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샤바 섬유무역시장 부동의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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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샤바 섬유무역시장 부동의 1위
  • 편집국
  • 승인 2015.10.28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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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옥타맨] 9통상위원회 남종석 위원장
▲ (사진 재외동포신문 DB)

"빨리 움직여라." 남종석 칸(khan) 대표의 지갑에 새겨져 있는 좌우명이다. 그는 이 좌우명대로 남들이 가지 않는 곳에 한발 먼저 들어섰고, 남들이 팔지 않는 제품을 먼저 팔았다. 그렇게 12년간 일 해오는 동안 그가 세운 칸은 폴란드 최대 섬유 무역업체로 등극했다. 칸은 중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한국 등에서 원단을 수입해 폴란드 의류업체에 판매한다. 여성용 원단을 주로 취급하는데 칸이 공급한 원단으로 만든 옷은 폴란드 뿐 아니라 체코, 헝가리, 불가리아 등 동유럽 전역에서 판매되고 있다. 

 
 
폴란드 최대 섬유 무역업체로 성장
 
  남 대표는 몽골제국을 세운 칭기즈칸에서 회사 이름을 따왔다. 칭기즈칸의 기동력을 닮고 싶어서였다. 폴란드 섬유 무역시장에서 칸의 비중은 약 30%다. 부동의 1위라고 할 수 있다. 지난해 매출은 1800만달러(약 196억원)에 이르렀다. 
 
  칸에서 매년 새로 취급하는 원단 종류는 400여종을 아우른다. 폴란드 업체를 비롯해 수백개 섬유 무역업체가 난립하고 있는데도 칸의 점유율이 줄지 않는 이유는 맞춤형 원단 공급과 십 수년째 쌓아온 신뢰 덕분이다. 남 대표는 아무리 인기 있는 디자인이라도 같은 원단을 동시에 여러 업체에 팔지 않는다는 철칙을 고수하고 있다. 이 덕분에 남 대표는 폴란드 의류업계에서 "신뢰남(trust nam)"으로 불린다. 
 
 
맞춤형 판매와 우직함으로 승부
 
  남 대표는 대학 졸업 후 선경(현 SK네트웍스)에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 시기에 원단에 대한 전문적 식견을 키웠다. 안정적인 직장생활이 뒤 흔들린 것은 1994년 첫 출장에서였다. 독일에서 열린 박람회에 가던 도중 시장 조사를 위해 폴란드에 들렀을 때 우연히 폴란드 의류업체 구매 담당자를 만났다. 그와 2만달러 분량의 계약을 맺고 이후 설립된 폴란드 지사에서 근무를 시작했다. 
 
  그렇게 인연을 맺은 폴란드에서 6년째 일을 했는데 어느 날 해외 사업 재정비 과정에서 폴란드 지사가 구조조정 대상이 되고 말았다. 일을 접고 그대로 한국으로 돌아가기엔 뭔가 아쉬움이 남았다. 남 대표는 미련없이 사표를 내고 칸을 설립했다. 33㎡의 임대집 다락방에 사무실을 차리고 혼자 발로 뛰기 시작했다. 
 
 
궁지에 몰리니 새 시장 보여
 
  궁지에 몰리니 오히려 새로운 시장이 보였다. 전에는 챙기지 못했던 소규모 의류업체부터 집중 공략했다. 원단 수입 대상에서 제외했던 중국도 눈에 들어왔다. 2000년대 초중반만 해도 무역업체들은 중국 원단에 관심이 없었다. 체계적인 샘플 관리가 안 돼 있는 데다 제대로 된 서류도 없었다. 
 
  이런 현실에서 남 대표는 중국 원단을 처음으로 수입해 폴란드에 선보였다. 처음의 반응은 좋지 않았다. 남 대표는 중국 원단업체에 판매 시스템과 포장 기술을 알려줘 제품의 질을 끌어올렸다. 그러는 과정에서 업체들과 깊은 신뢰감이 쌓였다. 
 
  그렇게 3년이 흐르자 폴란드 섬유시장의 상당 부분을 중국 원단이 잠식하게 됐다. 창고에서 원단을 팔던 업체들은 중국에서 내로라하는 대기업으로 성장했고, 중국 원단시장을 개척했던 남 대표는 어느새 ‘중국통(通)’이 되어 있었다.
 
  현재 남 대표의 고민은 앞으로의 성장 동력이다. 의류용 직물에서 벗어나 도로용 직물과 보트, 비행기 등 특수 직물시장 진출을 고민하고 있다. 그러나 치밀한 전략과 정확한 타이밍이 중요하다고 남 대표는 말한다.  “사업을 다각화한다고 잘 알지도 못하는 시장에 뛰어들 생각은 없습니다. 벽돌을 쌓는 기분으로 하나씩 하나씩 꾸준히 준비해 새 사업을 시작하겠습니다.”
 
* 본 기사는 월드옥타 사무국과 재외동포신문이 함께 하는 [월드옥타맨] 시리즈 기획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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