비롯한 전세계 장애인들에게 그리스도의 복음과 사랑을 전하는 것을 목표로 〈한국밀알선교단〉을 설립, 본격화시킨 것이다.    
미주에서는 1987년 필라델피아에 처음 설립되었다. 그 후 수많은 이들의 물심양면의 수고와 또 한국교회의 적극적인 성원을 밑거름으로 성장해 나갔다. 이는 세계선교 역사상 그 유래가 드문 눈부신 성장이었으며 마침내 지난 1995년 3월 이 모든 밀알 지체들이 하나가 되어 〈세계밀알연합회〉가 출범하기에 이르렀던 것이다.
그리고 지난 1997년 1월 19일엔 「장애인이 중심에 있는 예수그리스도의 공동체」를 표어로 하여 〈남가주밀알선교단(The American Wheat Mission In Southern California)〉이 창단 됐다. 〈남가주밀알선교단(단장 이영선)〉은 장애인에게 복음을 전하고, 장애인을 도우며, 장애인을 사회에 바르게 알림으로써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를 지향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러한 그들의 활동이 언제부터인가 다양한 사역들로 한인사회 곳곳에 소리 없이 그러나 힘있게 번져나가고 있음을 본다.    

■ 작은 밀알의 큰 꿈    
〈남가주밀알선교단〉은 현재 LA와 오렌지카운티 2곳에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다. 회원은 총 170여명으로 장애단원과 비장애단원이 신앙공동체를 중심으로 활발히 밀알운동을 전개하고 매주 화요모임과 목요모임을 통해 단원들의 결속과 사랑을 다지고 있다.
구체적으론 장애인들을 위한 사역을 감당하고 있는 각 교회들과 〈나눔선교회〉와의 열린 예배 및 일반 교회방문을 통해 밀알 단원뿐만이 아닌 일반 성도들과의 교류를 이어나가고 있다. 이는 밀알의 큰 꿈인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이웃으로 어우러지는 공동체'를 향해 내딛는 걸음이다.
이외에도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는 한발자국도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는 재가(在家)장애인들을 방문해 그들에게 세상과 조우할 수 있도록 하고, 수화보급 및 찬양을 통해 단 한사람의 청각장애인이라 하더라도 하나님 말씀을 듣는데 소외되지 않도록 배려하고 있다.
그리고 매년 10명의 장애인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여 배움의 길을 열어주는 장학복지사업도 펼치고 있으며 남가주 지역의 한인 발달장애아동을 위한 전문교육기관인 한미장애교육센터(소장 양한나)를 운영하는 한편 정기적으로 장애관련 각 분야의 전문인을 초빙, 장애아동 부모를 위한 세미나도 개최하고 있다.
그러나 밀알선교단이 이러한 여러 활동가운데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사역은 '사랑의 교실'이다. 2001년 8월 오렌지카운티에 문을 연 것을 시작으로 LA(나성순복음교회)에 이어 오는 3월에는 동부(선한청지기교회)에도 '사랑의 교실'을 개설할 예정이다. 그만큼 반응도 좋고 효과가 크기 때문에 앞으로도 더욱 확산할 계획이라는 게 관계자의 말이다.
'사랑의 교실'은 매주 토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되는 있는데 일반 아동들과는 달리 특별한 보살핌이 필요한 장애아동들을 위해 마련된 독특한 반이다. 모든 프로그램이 무료로 제공되고 현재 6명의 특수교사와 6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세심한 손길을 펼치고 있다.
장애아동 한명당 한명의 자원봉사자를 연결, 특별 지도를 하는 이 '사랑의 교실'은 장애아동들이 학교에서 다 습득하지 못하는 교과과정 및 활동 등을 보충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들로 짜여져 있다. 이렇게 운영되고 있는 '사랑의 교실'은 장애아동들에게도 귀한 기회이지만 자원봉사자들에게도 더없이 값진 체험을 안겨준다고 한다. 나와 다른 이들에 대한 차이나 거부감을 없애고 서로의 다양함을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 있게 하는,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며 진정한 사랑을 나누는 시간인 것이다.

■ 역동적인 이영선 단장
한마디로 〈남가주밀알선교단〉은 역동적이다. 가만히 앉아서 도움의 손길을 기다리는 장애인이 아닌 스스로 일어나 참여하고 타인에게 말을 거는 능동적인 장애인을 표방한다.
이러한 〈남가주밀알선교단〉의 쉴 사이 없는 프로그램들이 각계의 관심 속에 결실을 맺기까지는 수많은 자원봉사자들의 헌신과 사랑이 있었음을 짐작할 수가 있다. 그러나 그들의 수고가 헛되지 않고 빛을 발하도록 하는 데에는 또 다른 숨은 일꾼의 노고가 있었던 것이 다.
모든 행사를 실제로 기획하고 이끄는 주역임에도 좀처럼 얼굴을 드러내지 않고 수고한 다른 이들만 앞세우는 사람. 그야말로 땅에 떨어진 밀알로서의 소임을 다하고자 하는 이영선 단장을 말함이다. 그는 지난 2000년부터 〈남가주밀알선교단〉 단장을 맡아 그동안 뿔뿔이 흩어져 각 단체의 이름만을 내세우기에 바빴던 수많은 장애인 단체들을 화합시켰다. 그 뿐만 아니라 장애인에 대한 사회의 인식을 바꾸어 장애인들도 바로 '우리의 이웃'임을 알게 했다. 과연 그의 힘은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이영선 단장은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1981년 한화그룹 뉴욕지사 주재원으로 파견됐다가 그해 9월 서른의 나이에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해 척추손상을 입어 휠체어에 몸을 의지해야만 하는 장애인이 되었다.
그러나 이 단장을 만나본 사람은 그의 환한 얼굴에서 그가 당한 사고가 절망으로 그치지 않았음을 단박에 알 수 있다. 그 어떤 고난도 펄펄한 의지와 신념을 가진 그를 주저앉히지 못한 것이다.
그는 사고 후에도 계속해서 한화그룹에서 일을 하였고 95년에는 한화그룹 미주본부 관리이사로 승진하였다. 그러다 99년 5월 남가주로 이주하면서 미주한인장로회 신학대학에서 신학을 공부하던 중 태동단계에 있던 밀알사역을 맡게 된 것이다. 결국엔 2000년 8월 〈남가주밀알선교단〉 단장이 되었고 지난 1월에는 전세계 밀알을 하나로 묶어 총괄하는 〈세계밀알연합회〉의 사무총장으로 선임되기에 이르렀다.
사고를 당하기 전까지는 "하고 싶은 것을 다 하고 살아왔다"고 말할 만큼 세상에 자신 있던 사람. 그만큼 거침없었던 그의 삶에 제동이 걸렸으나 그 제동은 쉬임 없이 살아온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고, 하나님을 깨닫게 함으로 하나님의 자녀로 세상을 다시 사는 참 기쁨을 가져다주었다고 한다.
이영선 단장은 "완전히 항복하고 나니 선택의 여지없이 분명한 길이 보였습니다. 이제 장애인 문제는 권익 옹호단계에서는 벗어나 장애인 스스로 사회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이고 어떻게 기여할 것인가를 생각할 때입니다." 라고 힘주어 말한다. 이러한 신념을 몸소 실천하는 그에게서 밀알의 참 모습을 발견한다.

■ 장애인에게 편한 것은 모든 이에게 편한 것                    
우리 모두는 누구나 장애인이 될 수 있다. 이러한 가능성은 인구의 10%로 추정되는 장애인 중 81%가 교통사고, 산업재해 등으로 인한 후천적 또는 중도장애인이란 사실을 통해 입증된 현실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장애' 라는 것에 일종의 무관심 내지는 거부감을 표명하는가 하면 신체적 장애는 단지 불편할 뿐 결코 장애가 아니라고 쉽게들 말한다.
과연 그럴까? 생각해 볼일이다. 장애인이란 이유로 그들을 시혜 혹은 무지의 대상으로 전락시켜 '편견'과 '소외'라는 이중의 굴레를 씌우진 않았는지.
'장애인에게 편리한 것은 모든 이에게 편리한 것이다'라는 인식의 보편화와 함께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하는 행사들이 결코 뉴스거리가 될 수 없는 일상의 자연스러운 일이 되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 밀알 사역에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714) 522-4599로 연락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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