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동포 권익향상 위한 정치력 신장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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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외동포 권익향상 위한 정치력 신장이 관건
  • 김지태 기자
  • 승인 2015.10.26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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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참여센터 김동석 상임이사
지난 10월 초 세계한인회장대회 북미지역토론에서 특강을 하기 위해 대회장을 찾은 김동석 시민참여센터 상임이사는 한 마디로 참담한 심정이었다고 한다. "서로가 진짜라고 주장하며 한치의 양보 없이 싸움을 벌이는 현장을 보고 강사로 선 자신도 부끄러웠다. 미주총연 사태와는 전혀 다른 차원에서 동포사회를 들여다 봐야 한다."고 주장하는 김동석 이사의 말을 자세히 들어보기로 한다. 
 
 
미주총연 사태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서 듣겠습니다.
  서로가 진짜라고 싸움을 벌이는 두 개의 미주총연이 과연 200만 미주 재외동포를 얼마나 대변할까요? 미국의 다종다양한 재외동포사회를 총연 회장들이 이끌고 있을까요? 나를 포함해 미국에 사는 200만 대다수 재외동포들은 미주총연에 관심조차 없습니다. 난 이 사태를 보고 솔로몬 재판까지 생각하게 됐어요. 아이를 반으로 자르자는 사람 대신 아이를 포기한 사람을 부모로 인정한 솔로몬 재판에서처럼 “정말로 미주 동포들을 생각한다면 오히려 포기하는 쪽이 진짜 아니겠는가”하는 생각까지 들더군요. 
 
실망이 크신 거 같습니다. 그렇다면 진정한 대표성을 갖기 위해서는 무엇이 가장 중요한 요인일까요?
  미국에 사는 한인들의 권리와 이익을 위해 미국내 정치력을 신장시키려고 하는 노력입니다. 대부분의 동포들은 그 나라에서 모범시민으로 살아가기 위해 각자 위치에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런 노력들을 뒷받침할 수 있는 세력이 대표권이 있다고 할 수 있어요. 그런데 미주총연이며 일부 한인회장들은 오로지 한국사회에만 관심을 갖고 있어요. 미주총연 사무실이 정작 미국에는 없고 서울에 있어요. 그런 세력들이 과연 대표성이 있을까요?
 
미국내 동포들의 정치력 신장은 매우 중요한 사안인데 그에 대한 구체적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지구촌 시대에 접어들면서 공공외교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정부 간 공식적인 외교채널보다 민간 차원의 협력과 교류가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한국 외교부에서도 공공외교담당 부서가 생긴 것이 아니겠어요? 공공외교의 대부분은 해당 지역에 사는 재외동포들의 몫입니다. 재외동포에 관한 비중이 커지는 것도 공공외교 영역에서여야 합니다. 
 
현재 이슈가 되고 있는 한국에서의 참정권 확대 움직임과는 다른 시각입니다. 
  미국에 살고 있는 동포들 중에 한국 참정권에 관심있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해당지역에서 살아가는 다수 한인들의 실생활 이슈와 관심을 어떻게 수렴하고 정론화해서 현지 정치에 반영시키느냐가 중요해요. 현재의 한인회들이 의견을 수렴하는 것은 한계가 있습니다. 재미동포의 극소수만을 대변하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한인회가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일까요?
  재외동포재단 얘기를 안 할 수 없네요. 재단의 예산에 관해 말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예산이 많고 적고 이전에 한국 국민들이 낸 소중한 세금입니다. 귀중한 돈을 지출하는 것인데 이젠 지원 개념에서 투자 개념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봅니다. 자본 논리로 봐야 하는 것이죠. 어느 단체에 어떤 투자를 하면 한국에는 어떤 이익이 돌아올 것인가를 평가하고 따져야 합니다. 
 
평가의 중요성을 말씀하시는 거 같은데 한인회는 비영리단체이자 봉사단체이기 때문에 정확한 평가가 어렵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투명한 경영이 중요하고 정확한 평가가 중요합니다. 미국의 경우 비영리단체는 꼭 등록을 해야 합니다. 등록 후에는 그 단체가 어떤 재원을 가지고 어떤 일을 했는지 보고를 해야 합니다. 세금 신고를 하고 감사를 받는 것이죠. 그러니까 등록, 세금신고, 감사 이 세 가지를 충족시키는 단체에만 지원을 해도 말썽이 적어지리라고 봅니다. 
 
투명성과 정확한 평가는 중요한데 재외동포재단에서 추진하기엔 현실적 어려움이 따르지 않을까요?
  물론 한정된 예산에 어려움이 많겠지요. 그렇지만, 그렇기 때문에라도 뜻있는 한인회와 협력해서 기준을 만드는 게 중요합니다. 그 동안 그냥 관행적으로 지원을 하던 재단이 최근 맞춤형 매칭펀드 형식으로 지원방식을 바꾼 것은 다행이라고 봅니다. 2세 교육 부분에 많은 할애를 하는 것도 의미있다고 보고요. 이런 식으로 하나 하나 자리를 잡아 나가면 점차 나아질 수 있다고 봅니다. 
 
말씀을 종합해 보면 한국 정치에 관심 두기 보다는 미국의 정치 참여에 기여를 많이 하는 것이 한인회가 할 중요한 일이라고 들립니다. 
  맞습니다. 한인회장대회에 모인 회장들에게 이렇게 얘기했어요. 서울에서 모이는 것 보다 워싱턴에서 모이는 게 더 중요하다고. 특히 내년 미국 대선 정국은 미국에 있는 한인들의 목소리를 현지 정치권에 전달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이 중요성을 파악하고 앞으로 일년 동안 미국 대선에 적극 참여해야 합니다. 한인회 여러분들에게 거듭 호소드리고 싶습니다. 
 
시민참여센터에서 일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1980년대에 미국에 공부하러 갔다가 1992년 LA 폭동을 경험했습니다. 한인 상점들이 불에 타고 큰 피해를 입었는데, 가해자들은 버젓이 나다니는데 피해자들은 제대로 보호를 못 받았어요. 그 때 느꼈어요. 아, 미국은 부족사회구나. 우리가 정치력을 키워 스스로 보호해야 하는구나, 하는 것을요. 
 
그 동안의 사업 실적과 현황은 어떻습니까?
  처음에 30년 프로젝트로 시작했는데 20여년이 지나자 성과가 나기 시작했어요. 90일 비자면제 프로그램과 위안부 결의안, FTA 등이 그 예입니다. 특히 위안부 결의안으로 일본을 이겼는데 그게 큰 힘이 되었습니다. 현재 지지자들과 소액 기부자들이 많이 늘고 있습니다. 앞으로 저희 목소리가 말 그대로 풀뿌리처럼 점진적으로 확산되리라고 믿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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