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소리] 한인공동체, 구성원들의 책임과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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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소리] 한인공동체, 구성원들의 책임과 역할
  • 이형모 발행인
  • 승인 2015.09.30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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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세대 교육의 중요성

 
  해외에 살면서 땀 흘려 돈 버는 일 다음으로 중요한 일은 ‘자녀 교육’이다. 혼자서 애쓴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 무작정 돈을 많이 들인다고 쉽게 해결할 수도 없다. 그러니 한인사회가 힘을 모을 수밖에 없다. 그 다음은 주재 공관과 본국정부가 도와야한다.
 
  오늘날 자녀교육에 대하여는 국내와 해외한인사회를 막론하고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하다. 자녀교육은 ‘자녀와 부모’만의 문제가 아니다. ‘정부와 사회’의 역할도 마찬가지로 중요하다. 우리들은 열심히 일군 기업을 자식에게 물려줄 계획을 갖고 있다. 그런데 정작 중요한 것은 물려받는 자식의 자질과 능력이다.
 
  오랜 세월 ‘수많은 위협과 학살’을 경험한 유태인들은 자기 자식에게만 장학 지원하는 대신, 자식의 또래 친구들을 함께 명문대학에 장학 지원해서 교육시켰다. 훌륭한 또래집단을 ‘평생 동지’로 자식에게 선물해서 안전 보장을 강화한 것이다.
 
  이 관점은 정부와 ‘사회공동체’에 이르러서는 훨씬 중요하다. ‘훌륭한 차세대’를 육성하는데 실패한 국가와 민족은 미래가 암담하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청년실업을 해결 못하면 우리 사회는 훌륭한 후계세대를 얻을 수 없다. 나아가 재외동포들의 성공을 ‘민족공동체의 미래’로 이어가려면 ‘재외동포 차세대’에게 정부가 국민의 세금으로 다부지게 투자해야 한다.
 
  **기본이념과 방향
 
  일본 이바라키현에 ‘청구학원 쓰쿠바’ 학교를 설립한 재일동포 2세 김정출 이사장은 지역사회가 존경하는 외과의사로서 병원장이다. 1만 7천평 폐교를 인수해서 1학년에 100명씩, 600명 전원을 수용하는 스파르타식 전일제 기숙학교를 세웠다. 그에게는 기본이념과 방향이 중요했다.
 
  재일동포사회가 제공한 장학금으로 의대를 진학 할 수 있었던 그는 선배들에 대한 고마움을 민족학교를 세워 후배들에게 갚고 싶다고 했다. 일본 지역사회에서 노인요양, 아동복지, 교육 등의 사업으로 뿌리내린 김정출 이사장은 아직도 일본식 이름이 없다.
 
  그의 건학 이념은 첫째는 한민족의 전통문화를 이해하는 ‘정체성’을 갖게 하는 것이고, 예의 바르고 극기심 있는 사람, 한국어, 일본어, 영어를 자유롭게 구사하고 국제적 시야를 가진 인재, 장차 한국과 일본의 상호이해를 증진시킬 수 있고 재일동포사회를 이끌어 갈 리더를 배출하는 것이다. 요컨대 철저한 민족의식과 필요한 실력을 갖춘 인재를 키우고 싶다는 것이다
 
 
  ***창의적이고 강건한 리더들
 
  세계 각국에 한인사회를 일군 우리들은 ‘성공한 1세대’로서 예선을 통과하고 글로벌 사회에서 ‘본선’에 진출한 셈이다. 자랑스러운 일이다. 이제부터 우리 자녀들이 우리보다 더 멀리 ‘결선 무대’에 진출하게 도우려면 애쓸 것이 많다.
 
  부모와 한인사회와 본국 정부가 힘 모아 한국어와 문화, 역사를 가르쳐 ‘올바른 정체성을 지닌 한국인’으로 육성하고, 복수의 언어와 정체성을 습득한 글로벌 인재로 키워야 한다. 공부만 잘하기 보다는 세상을 주도적으로 살 수 있는 지혜롭고 강건한 사람으로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그 옛날 말 타고 활 쏘던 화랑처럼, 방과 후 1시간 운동장에서 함께 공을 던지고, 치고, 차며, 달리는 ‘땀 흘리며 노는 경험’을 가진 청소년이라야 심신이 강건해지고 ‘함께 살아갈 자연과 사람’을 제대로 배우지 않을까? 미래를 책임 질 후계세대는 ‘산업사회의 부속품’이 아니라, 다양한 부문을 이끌어 가는 크고 작은 추장이요 리더들이다.

  그렇게 ‘창의적이고 강건한 리더’들을 육성하면, 믿음직한 인재들이 책임지고 경영을 맡게 될 것이므로 한인사회나 통일 한국의 미래는 밝아진다.
 
  ****함께 가는 리더의 길
 
  한인회장이나 단체장이 되면 시간과 돈을 많이 써야 한다. 자기 개인 사업에도 희생이 따른다. 그렇다고 주변의 칭찬과 협조를 기대하는 것도 마냥 쉬운 일은 아니다. ‘회장 되었으니 고생 좀 해라. 나는 나중에 회장되어 애쓸게.’ 이런 식으로 협조를 소홀히 하면 모두들 지치고 성과는 보잘 것 없게 된다. 서로 주고받는 ‘마음의 상처’도 크다.
 
  ‘나의 삶과 인격은 다만 내 몸에만 담기는 것일까?’ 나이 들어서 깨닫는 것은 그것이 아니었다. 함께 사는 가족과 이웃, 그리고 사회 구성원들의 눈동자 속에 있는 ‘자신의 모습’을 보는 것이다. 그들이 나를 인정하고 존경하면 의기양양하고, 경멸당하면 풀이 죽는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더불어 사는 가족, 이웃, 한인사회 공동체 속에 담겨있는 나 자신의 삶과 인격의 현주소를 보게 된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이런 것들을 알아가는 것이 아닐까?
 
  우리들은 모두 ‘리더’들이고 공동체의 주인이다. 우리들 중에 누가 ‘당번’이 되어 한인회장을 하건, 한글학교 교장을 하건, 평통 지회장을 하건, 상공회의소 회장을 하건 십시일반 힘을 모아 당번 맡은 사람의 돈, 시간, 노고를 덜어주어야 한다. 그것이 우리들의 삶이 담긴 공동체를 돌보는 방법이고, 우리들이 공동체의 주인이 되는 길이다.
 
  “사람은 시장과 정치에서 탐욕과 이기심으로 움직이고, 리더는 공동체의 이익(공익)과 대의명분으로 움직인다. 리더가 탐욕과 이기심으로 움직이면, 공동체는 분열하고 쇠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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