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제 철조망 최루탄은 벗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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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제 철조망 최루탄은 벗자
  • 안동일
  • 승인 2004.05.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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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천 참사 성금을 전달받기 위해 미국 로스엔젤레스를 방문한 북한 대표부 일행이
  그 지역 일부 보수 인사들에게 물벼락을 맞는 등 봉변을 당했다는 소식은 동포
사회 내의 만만치 않은 이념 갈등의 현주소를 드러낸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동안 동포사회의 이념 갈등은 모국의 그것에 묻혀 크게 부각되지 않은 측면이
있었는데 따지고 보면 동포 사회야 말로 그런 갈등이 더 크게 내재돼 있으면서 전
혀 조정되지 않고 표출 될 수 있는 소지를 크게 지녀 왔던 것이 사실이다.
자유 민주주의 사회에서 어떤 사안이던 자신의 견해를 피력 할 수 있는 권리는
누구나 지니고 있다. 이번 일에서 그곳의 보수 단체 성원들이 북한에 대한 성금지
원 혹은 북한 관리들의 초청 을 반대 했고 또 합법적 시위를 한 일 자체가  잘못
된 일이라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세상사에는  상식이 있는 법이고 또 사회적 분
위기라고 할 수 있는 대세라는 것이 있는 법이다.
  성금을 전달받은 북한 대표부의 참사관이 성금에 감사한다면서도  ‘남북간 대
화에 큰 진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LA 동포사회가 이렇게 보수적일 줄은
몰랐다’며 당황한 기색을 보였다는 소식은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다.  
한반도 통일을 위한 움직임이 적어도 남북 내에서만큼은  긍정적인 방향으로 가
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모국에서는 보수의 본산 격이라는 야당조차 자기 소멸의 위험성을 느끼고 전향적
인 대북 정책을 내놓고 있다.   이제  남북의 평화적인 통일은 역사적으로 그 누
구도 제어할 수 없는 거대한 시대적 흐름의 물줄기를 탔다는 것을 우리 해외의 동
포 사회에서도 적극적으로  인식하면서  또 자부심을 느껴야 할 것이다.  시대착
오적이라 할 수 있는 눈살 찌푸리게 하는 소동은 최루탄과 철조망을 가슴에 그냥
품고 있는 동포사회의 이념적 낙후성을 드러낼 뿐 어느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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