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중국인은 상대를 어떻게 공략하는가?…②
상태바
[기고] 중국인은 상대를 어떻게 공략하는가?…②
  • 이병우 중국 중부지역 경제문화 연구소장
  • 승인 2015.11.30 17: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이병우 중국 중부지역 경제문화 연구소장(칼럼니스트)
중국 사람들은 상대를 공격하기 전에 이렇게 치밀하고 주도면밀하게 그물을 짠다. 그리고 천천히 은밀하게 전략을 개시한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여기에 걸려들면 빠져 나오기가 아주 힘이 들다. 거의 잡혀 먹힌다고 보면 된다. 천운(天運)이 들지 않은 이상에는 이 그물에서 도망쳐서 살아남기란 정말로 하늘이 돕지 않으면 안 된다. 이래서 멋모르고 덤비면 중국 시장에서의 경쟁은 백전백패가 된다. 열심히 안 해서 지는 것도 아니고, 운이 없어서 깨지는 것도 아니다. 정말로 최선을 다 했지만 이미 결과가 나 있었던 판이기 때문이다.

 그물에 걸려든 고기가 아무리 용트림을 하며 별의 별 방법을 강구한다 해도 그 게임은 물고기가 그물에 들어갔을 때 이미 끝났기 때문에 그물 속에서의 최선의 노력은 어부가 그물을 건져 올릴 때까지만 유효하다. 혹시 어부가 배가 고파서 밥을 먹는다던지, 담배 한 대 피우면서 휴식을 취한다면 잠시의 생명이 연장될 수는 있다. 그렇다고 그 고기의 운명이 바뀔 수 있는 확률은 없다.

 이래서 우리는 우선 이 그물에 걸려들지 말아야 한다. 무슨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그물에 걸려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걸리면 그 순간부터는 방법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중국 사람들의 수법이 전부는 아니더라도 이런 방법으로 접근해서 그물을 치고 마침내 그물 속으로 들어 온 고기를 건져 올린다고 보면 틀린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내 경험으로는 확실히 그렇다고 말하고 싶다. 물론, 사람마다 그물을 치는 수법과 방법은 약간의 차이가 날 수 있겠으나 상대를 향해서 그물이라는 도구를 사용한다는 점은 같다고 보면 된다. 그렇다면 왜 중국인들은 이런 방법을 사용하는 걸까? 답은 간단하다. 그들의 속성이고 수 천 년 동안 내려온 유전자적인 기질이기 때문이다. 이미 그 사람들 몸속에 배어있는 습관이다.

 중국인들은 이렇게 상대를 일단 자기의 울타리 안으로 몰고 들어가려는 특성이 아주 강하다. 그 동안 상대해 본 많은 사람들의 경우, 예외는 한 명도 없었다. 우선은 상대를 자기 집안으로 끌어들인다. 그리고 들어 왔다고 확인되면 대문을 굳게 잠근다. 사실은 이때부터 진짜 작전(?)이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중국인들의 협상 전술은 이중적이다. 그들이 우리와 마당에서 했던 말은 우리가 대문 안으로 들어가고 문이 굳게 닫힌 후에는 상당 부분에서 차이가 난다. 심하게 이야기 하면 완전히 틀릴 수도 있다. 우리 상식으로는 도저히 말도 안 되는 억지를 부리고 떼를 쓴다. 그리고 이미 대문을 잠갔다는 은근한 협박도 병행한다. 후회해도 방법이 없다. 이미 늦은 것이다. 대문 안으로 너무 쉽게 들어오질 말았어야 했다. 물론, 계약서를 작성했고, 우리 측에서는 모든 검토 끝에 최종적으로 합의를 했을 것이다.

 하지만, 중국인들이 생각하는 계약과 우리의 계약은 인식이 다르다. 우리는 계약을 최종점으로 생각하지만 그 들은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다 된 것이 아니다. 이제 겨우 준비를 마쳤다는 뜻이 된다. 상대를 자기 울타리에 가두는 것이 그들이 생각하는 계약의 의미이기 때문이다. 이런 계약서는 천 장을 써도 소용이 없다. 우리에게는 천금 같은 계약서가 그들에게는 한 낱 형식적인 문서일 뿐이다. 언제든지 그 약속은 깨질 수 있고, 그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수정할 수가 있다. 왜냐하면 그들은 이제부터 시작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는 이 시점부터 지쳐 간다. 몸도 고달프고 마음도 별로 의욕이 없다. 긴 시간 동안 밀고 당기는 협상을 해서 이제 겨우 모든 거래가 성사 되었다고 생각하는데 상대는 그 때부터 다시 조목조목 따지고 든다. 한 번에 따지는 것도 아니다. 시간을 두고 하나씩 하나씩 자기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몰고 간다. 어떤 때는 아주 심각한 표정으로, 어느 때는 어물쩍 넘어가는 수법으로 괴롭힌다. 지치고 피곤해지면 사람은 대충 넘어가는 경향이 있는 법이다. 우리는 그들의 이런 전략에 서서히 무너져 간다. 마침내 중국인들은 진짜 계약서를 완성하게 된다. 이래서 우리의 계약서와 중국인들이 생각하는 계약서가 다르다는 것이다. (다음에 계속 연재)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