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나 최고급 한식당 'Yori' 전미자 회장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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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엔나 최고급 한식당 'Yori' 전미자 회장을 만나다
  • 김운하 해외편집위원, 동포언론인
  • 승인 2015.11.09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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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에 최고급 한식문화 소개할 것"

 

오스트리아에 13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아카키코식당체인의 전미자 회장은 만화경같은 여인이다.
 
 눈을 가까이 대지 않고 보는 만화경의 바깥 모습만도 재미있고 화려하다.
 
 30여 년 전에는 한국 사람들도 어디에 있는지도 잘 모르던 전북 부안, 1957년생. 국밥집의 9남매 중 막내. 간호사 자격증 하나 달랑 들고 비엔나로 날라 온 24세의 대찬 처녀. 1994년 일식 초밥집 제1아카키코를 세운 것이 현재론 13 개점. 한국, 일본, 중국 등 15개국 출신 셰프 70, 종업원 220, 연매출 약 2,100만 유로, 오스트리아 외식업체 1. 오스트리아 여성경제인 리스트에 매년 등재되는 성공적인 사업가이다.
 
 전미자 회장의 비중은 해마다 증가한다.
 
 2014년에 오스트리아 여성경제인으로 선정, 매년 상업고문으로 선정되는 20여명 가운데 여성 두 명 중에 포함. 2007년 하인츠 핏셔 오스트리아 대통령 부부 한국방문 동행 경제인. 2008년 오스트리아 정부 은성훈장 수훈. 2009<미아 상>위원회 이사겸 5인 선정위원으로 피선. 2012년 비엔나 한국문화회관 개원과 함께 초대 관장 취임. 20154월 부활절 하인츠 핏셔 대통령실 선정-로마 교황청 프란시스코 교황 방문단 동행-교황알현. 6월에 산업포장 수여.
 
 눈을 가까이 만화경에 대고 안을 들여다보면, 참으로 재미있고 또 다양한 모습이 나타난다.
 
 전미자 회장은 노래 실력이 대단하다. 한 번은 가라오케를 같이 해 보았는데 완전히 손을 들고 말았다. 기타도 명수다. 18번 중의 하나는 스페인 노래 <라 노비아>. 그 내력을 물었다. 아버지가 명창이었던 데에다 손 위 오빠가 뉴욕 유학을 한 재즈 밴드 맨 이다. 어렸을 때 교회성가대 등에서 활동을 하면서 오빠에게 노래와 기타를 배웠다고 했다.
 
 전 린츠한인회장 겸 린츠아카키코 지점장을 지낸 전범호 씨의 두 딸이 비엔나한글학교 어린이 뮤지컬팀 <캣츠>의 깜찍한 명가수-댄서들이다. 그 내력을 물었다. 고모할머니 되는 전미자 회장이 노래와 안무지도를 매번 해 준다고 했다. 최근에 전 회장은 로마에 주말 휴가를 보내고 돌아왔다. 3일 동안 매일 카카오톡으로 명상록적인 감상을 보내 왔다. 문장실력이 대단하다. 비엔나 여성문우회 창단회원으로 초기에는 아카키코에서 문우회가 연구모임을 가져왔다고 한다.
 
전 회장은 54녀 중 막내로서 사업에 성공하자 경영진에 한국서 공부를 착실하게 하고 훌륭하게 성장한 조카들을 불러 배치했다. 가족이 40여 명 되는 오스트리아 한인 최대 가문을 이루고 있다.
 
 전미자 회장에 대한 보도는 <글로벌 성공시대 29>의 동영상을 비롯한 뉴스 미디어에 많이 소개되었다. 그래서 지난 103일에 500여 명의 하객들이 참석한 가운데 비엔나 1구 중심가 <비징거슈트랏세>(Wiesingerstr.)8 번지에서 개업한 최고급 한식당 <요리>(Yori)에서 전미자 회장을 만났을 때는, 각설하고 <요리>식당에 대해서만 집중적으로 물었다.
 
 “‘요리식당을 연 동기가 뭐냐고 물으셨지요? 10여 년 전부터 비엔나에 한국전통음식점을 열고 한식을 소개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그러나 장소 등 여러 가지가 함께 맞아 떨어지지가 않았어요. 그중에서 크게 고려된 것은 한국동포들이 경영하는 한식당들이 있는데 경쟁이 되는 것은 피해야겠다는 생각이었어요. 그러면서 준비는 차곡차곡 해 왔어요. 마침 한국식당들과는 거리가 멀고, 오스트리아 관청들과 상류층인사들이 집결해 있고, 연로 부자들의 고급아파트들이 많은 장소에 자리가 났어요. 21년 동안 아카키코에서 동양음식에 입맛을 들인 우리 고유 단골들만을 상대로 하여 한식을 소개해 나갈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지요. 또 한국인으로서 한식문화를 소개하자는 애국의 마음도 동기라고 말하고 싶어요.”
 
 전미자 회장은 이어서 던져진, 요즈음 말로, “요리식당의 경영 컨셉이 뭐냐는 질문에 그것은 단순한 것이에요라면서 눈을 고향 전북 부안으로 돌렸다.
 
 “태평양전쟁 말기, 해방정국, 6.25동란, 얼마나 어려웠어요. 면서기 하시던 아버님의 월급으론 9남매 먹여 살리기가 매우 어려웠어요. 서당을 운영하시던 외조부님의 귀여운 딸로 자라셨던 어머님은 장사할 줄 모르셨으나 가난을 보지 못해 국밥집을 시작하셨어요.”
 
 어머님이 말년에 비엔나에 와서 살다가 고향으로 돌아가서 별세하셨다고 말한 전 회장은 그 어머니가 자신의 요리철학의 원천임을 밝힌다.
 
 “어머니는 매일 새벽기도를 나갔어요. 새벽기도 간 그 정성으로 가마를 씻으시고 국밥을 끓였어요. 자신이 맛을 보시고 맛이 딱 맞아야 손님에게 내놓았어요. 어머니는 가족들과 손님들에게 사랑과 정이 넘치게 음식을 대접했어요. 어머니 국밥집에선 국수, 짜장면, 해물탕 등도 메뉴에 있었는데 신선한 재료를 생명으로 여겼어요. 부안 앞바다에선 조개랑 해산물이 많이 나왔는데 특히 해산물은 신선도가 생명이잖아요!”
 
 성(), (), (), ()-정성으로, 정이 들게, 맛있게, 신선한 재료로 요리를 만든다는 전미자회장의 요리 4대요소와 아카키코의 성공요리미학은, 사실은 그 근원이 부안국밥집 어머니의 요리미학에서 유래된 것인 양 싶다.
 
 새로 개업한 요리식당 메뉴를 열면 첫 페이지에 이런 컨셉의 글이 독일어와 영어로 나온다.
 
 “‘요리는 한국어로 음식을 만든다는 뜻입니다. 우리들의 목적은 간단합니다. 우리들은 한국음식을 맛이 있고, 몸에 활력이 생기도록 만들기를 원합니다. 우리들의 철학은 요리가 사람들과의 정서적인 관계인 정()에 기초하여야 하고, 때로는 음식에 대한 정()에도 기초하여야 한다고 하는 것입니다. 그 요리가 달거나 맵거나 짜든지 간에, 우리는 우리들이 요리접시를 손님들에게 봉사해 드릴 때마다 손님들과의 관계를 깊게 하기를 원합니다.”
 

  여기에 천명된 컨셉은 정성과 섬김과 사랑이 담긴 정(), 식당종업원들과 손님들과의 아름다운 인간관계형성으로서의 정(), 심지어는 한국요리에 대한 사랑으로서의 정(), 그리고 맛(), 신선한 재료로 만들어져 몸에 활력을 주는 음식으로서의 건강(健康)3 요소로 집약된 요리철학이 담겨 있다.

 “저는 무엇보다도 맛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먹어 보고 맛이 없다고 생각한 것은 절대로 만들지도 못하게 하고 내놓지도 못하게 합니다. 마침 오스트리아 사람들은 서로 마주칠 때 눈을 맞추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여 종업원들에게 정다운 미소로, 몸 언어로, 손님들과 눈을 맞출 것을 강조해요. 정으로 친절을 나타내도록 지도하는 거지요. 분위기를 자기 집 안방에 온 것 같게 느끼도록 하지요. 하루에 3개점을 불시, 시찰하지요. 음식의 신선도와 청결을 먼저 점검해요.” 전 회장은 자신의 장기는 음식을 만드는 것 보다 아이디어를 내고, 맛을 정확하게 잡아내고, 선전과 보급, 운영, 감독을 창조적으로 사업적으로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 일본, 중국, 태국의 요리를 중심으로 한 동양 13개국의 퓨전식 요리 170여 가지를 메뉴로 삼고 있는 아카키코식당체인과는 달리, <요리>식당은 한국전통한식의 요리법을 기본으로 하였으나 오스트리아인의 입맛을 감안한, 전채 류 5, 면류 4, 찌개류 3, 비빔밥과 볶음밥 류 각 2, 백반 류 3, 저녁 코스 메뉴 1(5개 코스 요리), 디저트 류 3종류, 각종 주류, 각종 음료수류를 제공한다.
 
 가격은 식당의 외모에 비해서 싸다. 점심 메뉴의 경우, 전체는 3.90-5.90(해물파전은 9.90), 면류는 8.90-11.90, 찌개류는 순두부, 김치, 된장 모두 10.90, 비빔밥 류는 10.90-12. 90(돌솥), 볶음밥은 오징어와 삼겹살 모두 11.90, 백반은 소고기 볶음 세트, 연어 세트, 제육 세트 모두 12.90 유로이다. 디너 5개 코스 요리(도토리 사라다, 호박 죽, 대하 채소구이, 송이 쇠고기, 투나 스티크, '요리' 스페셜 디저트)39유로.
 
 우선 음식 맛이 일품이다. 조금씩 맛을 본 음식마다 혀를 감치게 했다. 낮은 감탄이 저절로 나게 했다. 몇 사람이 각각 다른 요리들을 주문하고 조금씩 나누어 시식을 해 보았는데 다 만점을 줄 만 했다. 나의 입맛에는, 전채 중에선 흑깨 수프, 강정 치킨, 면류 중에는 해물라면과 타그리아텔레 이태리국수에 절묘한 광어튀김을 얹은 '할리부 타그리아텔레'가 혀를 놀라게 했다.
 

 특히 나는 찌개류를 좋아하므로 순두부, 김치, 된장찌개는 부언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일품. 국물 맛이 문 닫고 혼자 먹을 만큼 기찼다. 돌솥비빔밥은 재료도 좋고 고추장 맛도 부드러워 옆에 있는 오스트리아 사람들도 입맛을 쩍쩍 다시며 먹고 있었다. 내가 선택한 백반은 너비아니 세트였다. 얇게 썬 쇠고기를 간장 양념에 절였다가 볶은 것인데, 전통 불고기와는 다른, 외국에서 살다 돌아 온 아름다운 여인을 보듯 하는 맛이었다. 연하고 부드럽고 이색적인 맛이었다. 후식은 녹차 앙꼬 빵, 녹차 아이스크림, 각종 과일과 아이스크림류를 혼합한 “‘요리스페셜이 혀를 녹였다.

 
 지금 메뉴는 개업을 위한 것이지만, 차츰 메뉴의 가지 수와 다양성을 늘려갈 것이라고 한다.
 
 전미자 회장은 아카키코에도 훌륭한 셰프들이 많지만, <요리>식당을 위하여 한국에서 대학교육과정을 통하여 한식을 전공하고 요리계에서 일하던 세 사람의 베테랑 셰프들을 초빙했다고 자랑했다.
 
  <요리>식당은 16인용 특별실과 6인용 소 특별실, 50석의 좌석이 개별적인 독립성이 있게 배치되어 있는 플로어로 되어있다. 이 식당의 특징은 또한 지하에 있는 50여 석의 가라오케 노래방이다. 댄스를 좋아하는 오스트리아 사람들과 한국의 가라오케를 이미 알고 있는 중국, 필리핀 등 동양인들로 인해 개업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았는데도 성황을 이루고 있다고 했다.
 
 
 “비엔나 근교에 장소가 넓은 본부를 차리게 되었어요. 운영, 기획, 광고, 디자인, 요리창조, 제작, 각 지점운송, 콘트롤 타워 등을 모두 갖추게 되었어요. 내년에는 오스트리아 제2의 도시 그라츠(Graz)에 또 지점을 내게 되었어요.”
 
 “저는 저의 고향 부안을 유럽에 까지 알리는데 일조를 한 것을 기쁘게 생각하고 있어요. 그동안 마음 한구석에 한국음식 보급에 대한 미안스러움 같은 것이 있었는데, <YORI>를 개업한 것으로 마음이 가벼워졌어요. 한국동포들은 어디에 있던지 잘 살아 주는 것이 일단은 한국에 대한 보답이라고 생각해요. 남에게 해가 되지 않고 착하게 열심히 사는 것이 애국의 길이라고 생각해요. 또한 형제, 조카들, 가족들의 협력, 우애, 사랑도 크게 한 몫 하지요. 항상 감사하고 있어요.”
 
 전미자 회장의 스마트 폰이 바빠지기 시작했다. <YORI>식당이 손님들로 붐비기 시작했다. 나는 일어나야겠다고 생각했다. 정과 맛, 웰빙을 브랜드의 핵으로 삼은 식당<YORI>는 먼저 시작한 아카키코체인처럼, 얼마 지나지 않아 오스트리아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한류 한식요리문화의 맑은 샘이 되리라고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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